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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산악 구조대
게시물ID : panic_891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199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7/10 21:01:36
산악 구조대

우리 할아버지는 3개월에 한 번 산에 올라가시는 분이다.
11월 동북 지방의 겨울산, 명산으로 불리는 꽤 유명한 산이다.
베테랑이신 할아버지도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는 긴장을 하신다.
그때도 꽤 긴장하셨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 하셨다.
새벽 4시에 등산을 시작해서 정오 무렵에는 정상에 오른다.
그리고 오후 4시에는 하산하려는 일정을 짜고 계셨다.
새벽 4시의 겨울 산은 꽤 싸늘한데다 고요해서 할아버지는 그런 아침 산을 좋아하셨다.

아침 무렵의 겨울 산을 만끽하며 등산하는데
들 것을 든 산악 구조대 네 명과 스쳐지나갔다.
그 구조대원들은 들 것에 아무도 태우고 있지 않았지만
마치 무언가가 타고 있는 것마냥 넷이서 들것을 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훈련이라도 하나 싶어서 "수고 많으십니다"하고 인사한 후 지나쳤다.
그 구조대원들도 목례를 하고 지나쳐 갔다.

그 후 아무 일 없이 산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예정보다 두 시간이나 걸린 탓에 약간 조급한 마음으로 서둘러 내려오기 시작했다.

산중턱까지 왔을 무렵 해가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저 멀리서 오렌지색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음... 구조대인가?
 무슨 사고라도 있었나?
 그러고보니 아침에도 구조대랑 지나쳤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침에 지나쳐갈 때 분위기가 이상했지.
 보통 구조대는 등산객과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게 관례인데
 네 명 다 고개만 끄덕했어"
게다가 그 넷은 아침에 지나친 구조대와 같은 사람인 것 같았다.
조금 기분이 묘해진 할아버지는 다가오는 구조대원이 무서워졌다.

할아버지는 구조대원들에게 큰 맘 먹고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서서히 다가오는 구조대. 문득 이상한 점이 눈에 띄였다.
들 것에 사람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들 것에 사람을 태우고 산을 오르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얼굴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오자, 할아버지는 걸음을 멈췄다.
아침에 지나친 구조대원과 같은 사람들...
들 것에 사람이 분명 타고 있는데 모포로 둘러 싸서 실제로 보이진 않았다.
할아버지는 마음을 굳게 먹고 말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다리가 덜덜 떨리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구조대원은 할아버지 옆을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쳐서 정상으로 올라갔다.
그때 할아버지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그 구조대가 정상에서 내려올 때, 나와 만나면 큰 일이 나겠어..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등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오는 게 위험하다는 기본도 잊고서 그저 서두르기만 했다.
하지만 아무리 등산을 좋아한다고 해도 늙은 몸으로 그렇게 빨리 내려올 리 만무하고
머지 않아 속도가 느려졌고, 할아버지는 냉정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착각이야.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지. 훈련으로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뿐이야.
냉정히 판단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 지도 몰라.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고 천천히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순조롭게 내려가는데 뒤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뒤돌아봤다.
구조대였다.. 들 것을 들고 뒤를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기로 했다.
하지만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다리가 떨려서 참을 수 없었다.
구조대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며 할아버지 옆을 지나쳤다.
들 것에 무언가를 태우고 있어..
그때 할아버지는 분명 들 것에 탄 무언가를 보았다.

할아버지는 그게 무엇인지는 끝내 나에게 알려주지 않으셨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13166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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