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은 인증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고 편법을 사용했고 그에 대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몹쓸 제품을 한국에 판매하기 위해 조작을 한 것은 아니다. 폴크스바겐 디젤 모델들의 오염물질 배출이 업계 평균 이하라는 사실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테스트를 통해 드러났고, 임의설정(프로그램조작)도 냉정히 말하면 디젤 규제가 더 엄격한 미국의 문제이지 유럽과 기준이 같은 한국은 사실 영향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느닷없이 강한 모습으로 주유소습격사건 전략(한 놈만 패기)을 펼치며 발가벗겨 망신주려 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업계에 만연한 편법 인증 통과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시범케이스로 삼는 데는 의미가 있겠지만 ‘퇴출’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저주를 퍼부을 사안인지는 의문스럽다.
폴크스바겐이 도덕적이지 않고, 판매와 목적달성을 위해 과장과 거짓말도 하는 기업이라는 것은 이번에 확실히 드러났지만 사실 그것도 업계 평균 수준일 뿐이다. 최근 도요타 페달사건, GM 점화장치 은폐 사건, 현대차 연비 조작 사건 등을 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모든 자동차기업들이 비용의 한계선상에서 은폐와 조작, 편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