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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 동갑의 첫사랑과 고1때부터 교제를 해오다
2. 21살에 혼인신고. 22살 1월에 결혼을 하고
3. 2년 반 후 남편주니어가 생겨
4. 현재 임신 5개월 차인 유부징어입니다.
http://todayhumor.com/?boast_7139
이 글을 올려 영광의 베오베에 간지 1015일 기념으로..
네 제가 생각해도 넘 억지네여.
실은 갑자기 구냥 남편 자랑하고 싶어서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을 제 결혼 과정을 써보려고 합니당..ㅎㅎ
글이 스압이라 음슴체로 쓰겠슴미당..
문제시 대성통곡.
남편과 내가 결혼할 때, 많은 분들이 우리부부의 결혼을 보고 축하도 해주셨지만 걱정 해주시는 분들도 참 많았음. (당장 저 위에 베오베 글만 봐도....ㅋㅋ)
종종 어떤 사람들은 내가 일찍 결혼했기 때문에 내가 사랑만보고 아무생각도 없이 철없이 결혼했다고 생각함.
나도 신호위반으로 철없이 일찍 결혼하는 주위 사례를 꽤 보았고, 그 끝이 대부분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갔음.
근데 결혼하고 지금 2년 반이 훌쩍 지났는데도 우리는 지칠줄 모르게 점점 더 많은 깨를 볶으며 잘살고 있음.
(결혼 초에는 좀 의견차이가 있었지만 비교적 금방 맞춰지고 지금까지 트러블이 한 개도 없음.
이렇게 말하면 안 믿는데 진짜 없음;;; 싸운 지가 오래 되어서 가장 최근에 언제 싸웠는지 기억도 안남.)
나도 그렇게 생각함. 남편과 결혼한 것은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매일 생각함.
남편과의 결혼 후 내 인생은 훨씬 찬란하고 활짝 핌.
그래서 요새는 주위에서 물어봄. 일찍 결혼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사냐고. 둘이 어떻게 그렇게 잘 맞추게 되었냐고.
근데 대답해줄게 없음
왜냐면.. 애초에 맞출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임.
나는 이미 나와 맞는 사람과 결혼함.
(둘 다 집순이, 집돌이. 게임 좋아함. 술, 담배, 유흥 싫어함.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가치관 같음. 자라온 가정환경 비슷함. 유머코드, 취향도 같음 등..열거하자면 끝이 없음. 물론 운이 좋아야 가능함. 나는 운이 좋게도 나랑 맞는사람을 만남. 좀 빨리 만난 것 뿐..)
물론 안 맞았는데 결혼해서 서로 맞춰가며 아름답게 잘사는 부부도 있지만, 이미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면 잘 살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음. (개인적인 생각)
아무튼 종종 사람들이 우리가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의외로 생각보다 넘나 잘사는 모습에 신기해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철없이 아무 생각 없이 결혼한 게 아니라는 것임.
나는 사실 자기애도 강하고 현실적으로 엄청 이것저것 따지는 스타일임.
게다가 지금은 아니지만.. (보수적일 게..없엉.. 겨론하고 애까지 생겼는데..ㅋㅋ)
엄청나게 보수적인 성격이었음.
그리고 남자에게 관심이 1도 없었음.
어느 정도 였냐면 난 몰랐는데 레즈라고 소문이 났었다고 함 -_-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남자에게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니라
내 눈에 차는 남자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음.
나는 우리 아빠 같은 사람을 원했는데 그 당시 남자애들은 넘나 철없게만 보였으니까. (당연한 건데..)
그래서 중딩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나는 독신주의자라서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하고 다님.
(굳이 안 해도 될 말을....ㅠㅠ 그래서 결혼할 때 욕 오지게 많이 먹음.. 독신주의자 타령하던 놈이 젤 빨리 결혼했으니... 친구들 부들부들행)
서론이 너무 길었네여. 죄송..
암튼...
아, 재수 없는 말이긴 하지만 나는 학교 다닐 때 인기가 좀 있었음. (죄송)
하지만 남편을 만나기 전 한 번도 누군가를 사귄 적이 없었음..
그 이유는 내 가치관 때문이었는데
나는 결혼준비가 확실히 되었을 때 결혼을 전제로만 이성을 사귀길 원했음.
때문에 나는 철벽을 치며 모든 고백을 거절해 옴.
그런데 고1때 친구의 친구로 남편을 알게 되었고
둘 다 그 당시 아픈 곳이 있어서 양호실에서 계속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 계기로 남편과 친해짐.
우리는 친해질수록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럴수록 점점 더 친해져서 마침내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음.
남편은 알면 알수록 나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너무나 닮은 사람이었고, 나도 남편에게 점점 호감이 생기게 됨.
그러다 남편도 나에게 고백을 함.
그런데.. 고백이 정말 특이했음.
나 너가 조아. 나랑 사귈래? 가아니라
졸업하고 나랑 결혼해줄래? 우리 사귀자. 라고 고백을 한 것임...ㄷㄷㄷㄷㄷㄷ
그렇슴.. 남편은 나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마저 같은 사람이었던 것임.
나도 그때는 이미 남편을 좋아했고 그래서 너무 기뻤지만, 난 거절했음.
왜냐, 아직 고1이었기 때문에 고3때까지 쭉 사귀다 결혼할 수 없을 거라 판단한 것임. (결국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후후)
사실 그렇잖음? 가능성 있는 얘기냐고.. 중간에 헤어질게 뻔해 보였음.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으니까.
고집 쩌는 남편은 그럼 내가 졸업하고 결혼 할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프러포즈를 할 테니 그때는 꼭 받아주라고 했음.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그 때 내가 번호표 1번을 줬어야 했는데... 난 그때 넘나 순수했음 (죄송)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기다린다고 함.
(지금 생각하면 넘나 웃긴데 그때는 심각했음. 둘이 전화기 붙들고 울면서 영화한편 찍음ㅋㅋㅋㅋ)
근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가 나중에 사귀자. 해서 그게 되나.
말만 거절하면 뭐함. 그 후로 우리는 맨날 연락하고 애정표현하고..심지어 나중에 결혼해서 생길 애기이름도 지어봄...(김칫국 최소 곰국용 냄비로 한사발 들이킴)
진한 스킨십만 안했지 사실상 사귀는 사이가 된 것임.ㅋㅋ
남편은 중간에 전학을 가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지만
우리는 꾸준히 연락하며 그렇게 3년간 아주 건전하게 교재를 하고 드디어 졸업을 함.
졸업식 다음날.
남편이 찾아와서 말함.
@@아. 이제 나랑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줄래?
난 너무 너무나 기뻤지만 이번에도 거절을 함.
나는 결혼하려면 적어도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임.
결혼은 현실이니까. (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까봐.. 군대는 면제입니당..)
1. 함께 살 집.
2. 최소한의 결혼 비용.
3. 양가 부모님들의 허락.
나는 당시 열심히 일을하며 돈을 모으고 있었지만,
2번은 어떻게 많이 생략하고 하면 되었지만 1번이 충족 될 만큼의 돈이 충분치 않았음. (21살이 집을 어케삼...)
그리고 시간이 흘러 21살 3월. 남편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3빼고 모든 조건을 클리어.
세 번째로 고백을 함.
난 주저했음.
남편 부모님께 손을 벌리면서까지 결혼해야 하나 생각했던 것임.
내 결혼인데 당연히 내가 번 돈으로 하고 싶었음. (지금은 덕분에 넘나 편하게 살고 있음. 시부모님께 평생 갚으면서 살 거임. 시부모님 짱짱맨)
하지만 남편은 완전히 나에게 넘나 푹 빠져서 정신이 나가있었고,
만날 때마다 결혼결혼 노래를 불러대는 남편에게 세뇌당해 결혼을 하기로 결심함. (약간 각색 되었을 수 있음 ㅋㅋㅋㅋ)
시댁은 이미 엄청난 고집의 소유자인 남편에게 지쳐 ㅋㅋㅋ옛날옛적에 허락하시고
이제 내 쪽만 허락을 받으면 되는 상황.
난 엄마에게 말함. (흔한 엄마가 대빵인 집)
엄마는 첨에 당연히 반대를 했음.
하지만 나는 엄마 말을 매우 잘 듣는 딸이었고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함.
나 : 엄마. 나 @@이랑 결혼해도 돼? 참고로 집도 차도 직장도 군대도 이러저러하게 해결 되었고 @@이네 부모님께 허락도 받아써.
엄마 : 뭐!! 겨얼혼??? 절대 안돼!! 너 나이가 몇인데!!
나 : (바로) 알겠어. 그럼 @@이한테 안한다고 얘기할게. (전화하러 감)
엄마 : 잠깐만.
엄마는 내가 너무 말을 잘 들으니까 당황했고
결국 30초정도의 짧은 결혼 반대 후 승낙을 해주었음.
그리고 예단 예물 등 불필요한 과정은 과감히 생략. 상견례-혼인신고-결혼에 골인함.
이거 어케 마무리 지어야 되나요? 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지금까지 행보카게 잘 살고 있슴미다.
안물어보셨다구여? 죄성해여...
출처 | 내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