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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2353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31
조회수 : 3495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12 03:42:00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4/12 01:29:25
 
요 며칠 간 잠이 오지 않아서 글을 씁니다.
저는 119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공게에 같은 직종에 계신 분들이 가끔 글을 올리시더라구요.. 
저도 얼마전 겪었던 일을 써볼까 합니다.
창밖에서 흉측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던가, 아이가 실종됐다던가 하는 내용은 아니구요.
초자연적 현상이나 미스테리한 일도 아닙니다.
근데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면 그 때부터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당시 119로 걸려온 통화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저 : 119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상대 :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 선생님,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상대 : 지금 제 차 안에 있는데요. 여기가 그러니까.. 험볼트 근처 1번 국도에요... 아, 아니다. 홀튼이에요.
저 : 홀튼 1번 국도 말씀이시죠?
상대 : 네 맞아요. 빨리 좀 와주세요. 지금 피가 나고 있어요.
저 : 선생님, 구급차가 필요하신 상태인가요?
상대 : 네. 그런 거 같아요. 피가 계속 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선생님?
상대 : 모르겠어요.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거든요. 그러고 나서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어요.
지금 제 뒤로 차가 잔뜩 밀려있는데 갓길로 빠지지도 못하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 선생님, 총상을 입으신건가요?
상대 : 네.. 아.. 지혈이 안돼요 지금.. 압박을 하려고 해도 너무 아파서 못하겠어요.. 몸에 힘도 빠지고.. 피가 너무 많이 났어요.
저 : 당장 구급차도 보내겠습니다.
상대 : 전화 끊지 마세요.. 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 지금 구급대가 그리고 가고 있습니다. 제가 계속 안내해드릴 거예요.
상대 : 몸이 움직이질 않아요. 피도 사방천지예요.. 질척거릴 정도로.. 빨리 좀 와주세요.
저 :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걱정마시고 저한테 계속 말씀을 하세요. 구급대가 가는 중입니다.
상대 : 저기.. 제 여자친구한테.. 제가 사랑한다고 꼭 좀 전해주실래요? 이름은 켈리에요. 오늘 저녁 해주기로 했는데..
저 : 괜찮아지실 겁니다, 선생님. 켈리라는 분은 어떤 분이세요? 오늘 무슨 요리를 하려고 하셨어요?
상대 : 아.. 잘 모르겠어요.. 볶음요리나.. 아님.. 타코를.. 구급차는 언제 와요?
저 : 지금 금방 도착할 겁니다. 저한테 계속 말씀으르 하셔야 해요.. 직장은 어디세요?
상대 : 저.. 너무 피곤한데.. 잠시.. 근데 누가 저를 쏜거죠? 왜? 대체 왜? 피가 계속 나요..
저 : 선생님, 이제 곧 괜찮아지실 겁니다. 괜찮아지실 거예요.
상대 : 저.. 저기.. 제 여자친구한테.. 제가 사랑한다고 꼭 좀 전해주실래요? 이름은 켈리에요. 오늘 타코를 해주기로 했었는데..
저 : ...
상대 : 여보세요? 제 말 듣고 계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저 : 구급차가 금방 도착할겁니다, 선생님. 전화 끊지 마세요.
상대 : 근데.. 자꾸.. 눈이 감겨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어요.. 1번 국도에 있는데.. 아 정말.. 피가.. 얼마나 남았대요..? 아..
저 : 선생님! 정신을 잃으시면 안됩니다. 선생님? 제 말 듣고 계세요?
상대 : ...
저 : 선생님?? 선생님!! 금방 구급차가 도착합니다!!
상대 : ...
 
30초 쯤 지났을까.. 전화 너머로 경찰차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래서 전화를 끊고 계속 근무를 했거든요.
퇴근 무렵에 들었는데 전화했던 그 사람은 구급대가 도착한 당시엔 이미 사망했다고 하더라구요.
총격사건은 계속 수사 중인데 용의자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모르겠어요..
공게에 올릴만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죽어가는 목소리를 듣는 다는 게..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출처 A completely non-supernatural 911 call that will haunt me forever
https://redd.it/4abfrr by 6e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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