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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결핵 요양소
게시물ID : panic_89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1
조회수 : 219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09 21:59:53
결핵 요양소

몇 년 전 여름 방학 때, 외국에 사는 친구 A가 있는 곳에 놀러 갔을 때 일이다.
이야기가 시작된 계기는 "일본의 유령의 집"이었던 것 같다.
A는 제이슨이나 드라큘라 같은 '패닉 호러' 계열을 좋아하는 녀석인데
일본의 유령의 집은 조용해서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해서
일본에서는 폐허 같은 곳이나 심령 스폿에 가서
그런 곳의 분위기를 즐긴다고 내가 말했다.

그럼 심령 스폿에 우리도 가보자며 A의 친구 B의 차를 타고
왕복으로 4시간 정도 걸리는 산 속 "요양소"에 갔다.
이 땅은 근처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B의 친척이 관리하는 곳인데
늑대나 코요테가 출몰한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아니야! 일본의 폐허는 사람도 동물도 없는 적막함 속의 공포가 있다고! 이 바보!
라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 난다.

가는 길에 사슴? 같은 그런 것의 사체가 보였고,
목적지에 다가가면 갈 수록 잡아먹힌 흔적이 역력한 사체가 늘어갔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정말 고요한 것이
여기서 요양 생활을 보낼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쯤 썩은 나무 문에 영어로 "(지명) 정신 병원"이라고 쓰여있었기 때문에
·사람 사는 마을과 떨어진 산속에 격리되어 있는 이유
·소리에 민감한 환자도 있을 테니 조용한 이유
를 알 수 있었다.

A는 문 앞에서 "좋지? 이건 미션이야"라며 뒤에서 수제 소음 장치 같은 걸 달았다.
총을 꺼내들고 자물쇠를 향해 당겼다.

녹도 슬어 있어서인지 자물쇠는 빙그르 돌아갔고
A와 B가 몸으로 부딪히며 문을 열었다.
A가 앞장서서 스파이인양 총구를 겨누며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낮이어서 약간 어두울 뿐 잘 보였는데,
입구 홀은 거의 원래 형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게시판에 붙인 알림 사항이나 카운터의 종이 컵과 주전자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나는 게시판에서 가장 앞에 붙은 종이 한 장을 읽어보았다.
"새 병원으로 이동 알림"이었는데
시설이 노화되어서 일부가 무너지고 있으니 이동하겠다고 쓰여 있었고
날짜는 1988년 8월 21일자였다.
그 다음은 "병동 C의 15호실 환자 ○○씨 사망 소식"이었고 날짜는 1988년 8월 18일.

그리고 5장은 다 사망 소식이었고, 그 다음의 두 장은 "강사 변경 소식",
나머지 두 장은 C동에서 2명의 사망자 소식 날짜는 1988년 8월 6일이었다.
다 읽다가 깨달았다.
여기는 정신 병원인데 이렇게 연달아서 사람이 죽어 나갈리가 없다.
바로 카운터에서 놀던 A와 B에게 그 사실을 알렸지만
"그거 좋구만! 할 맘도 생기고!"라는 답만 할 뿐이었다.

1층의 병실과 진찰실을 둘러볼 때도 이것저것 많이 남아 있었지만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고
찢겨진 인형이나 너덜너덜한 침대는 있었지만
먼지 투성이인 게 당시에 있던 환자가 그렇게 한 것 같았다.
A는 지하에 내려가는 방법을 찾아다녔지만,
계단이 하나 무너져서 통행이 불가능했고
다른 하나는 내려갈 순 있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2층으로 향했다.

2층은 놀이방과 도서관이었는지 병실은 없었다.
하지만 [C동→]이라는 표식을 발견하고 다들 화살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아무래도 격리 병동인 것 같았다.
철로 만든 방화문 같은 것에 빗장이 끼워져 있었고, 자물쇠까지 채워져 있었다.
A는 자물쇠에 연발 총을 쏴댔다.

꽤나 단단했지만 결국에는 자물쇠가 망가졌다.
그 안에는 네 개의 작은 방문이 있었고, 각각 자물쇠와 빗장이 끼워져 있었다.
제일 왼쪽 문을 열어보니 한쪽 벽이 검은 방에, 간결한 의자와 침대가 있었다.
잘 보니 의자 아래와 침대 뒷편은 흰색이었다.
두 세 번째 방도 매한가지였다.
첫번째와 세 번째 문에 빗장을 걸고 네 번째 문을 열었다.

네 번째 또한 이상한 방이었다.
바닥에는 침대 천 같은 게 흐트러져 있었고,
벽 사방에는 매트를 붙였는데, 그 매트를 파내어 콘크리트가 군데 군데 보였다.

쾅 하는 소리가 나는 바람에 셋 다 펄쩍 뛰었다.
나와 B의 시선은 침대 위에 고정되었다.
쾅! 삐걱! 쾅! 삐걱! 하고
무언가가 침대 위에서 물고기처럼 튀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소리를 내서는 안 될 거란 생각에 입을 막았지만
B가 "히익.."하고 소리를 냈다.
그 순간 그것이 벌떡 일어났다.

양손이 떨어져나간 사람처럼 보이던 그것은
민둥머리에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어플리케가 덧대어 꼬매져 있었다.
나는 A와 B의 손을 잡고 방에서 뛰쳐나왔다.
그것이 타박타박 이쪽으로 걸어왔지만 나는 쾅! 문을 닫고 빗장을 걸었다.
쾅! 쾅! 쾅! 하고 무언가가 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B는 울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B와 A를 끌어내어 다시 빗장을 걸었다.
그리고 차까지 가는 동안 우리는 침묵했다.
A는 샐쭉했고, B는 울고 있었다.
차에 돌아갔더니 A가
"겁쟁이냐. B 정말 한심하다. 지하로 가는 계단도 발견했는데
 그 문이 움직인 것 가지고 쫄기는"

나와 B는 그 방에 문과 계단 그 어느 것도 없었다고 말하지 못 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46177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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