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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아이들은 인사성이 참 좋더라구요.
게시물ID : baby_153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탱
추천 : 4
조회수 : 54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17 22:00:55
 
 
저는 어린이도 많고 아가도 많고 개도 많고 유모차도 많고 쌍둥이유모차도 많은!! 그런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동네만 보면 도대체 이나라가 저출산국가가 맞나..싶을 정도로 아이들이 많아요.
초등학교도 도보 10분 거리에 두개나 있고, 마을버스 노선에는 중고등학교가 7개나 있어요.
 
한낮이 되면 단지가 조용해요.
그러다가 어린이집 끝날시간~학교 끝날 시간이 되면 복작복작 시끄러워져요.
 
그런 이 동네 살면서 느낀것 중 하나는, 엘레베이터를 탈 때 아이들이 너무나 예의가 바르고, 인사성이 밝다는거예요.
 
한번은 조금 늦어서 그냥 올려보내고 다음꺼 타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기다려주더라구요.
덕분에 중간에 뛰었어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할까봐.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쑥쓰러운 표정으로 "아니예요. 저 꼭대기층 살아서 오래 기다리셔야 할것 같아서요." 라고 하는데
모르는 꼬마아이지만 참 기특하고 예뻐보였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저는 '그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모르는 아줌마.'일텐데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면 꼭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하더라구요.
처음엔 얘가 나를 아나.. 싶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인사를 하니 저도 웃으면서 같이 인사를 하게 되었어요.
 
앞집이 이사온지 3개월정도 되었는데, 그 사이에 앞집 아이들 이름과 생일까지 알게 되었구요,
아래옆집이 이사온지 6개월? 정도 되었는데, 그집 아이들이 어느 초등학교 몇학년 몇반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만삭이었을때 코너에서 튀어나온 자전거하고 부딪혔는데 타고있던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무릎을 꿇다시피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바람에
아픈것도 잊고 난 괜찮으니 학생 다친곳은 어떠냐고 물어봤네요.
저랑 부딪히는 바람에 넘어져서 무릎이랑 팔꿈치를 깨먹었거든요.
 
또 한번은 힙시트를 하고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뛰어오더니 도와드릴게요! 라면서 엘레베이터까지 짐을 들어주기도 했어요.
 
요즘 참 이래저래 안좋은 소식도 많고, 예의는 둘째치고 기본마저 내팽개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소식 들으면서 세상이 어찌 이렇게 흉흉해졌나, 정말 점점 미쳐가는구나 싶다가도
단지 내의 우리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져요.
 
밝고, 예의바르고, 남에게 도움이 되려는 아이들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불어 이런 아이들로 자라게 해준 부모님들께도 괜히 고맙더라구요.
 
이런 동네에서 아이를 키우니, 저 또한 제 아이를 저런 아이로 자라게 키워야겠어요.
좋은 동네에 살고 있는걸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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