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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칸노케 언덕
게시물ID : panic_892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123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15 20:52:09
칸노케 언덕

올해 2월에 겪은 일이다.
이제 내 마음 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기에 이렇게 글을 올려본다.

올해 나는 대학 졸업반인데 취직도 내정되었고, 학교도 일단락 지어져서
바라마지않던 운전 면허를 따려고 운전 면허 합숙소에 등록했다.
우리 지역은 킨키 지방인데, 합숙 장소는 츄고꾸 지방이었다. (일본 남부)
합숙소에서 고향이 같은 네 대학생들과 사이가 좋아졌다.
매일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면허 합숙 기간이 끝나면
축하를 겸해서 어디 드라이브라도 가자고 약속했다.

무사히 면허를 땄고, 나중에 드라이브 일정을 정하자고 한 후 헤어졌다.
LINE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 받고, 일정을 정했다.
그런데 그날 부모님 차를 빌릴 수 있는 게 나 뿐이었다.
다른 네 명은 다 사는 지역도 그닥 멀지 않아서
장소를 정해서 만나고, 오토바이로 우리 집까지 오기로 정한 것 같았다.
넷 중 한 사람은 알바 때문에 새벽 1시에 우리 집에 오기로 했다.

지금부터는 들은 이야기인데,
넷이서 12시에 무사히 만났고, 모두 오토바이로 출발했다.
한밤중이라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어서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겼다.
넷이 나란히 달리며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데
"신호가 바뀌자마자 일제히 출발해서, 다음에 신호 바뀌기 전까지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라는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다.

레이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한 명이 없었다.
셋이서 온 길을 다시 돌아가보니,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우고 곤란해하는 게 보였다.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서 꼼짝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넷 다 초보자였지만, 어째 어째 해보니 다시 시동이 걸렸다.

오토바이 상태가 좋지 않으니, 위험하니까 천천히 달리기로 하고
또 혹시 몰라 셋은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로 달리게 되었다.
오토바이가 고장났었던 한 사람도 아무 문제 없이 잘 달리기에
조금 있다보니 또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다.

또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 그 한 사람이 안 보였다.
또 고장났구나 싶어 되돌아갔다.
그러자 또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워두었다.
역시나 하고 생각하고 다가가보니, 타고 있던 친구가 안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어 다들 길가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주변을 찾아보았다.
10분 정도 찾아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어쩌나 고민할 때
옆의 논에서 휴대전화 착신음이 들렸다.
이때는 이미 새벽 1시가 지난 시각이라,
내가 언제오나 싶어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 바로 사라진 친구였다.

남은 셋은 착신음이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논 쪽으로 슬금 슬금 다가가보았다.
가로등도 별로 없는 곳이라 매우 어두웠다.
그런데 바로 거기 친구가 있었다.
그는 무서운 무언가를 본 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물을 흘리며 지리기까지 한 것이다.
입은 떡 벌린 채로 진흙투성이 상태로 밭 중앙 쯤에 서 있었다.
그를 발견한 셋은 황급히 말을 걸었지만, 아무 반응도 없었다.
셋 다 논으로 들어가 진흙투성이가 되었지만, 그를 끌어냈다.
이때 나에게 다른 한 친구가 전화해주었고,
갈아입을 옷과 목욕할 준비 좀 해달라고 부탁하며
드라이브는 오늘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연유도 모르는 채, 일단 옷과 목욕물을 받아두고 기다렸다.
넷이 도착한 시각은 새벽 2시 넘어서 였던 것 같다.
넷이서 세 대의 오토바이로 도착했다.
문제의 오토바이는 두고 왔다고 한다.
겉옷으로 그 친구를 억지로 묶어서 타고 왔다고 했다.

아직 넋이 나가 있던 친구를 넷이서 목욕 시키고 옷을 입혔다.
그때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는지 말을 웅얼거리고 있었다.
실금도 했던 차라, 우리는 그를 배려해서 아까 일을 굳이 묻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가 스스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갑자기 또 오토바이가 고장나서,
길 가에 대고 다른 친구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더니 길 저편에서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손짓을 하더라.
가로등에 비친 그 모습이 형언하지 못 할 정도로 으시시했다.
이쪽에서 말을 걸어봤지만 대답은 하지 않고 그저 손짓만 하고 있었다.
그후로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부들부들 떨며 이야기하는 그 친구에게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그날 밤은 우리 집에서 재우고, 내일 차를 끌고 오토바이를 가지러 가자고 한 후 잤다.

세 사람은 금세 곯아떨어졌고, 그 친구도 의외로 금방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안심이 되었는지, 나도 모르게 잠든 것 같았다.
아마 3시 정도 쯤 되었던 것 같다.

새벽 4시 쯤, 누가 말을 걸어서 일어났다. 그 친구가 말을 걸고 있었다.
"나 이제 가봐야 해"
"나 가야 하는데"
그런 소리를 하고 있었다.
조금 전 일도 있어서 나는 놀랐지만, 계속 돌아가려고 하길래
나는 다른 친구들을 깨워서 그를 막으려고 했다.
다 함께 말렸지만 그는 "돌아가야 해"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불안 했지만 집에 도착하면 꼭 전화하라고 다짐을 받고
한 사람이 오토바이를 빌려주고 그를 돌려보냈다.

매우 불안했지만 약 1시간 후에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오토바이도 중간에 자기 오토바이로 갈아탔다는 것이다.
우리는 깊이 안도하며 다시 잠들고 말았다.

아침 10시 넘어서 전화가 울리는 바람에 깼다.
그 친구가 건 전화여서 안 좋은 예감이 들었지만, 받아보니 여자 목소리였다.
전화 건 분은 그 친구의 어머니였는데
울먹이며 그 친구가 죽었다고 하셨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오토바이가 있길래
돌아왔나 싶어 방문을 열어보니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주소를 여쭤본 다음
다른 친구들을 깨워서 그의 집으로 차를 타고 갔다.
집에 도착해보니 경찰이 있었다.
그 친구의 어머니가 밖에 나와 계셔서, 안으로 들어오라했지만 경찰이 우릴 막았다.
어젯밤 같이 있었다고 했더니, 더욱더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니와도 멀찍이 떨어뜨려놔서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는 채 밖에서 기다렸다.
그러자 경찰서로 와달라고 했다.
경찰차와 내 차로 나누어 타고 경찰서로 갔다.
내 차 운전도 경찰관이 했다.

취조실 같은 곳에 넷을 앉히더니, 중년배의 남성이 사진을 가져와서 이렇게 말했다.
"충격을 받을 지도 모르니, 무서운 사람은 안 보는 게 좋아"
라고 말하며 사진을 보여줬다.
다들 저도 모르게 사진을 봤는데, 다들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사진에는 위를 보며, 천장에 손을 뻗은 채로 죽은 그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눈을 뜨고 눈물을 흘리며, 입에서는 피가 섞인 침이 흘러 있었다.
손은 쫙 벌려서, 핏기가 가셔서인지 새하얬다.

중년 형사가 바로 사진을 주머니에 집어 넣더니, 그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사진으로는 알 수 없었지만, 대소변도 새어나왔고
흰자까지 새빨갛게 보일 정도로 충혈되어 있었다.
사후경직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손과 팔이 굳어 있었다.
또한 어깨 위에서 억지로 당긴 것 처럼 탈골되어 있었다고 한다.
가장 기억나는 말은,
"어깨가 탈골되었는데도 어째서 양팔을 천장으로 뻗은 채로 굳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한 말이었다.

우리가 부들부들 떨며 어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중년 형사는 잠자코 우리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우리 말이 끝나자,
논이 어디에 있는 곳이냐는 것과,
처음으로 그의 오토바이가 고장났던 곳이 어디냐를 물었다.
어젯밤 그와 함께 있었던 친구 중 한 명이 지도를 가리키며 장소를 알려주자
형사님이 "거기구만..."하고 중얼거렸다.
그 후 간단한 조서를 꾸미고 각자 집으로 보내주었다.
오토바이도 경찰 쪽에서 수거해주었던 것 같다.

후에 내가 대표로 아버지와 같이, 그 친구 부모님을 뵈러 갔다.
그 친구 부모님도 경찰에게 사정을 들으셨는지 그저 울기만 하셨다.

해부하는 건 부모님이 거부하셔서
결국 그의 죽음은 심근경색이 원인으로 결론지어졌다.

그 후 그의 장례식이 치러져서 아버지와 친구를 데리고 갔다.
선향을 피우려고 영정 사진 앞으로 갔더니, 관이 없었다.
선향은 피웠는데
그때 돌려보내지 않았더라면 하고 깊은 후회가 들어
그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그의 부모님께 여쭤보았다.
그러자, 그의 관은 제단 뒤에 있다고 하셨다.
만나고 싶다고 부탁 드렸지만 거절하셨다.
무례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끈질기게 부탁드렸더니 마지못해 허락해 주셨다.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는 보여줄 수 없다고 하셔서, 다 함께 기다렸다.
이윽고 장례식 절차가 끝나고, 그의 부모님께서 부르셔서 가보니
관이 아닌 상자가 있었다.
높이가 2미터는 됨직하고, 폭은 일반 관과 비슷했다.
양쪽으로 열리는 개폐 장치가 있었다.
장식도 전혀 없어서, 그냥 나무 상자처럼 보였다.
우리가 가만히 서 있자, 그의 부모님께서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괴로워서 못 보겠어요.
 볼 각오가 되신 분만 아들을 봐 주세요"라고 하셨다.
솔직히 다리가 벌벌 떨렸고, 안 좋은 예감은 들었지만
나는 양쪽 개폐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그는 사진 속 모습 그대로 누워 있었다.

손을 위로 뻗은 채로, 아마 눈을 감길 수 없었는지 흰 천을 덮어두었다.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경련을 일으킬 뻔 했다.
우리 아버지도 포함해서 다 같이 봤는데, 다들 비슷한 반응이었고
개중에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일어서지 못 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다 그의 시신을 지켜보고, 그에게 사과를 하니
부모님이 사정을 설명해 주셨다.
이미 어깨가 탈골되어 있어서 팔을 내리려면 절단해야 했다.
눈꺼풀도 피부가 사라진 것처럼 안 보여서 감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울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그의 부모님께도 사과했다.

그의 부모님은 "너희들 때문이 아니야"라고 말해주셨지만
우리는 그저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아버지께서 우는 나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경찰서에서 형사가 한 질문과 같은 질문을 하셨다.
지도로 가리키는 걸 봤었기 때문에 대충 장소가 어디어디인 것 같다고 했더니
아버지는 "그러냐"라고 하셨다.
그때는 물을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의 49일제가 끝나고, 아버지께 장례식 날 일을 여쭤봤다.
아버지는 "반은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들어라"라고 하시더니 말해주셨다.
우리 할아버지가 아버지께 알려주셨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오토바이가 처음 고장난 곳은 "칸노케 언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지금은 "칸노케"라고 부르지만, 원래는 "칸오케(관) 언덕"이라 불렸다.
적어도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불렸다.
당시에 적어도 우리 지방에서는 관을 만드는 일은 신분이 낮은 사람의 일이었다.
그래서 관 하나를 팔아도 저렴한 가격이라 굶주리며 살아가야 했다고 한다.
또 차별도 꽤 심해서,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그런 중에서 유일하게 돈을 만질 수 있는 게 특별 주문품이었다.
예를 들면, 기존의 일반적인 관에는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큰 사내라던가
어떠한 사정으로 기존 관 사이즈에 들어가지 않는 시신의 경우에는
특별 주문을 받아서 만들어야 했다.

손짓하던 게 여자라는 점에서도 짐작가는 바가 있다.
할아버지가 어릴 때 관을 만드는 일을 아주 잘하는 여자가 있었다.
평판이 자자해서, 특별 주문품 의뢰는 모두 그 여자에게 했다고 한다.

기존 관은 어느 정도 만들어두지만, 특별 주문품은 죽은 후에 주문이 들어오고
시체가 썩기 전에 빨리 준비해야 했다.
그여자는 특별 주문품이어도 주문이 들어오면 반드시 다음 날 관을 만들어냈다.
겉보기도 일반 관이 아니라, 장식도 달려 있었고
도무지 하룻밤새 만든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마침 그때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은 자가 연달아 발생했고,
그녀는 그런 주문품을 모두 완수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특별 주문품 의뢰가 그녀에게만 몰리자
점점 그녀가 돈을 벌게 되었고, 다른 관 짜는 곳이나 주변 농가, 장인들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형태로 살인했고
밭에 거름으로 뿌렸다고 한다.

아버지는 자기 생각에, 아마도 그가 논 한가운데에서 굳었던 것도 그 탓이 아닐까,
손짓하던 여자도 그 여자가 아닐까하고.

이후 이어진 이야기는 너희 할아버지가 만든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꽤 알려진 이야기라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이후에 들려주신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해준 이야기로만 들어보았다고 한다.

그 여자가 살해당한 후, 그녀를 죽인 관 짜는 사람들이 그녀 집에 쳐들어갔다.
어떻게 특별 주문품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었을까.
특별한 도구나 방법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찾으러 간 것이다.

그런데 집에는 만들다 만 특별 주문품 관과, 처음 보는 제단이 있었다고 한다.
특별 주문품에선, 사망 원인이 다양해서 사람마다 그 크기와 형태가 다르다.
그럼에도 그녀가 특별 주문품을 미리 만들고 있다는 것에
다들 의아히 생각했다.

그러던 중, 원인 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관 짜는 자들이 혹시나 하고 그녀가 만들다 만 관을 봤더니
사이즈가 딱 들어맞았다고 한다.
어쩌면 그녀가 특별 주문품을 의뢰 받으려고
어떤 방법으로, 저주 같은 걸로 그런 죽음을 일으켰던 걸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게 이번에 죽은 그 친구에게 저주가 닿았던 걸 수도 있다고 말을 맺으셨다.
죽은 그의 부모님은 우리 지역 토박이가 아니라서 이 이야기는 모르실 것이다.

친구에게도 말한 적은 없다.
그저 내 마음 속에 담아만 두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인터넷에 써보았습니다.
긴 문장으로 지루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때 못 가게 막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지금도 생각은 하지만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몸도 차가웠고, 돌아가고 싶다고만 되풀이하는 그 친구로부터 떨어지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미안하다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06216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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