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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괴이한 산장
게시물ID : panic_893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7
조회수 : 148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7/17 21:19:36
괴이한 산장

T산에 얽힌 이야기.
후쿠오카현에 있는 곳인데, 아마 그 지역 사람들은 보자마자 알아챌 것 같다.
산기슭에 있는 S 공동묘지는 심령 체험 장소 중에서도 꽤 유명한 편인데
그 지역에 사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나도 당연히 가본 적 있는데, 딱히 괴이한 현상 같은 건 없었다.

고등학생 때 "쾌적한 콧에서 캠핑 한 번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서
"그 산 정상 부근에 산장이 있는데, 거기서 바베큐 구우며 놀자"로 결론 내렸다.
그 산장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 안에 둘러싸며 앉을 수 있는 화로와 의자만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간 셈이라, 일반적 캠핑과는 달리 우리는 텐트나 침낭은 챙기지도 않고
먹을 것만 잔뜩 사서 밤중에 공동묘지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밤 10시 쯤 출발하기로 하고 그 전에는 인근 바다에서 낚시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낚시하며 잡은 생선과, 고기, 야채, 요리 도구를 가지고 산에 올라갔다.

산을 30분 정도 올라갔을 때
"우리 무서운 이야기하면서 갈까"라고 친구가 말했고,
다들 찬성하면서 각자 겪거나 들은 괴담 이야기를 나눴다.
약간의 공포와 친구와 논다는 것 때문에 들떠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산장에 도착했다.
그 후 불을 피우려고 산장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모았다.
그런데 주변이 어둑어둑해서 잘 안보이는 바람에
손전등으로 비춰봤지만 어둠 속에 약간의 빛이 비칠 뿐이었다.
그게 또 으시시한 게, 산장에서 멀리 떨어지지도 못 했다.
산장 주변에는 불쏘시개로 쓸만한 나무도 없기 때문에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주으러 가기로 했다.
그 결과 친구 두 명에 내가 가게 되었다.

산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찾을 때, 한 친구가 "여기 사당이 있어"라고 불렀다.
거기 가보니 작은 사당이 있었고, 뭔가를 기리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 무서운 이야기를 한 차라 썩 기분 좋은 것도 아니어서
그 주변의 나무만 얼른 주워서 산장으로 돌아갔다.
그때 뒤에서 키익! 하고 소리가 들려서 돌아봤는데 바로 시선을 회피했다.
조금 전까지 아무 것도, 아무도 없었던 사당 앞에 누가 서 있는 것 같은 그림자가 보였다.
손전등이 비추는 빛이 나무 같은 것에 비춘 그림자일 수도 있지만, 그 주변엔 아무 것도 없다.
친구도 놀랐는지 수 차례 손전등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그림자의 정체를 밝혀보려고 했지만 주변에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무서워서 재빠르게 산장까지 달음질했다.

산장의 불빛이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게 보이자 조금 안심되긴 했지만
뒤에서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계속 달려갔다.
그때 안에서 좋은 냄새가 나면서 산장 위에 연기가 나오는 게 보였다.
"너희 뭐하냐? 우리가 기껏 나뭇가지 모아왔더니 너희끼리 시작하는 게 어딨냐"
하고 A가 화내며 들어갔더니
안에서 이미 중앙 화로에 불을 피우고 철망으로 고기를 굽고 있었다.
"아니~ 너희가 너무 늦길래. 작은 나뭇가지 좀 모으고 저기 있던 달력 좀 찢어서 태웠어.
 처음엔 새 달력인 줄 알았는데 날짜를 보니까 10년이나 지났길래 괜찮겠다 싶어서"
하고 누군가가 말했고
"10년 전 달력이라고? 여기 아무리 사람이 안 온대도 10년이나 안 올리가 있냐
 청소 같은 것도 하러 올텐데?"
하고 A가 신경질 내며 달력을 봤다.
"누가 와서 캠프한 뒤에 두고 갔나?"
하며 달력을 뺏은 A가 갑자기 "으악!"하고 소리쳤다.
다들 일제히 A를 보며 왜냐고 물으려던 그때 다들 이유를 깨달았다.
달력의 수십장 넘겨보니 작고 검은 반점이 보였다.
넘기면 넘길 수록 그 검은 반점은 점점 커지고, 그 수도 많아지고 검붉게 보였다.
A가 "이거 위험해!"하고 손에서 털어내듯 집어 던졌다.
그때 A는 조금 전에 봤던 그림자 이야기를 하며
"여기 위험한 거 아냐? 기분 나빠"라고 했고
올라오며 다들 귀신 이야기를 한 탓에 다들 굳어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그 중 B가
"그 그림자는 너네 착각 아냐? 그리고 이 검은 건 흙이겠지.
 10년이나 지났어. 비도 오고 했으니 색도 바랬을 걸?"
하며 달력을 주으러 가더니
A가 "네가 읽어봐"라고 말했다.
우리는 A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 했는데, 달력을 주은 B가
"뭘?"하고 웃으며 달력을 주워 팔랑 넘겼다.
그 순간 "히익!"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력을 떨궜다.
"이건 말도 안 돼. 누가 이런 나쁜 장난을 친 거야.."하며
말도 안 될 정도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쯤 되니 아무도 그걸 볼 엄두도 나지 않아서 그저 "왜 그러는데?"라고 물을 뿐이었다.
A가 "보면 알 거야"라고만 말하고, B는 굳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그냥 돌아가기도 싫어서
내가 그 달력을 주워서 봤다.
몇 장 정도를 넘기다가 그것을 본 순간 손이 떨리고 등에 한기가 서리더니 다리에 힘이 풀렸다.
"으악... 뭐야 이거!"하고 공포를 떨치려고 일부러 더 큰소리를 내는 바람에
모두들 일제히 날 쳐다봤다.
"아, 진짜! 뭐라고 쓰여 있는데?"하고 짜증 섞인 화를 내는 친구에게
A가 "직접 보라고! 입에 담기도 싫어!"하고 되려 화를 냈고, 다시 고요해졌다.
"다, 다같이 보면 되잖아"하고 내가 쥐어짜듯 말했더니
A와 B 외에 아직 보지 않은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직접 손으로 만지긴 싫어서 아까 주워온 나뭇가지로 넘겼다.
그런데 그 검은 반점 때문에 들러붙은 부분이 있어서
한 장씩 넘기려고 나뭇가지를 두 개 들고 넘겼다.

한 장씩 찢는 그 달력이었는데, 크기는 A4지 정도 되었다.
그닥 작은 크기가 아니라서 나무 하나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하나로 펼쳤더니
8월 "19일"이라고 적힌 날짜에서 검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20일"에 묻은 것이 번진 거였는지,
"20일"을 펼치니 그걸 처음 보는 친구가 "으아..."하고 서로 비명을 질렀다.
작은 글자로
"20일 이 날은 내가 처음으로 손목을 자른 날. 이걸 본 사람 저주 받을 지어다"라고 적혀 있었다.

"말도 안 돼. 왜 이런 걸 쓰는 거야.."하며 울먹이는 친구가 있었다.
다른 친구는 "다음 장은 어떤데?"라며 나뭇가지를 뺏아들고
다음 장을 펼치려고 했지만 달라붙어서 펼쳐지질 않았다.
몇 장은 붙여서 한번에 넘겨졌는데 다음은
"24일 마유미 머리에서 피가 난다. 달력에 뭍혀봤더니 검게 변했다"라고 적혀 있었다.
"대체 뭐야.."라면서 그 친구는 계속 펼치려고 했다.
10월까지 쭉 들러붙어 있어서 다음에 펼쳐진 곳은 검붉은 얼룩만 있었다.
그 후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아서
"뭐야 진짜"라고 내뱉은 후 괜시리 무서워서 다들 화롯가에 모여들었다.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걸까.."하고 A가 말하자
B가 "한 장 한 장 넘길 자신 있어? 관둬"하고 화를 냈다.
"내가 언제 넘긴대? 괜히 쫄리니까 덤비기는.."하고 A가 되받아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때 분위기 파악 못 하는 C가 "가위바위보하면 되잖아"하는 바람에 B를 제외하고 모두 웃었다.
덕분인지 약간 공포심은 가라앉았고, 조금씩 마음에 여유를 되찾았다.
"조용히 있으면 더 무서우니까 그냥 다 같이 보자"고 C가 말을 꺼냈고
"어차피 이것도 사람들 놀래키려고 일부러 피처럼 칠한 걸 걸?
 끝에 보면 '난 지금 네 뒤에 있다'뭐 이런 식의 무서운 이야기처럼"
하고 우리를 달래더니 맨손으로 달력을 넘기기 시작했다.

떼어낸 21일, 22일, 23일 날짜에는 검은 반점만 있고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그리고 25일은 아무리 해도 떨어지지 않았고,
26일을 겨우 떼내봤더니 전부 시커매서 아무 것도 읽을 수 없었다.
9월 2일까지 펼쳐봤지만 검은 색만 가득하고 뭔가가 쓰여 있었던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9월 3일에는 검붉은 것 사이 사이로 글자가 보였다.
"3일 마유미가 먼저 갔다. 잘랐더니 꺅꺅 소리를 질렀다"
"4일 마유미 이제 왔니. 돌아왔다. 붙으니까 움찔움찔"
"5일 너 아직 읽고 있니? 바깥 한 번 볼래?"

하고 적힌 걸 보고, 기분은 안 좋았지만 아까 C가 말한 대로여서
다들 "누가 지어낸 거네. C 말이 맞았어. 진짜 나쁜 사람이다"하고 웃으며 보기 시작했다.

"6일 마유미. 마유미. 마유미"
"7일 아직도?"
"8일 이제 됐어?"
"9일 보는 사람 있어? 묻고 싶은 게 있는데"
"10일 있잖아.. 마유미가 누구지?"
하고 갑자기 이 글만 크게 적혀 있었다.

"이거 미친 x 아냐?"하고 A가 말했고
다들 "확실히 미친 x 같아"하고 동의했다.

"11일 적당히 좀 해"
"12일 왜 하필 나야?
"13일 오늘 저는 자살합니다. 목을 자를 겁니다.
 신사가 좋을까? 산? 공동 묘지? 어디가 좋을까? 마유미도 데리고 가야지.
 이 달력을 발견한 사람은 12월 24일을 봐줘. 난 죽어있겠지만"
하고 적혀 있었다.

다들 웃으면서
"드디어 나왔다. 오오"하고 장난치며 바로 12월 24일을 펼쳐봤더니
"센몬노야쿠와토쿠토루나. 쿠하와모라 카나라 로"
라는 알 수 없는 글자와 알 수 없는 한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12월 25일 란에는
"마유미도, 마유미도 죽인 후에 화로에서 구웠다. 거길 파 봐. 거길 파 봐.
 마유미 머리를 잘라서 사당 앞에 두었어.
 마유미 다리를 잘라서 사당 뒤에 넣었어.
 나는 거기 계속 있으려고. 이건 겁주려고 쓴 게 아니야. 내 일기거든.
 너는 저주 받을 것이다. 죽은 내가 탈 거야.
 나는 없으니까 애원해도 소용없어. 너는 저주 받으리"
라고 작게 쓰여 있었다.
이 글은 미친 사람이 쓴 내용 같은데도, 글씨가 달필이었다.
그걸 보기 전까지 웃으며 봤지만,
아무래도 "저주"라는 말 때문에 웃음이 싹 가셨다.
"집에 가자"고 A가 말을 꺼냈다.
가자고 해도 그땐 자정인지, 새벽 1시인지 그랬을 텐데
손전등만 가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갈 자신도 없었고 아무도 찬성하지 않았다.
"아침까지 있자"고 말해봤지만
"여기서? 진짜로? 이런 데서"하고 B가 말했다.
A와 B는 "나가자"고 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밖에서 어떻게 걸어가"라며 거부했다.

그러다 결국 거기서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바베큐 해먹을 기운도 없이 다들 어떻게든 딴생각을 하려고 잡담이나 나눴다.

수십 분이 흘렀을까.. 갑자기 밖에서 "어이~ 어이~ 어이~"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모두 움찔하며 몸을 숨기듯 조용해졌다.
"어이~ 어이~ 어이~"하는 소리만 들렸지만, 그 소리만 반복되어
"동물 울음 소리 아닐까?"하고 누군가가 말했고, 우리 모두 동의했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를 나누려던 순간
쾅!! 쾅!! 쾅!! 하고 산장 뒷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어이~~~ 어이~~~~ 어이~~~~ 어이~~~"하고 부르는 소리가 점차 길어지더니
동시에 뒷문에서 쾅!! 쾅!!하고 누군가가 두드렸다.
"뭐, 뭐지? 누가 두드리는 거지?"하고 B가 울먹였다.
이번엔 옆에서 쾅!! 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갑자기 문이 열렸다.
"어이~ 이 놈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응?"하고 한 사내가 서 있었다.
우리는 무서워서 굳어 있었다.
"내가 몇 번을 불렀냐? 엉? 내 말 안 들려?"
하고 숨가쁜 소리를 내던 사내의 손에는 낡은 방망이가 쥐어 있었고
그게 더 무서워서 아무도 선뜻 말을 하지 못 했다.
"말 못 하냐! 어?!"하고 사내가 방망이로 문을 치며 소리쳐서
"아.. 아니.. 우리는 바베큐 해먹으려고.. 왔는데요...
 아는 사람이 이 산장은 누구나 써도 된다고 하길래 왔는데.."라고 하자
사내는 "바보냐? 여긴 내가 사는데?"라고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리 몰랐다고는 하지만
 개인 집인 줄도 모르고.."라고 했더니
"내 집은 아니지만 내가 먼저 살았으니 임자지.
 누가 써도 된다고 했는진 몰라도 썩 꺼져!"
라고 소리치며 방망이로 문을 계속 쳤다.

서둘러 짐을 챙겨서 나가려던 때, 그 사내가
"먹을 거 가져온 거 있으면 두고 가.
 뭐야? 고기가 다 탔잖아! 아깝게 시리 이 머저리들이"
하며 화로 위에서 탄 고기를 가리키며 또 소리치길래
고기와 생선을 두고 도망치듯 나왔다.

밖으로 나가면서 그 사내 곁을 지나갈 때, 사내을 눈을 보고 쫄았다.
백내장이겠지만, 한쪽 눈이 하얬다. 보이긴 하나 싶을 정도였다.
밖으로 나온 후 오도카니 서 있다보니
칠흙같은 암흑이 무서워서 다들 서둘러 손전등을 켰다.
손전등으로 어딜 비춰야 할지 몰라서 발 아래를 비추면서 "어쩌지?"하고 이야기 나누는데
오두막에서 또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야 이것들아!! 꺼지라고 했지?! 내 말 안 들려?!"
이게 대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는 채,
혹시 안 나오고 산장에 남은 친구가 있었나 하고 확인했지만
친구 모두 다 나와 있었다.
"이 놈들이 누굴 얕보나?! 엉?!" 하고 계속 소리치는 것이다.
"여자라고 봐줄 줄 알아?"하고 사내가 소리치는 순간,
날 포함한 친구 몇 명이 주저 앉았다.
A가 "지금 저 사람이 뭐라는 거야??" 하고 자문하듯 말했다.
그 순간 또 사내가 소리를 질렀다.
"뭐? 몰라! 이 놈이 누구한테 말대꾸질이야?! 난 여자도 때린다고!"하고 또 말했다.

우리 모두 남자끼리 갔다. 여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저 산장에서 사내가 "여자"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무서워서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며 어찌해야 할 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꼼짝도 못 하고
선 채로 친구들끼리 눈만 마주보고 있었다.
아마 누군가 한 명이 도망치면 따라갔을 테지만, 다들 앞장서서 도망칠 용기가 없었다.
적어도 나는 이 어둠 속을 앞장서서 손전등을 비추며 도망칠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들리는 순간 우리 모두 일제히 도망쳤다.
"마유미?!?? 뭐야 이 멍청이가! 몰라!"

처음엔 이름인 줄 모르고 무슨 소리인지 깨닫지 못 하다가
말의 흐름을 따라서 머릿 속에서 천천히 되새기다보니
"마유미?라고 한 건가?"하고 이해한 순간 몸이 움찔했고
"마유미라는 건 모른다고 하잖아!!"라고 또렷하게 들린 순간 우리 모두 동시에 도망쳤다.
B는 "말도 안 돼..."하고 울면서 도망쳤다.

산장에서 꽤 떨어졌을 무렵 발이 느린 A를 기다려주려고 다들 멈췄고,
A가 "헉.. 헉.. 가.. 같이 가..."라며 따라왔다.
그때 다들 숨을 고르며 잠시 쉬고 있었는데
B가 혼자 중얼거리며 "마유미는 대체 누구야.. 누구.. 마유미는 뭐지.."라고 했다.
무서워서 "야 지금 그 소리 하지마. 나중에 얘기하자. 제발 지금은 말하지 말자"라고 해도
B는 계속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후 숨도 골랐고,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것 같아서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면서도 뒤에 누가 오는 게 아닌가 싶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참 내려가니 길가에 지장보살이 있었고, 마을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 불빛이 보이자 괜히 안심이 되어서
지장보살에게 "저주 받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원하려고 서서 합장하고 있는데
"그거 지장보살 아니잖아?"하고 D가 말했다.
"그거 지장보살이긴 한데, 수호 계열은 아닐걸?"하고 눈치보며 말했다.
"뭐? 지장보살은 다 지켜주거나 위험을 막아주는 거 아냐?"라고 물었더니
"아마 위험을 막아주는 거긴 할 텐데, 이거 대역 지장보살이라는 거 아냐? 괜찮으려나?"
라며 D는 뒷걸음질 쳤다.
"야 겁주지 마. 안그래도 다들 무서워하는데"하고 A가 D에게 쏘아붙이자
D가 "그거 발 잘린 지장보살이잖아. 발목부터 잘려나간 거 안 보여?"라고 했을 때
다들 일제히 지장보살의 발을 봤다.
오른쪽 발이 부자연스럽긴 했다.
그때 옆에 있던 풍차들이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움직여서 삐걱삐걱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움직이는 풍차에 시선이 못 박혔다.
그 풍차 아래에 "마유미"라는 글자가 보여서 순간 한기가 서렸다.

그 직후 도로변까지 냅다 달렸다.
산에서 빠져나와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자 다시 안심이 되었다.
숨을 잠시 고른 후, 가장 가까운 곳인 A 네 집으로 가기로하고 도로변을 걸었다.
그때는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이라 조용하고 지나가는 차도 없었다.
그런데도 반대편의 공동 묘지쪽 길에서
우리와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는 사람 실루엣을 보고 또 쫄아서 뛰었다.
그 실루엣을 확실히 본 건 아니지만 왠지 여자 같아서 오돌토돌 닭살이 돋아서
"보지 말자 보지 말자"하고 중얼거리며 도망쳤다.

그 후 A 네 집에 가서 그 일에 대해 다들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샜다.

다음 날  B가 "이명이 멈추질 않아"라며 병원에 간 것 외엔 딱히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B는 그 후 만성으로 이명이 들리게 되어, 본인 말로는 가위에 심하게 눌린다며
아마도 우리를 겁주려고 하는 건지 일부러 반복해서 말하곤 한다.
"여자가 밤마다 머리맡에 서서 토막내어지던 순간을 나한테 계속 말해"
라던 때도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빼면 딱히 별다른 일이 없었으니 아마 괜찮지 않을까..

형한테 산장 이야기를 했더니
형은 우리가 가기 1, 2년 전 쯤에 갔었는데, 그땐 그런 건도 없었고
바베큐도 잘 구워먹었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가 간 후에 산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잡지 같은 건 있었지만 누가 살진 않던데?"라고 했다.

T산 자체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린 한 번도 못 들어본 데다
기슭에 있는공동묘지 안쪽에 있는 고개가 그런 방면으로 유명했지만
그 후로는 그 산엔 얼씬도 하지 않는다.

한 번 T 산에 친구들과 가봤다는 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지장보살은 봤어?"하고 물었더니
"갓난아기 지장보살 말하는 거지? 거기 장난질한 게 너네냐?"라길래
"우린 암 것도 안 했는데?"라고 했더니
"뻥치시네. 눈 부분 파내고 다리가 없던데?"
라고는 했지만 저는 확인하러 가진 않았다.

최근 같이 간 무리 중 D가 10년 전에 있었던 사건 모음 같은 걸 찾아보니
(도서관에서 신문도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도지만요)
딱히 사건이라 칭할 만한 건 없었다고 한다.
S 공동묘지 안쪽의 고개에선 사고가 다발해서 사망자도 몇 명 있다고 한다.
다만, 산장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센몬노야쿠와토쿠토루나. 쿠하와모라 카나라 로"라는 문장은 제대로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친구와 서로 기억나는 대로 말하다보니 뭐 저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제대로 기억해내서 뜻을 알아내면 좋겠는데..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87202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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