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강남의 카페 안
카페 모퉁이에 민지와 도진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적막한 분위기속 도진은 말없이 커피를 들고 빨대를 느릿느릿 빤다.
그런 도진을 멍하니 바라보는 민지
떨리는 목소리로 입술을 뗀다.
“오빠.. 나랑 말 안할 거야?”
민지의 떨림은 분명 도진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도진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커피안의 듬뿍 담긴 얼음조차 흔들리지 않았다.
도진은 마시던 커피를 테이블 위에 살짝 올려놓곤
테이블위에 올려져 있던 핸드폰을 오른손으로 들어 응시했다.
민지의 떨림은 목소리에서 어느새 몸으로까지 전해지고 그 몸짓의 떨림은
도진의 손을 잡는 순간 도진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오빠.. 내가 잘못했어"
도진은 무덤덤한 표정을 하곤 왼손으로 민지의 손을 떼어냈다.
“이러지마”
도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민지를 내려다 봤다.
“나중에 혹시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땐 운명이라고 생각할게”
도진은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곤 몸을 돌려 민지에게서 멀어졌다.
민지는 테이블위에 고개를 파묻고 몸을 들썩이며 흐느꼈다.
도진은 카페를 나와 멍하니 하늘을 올려 바라봤다.
“내가 잘한 걸까”
[1년 전]
26살의 늦은 나이에 대학에 새롭게 입학한 도진은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밤새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낮잠을 즐기던 도진은 졸린 눈을 비비며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한민대학교 문예창작학부 학생회 총무부장입니다. 주도진 후배님 맞으시죠?”
오후 2시 걸려온 낯선 전화
도진의 단잠을 깨운 낯선 목소리
낯설음의 연속은 도진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