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요즘 수시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 미워!"
처음엔.. 애가 밉다고 하면.. "그래도 엄만 널 사랑해."라고 답했습니다만.. 너무 계속 그러니깐.. 저도.. 빈정 상하고 울컥..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엔.. "너도 친구가 밉다고 하면 속상하지? 엄마도 네가 밉다고 하면 속상해.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말자."라고 얘기했죠.
물론 무한반복..
오늘 아침.. 아이가 갑자기 양치를 하는 제게 와서..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아이의 손에 바퀴가 고장난 자동차를 들고 있었어요.
"엄마, 옛날에 어떤 아이가 장난감을 던졌대. 그래서 장난감이 부서졌대. 근데 걔네 엄마가 고쳐줬대. 착하지?"
"그 엄마는 고쳐줬구나. 그런데 엄마였으면 안 고쳐줬을 거야. 장난감을 소중히 다루지 않고 일부러 던진 건데 그걸 왜 고쳐줘?"
"엄마는 나쁘다. 그 엄마는 착한데!"
그러더니 "엄마 미.. 미..."까지 하며 제 눈치를 보더군요.
그러다.. 한참 생각하더니..
"엄마는 밉상이야!"
한마디 톡 쏘고는.. 씩 웃고 뒤돌아 가더군요..
어이 없어서.. 그거 별로 안 좋은 말이라는 것도 못 알려줬어요. 집에선 안 쓰는 말인데 어디서 들은 걸까요..
근데.. 제 행동이.. 밉상이긴 했을 것 같아서.. 한편으론 납득이 되면서.. 꽤 적절한 단어였던 것도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