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예정일이네요. 아침에 일어나 걷는데 주륵-하길래 드디어??하고 기대하면서 병원갔는데 분비물이래요ㅠ 초음파하고 내진하고 태동검사하고. 골반사이에 아기가 머리를 딱 끼우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못끼우고 이리갈까 저리갈까 떠있는 상태이고 하늘을 보고 있다네요. 미약한 진통도 있다하니 시동걸렸을때 발동걸자-더이상 기다리는건 의미없을것 같다고. 오늘 결단내자 하셔서 일단 집으로 갔다 2시에 입원하기로 했어요.
예전 신랑 직장 그대로였으면 출산휴가 4일에 연차까지 해서 일주일 쉴 예정이었는데 출산을 앞두고 갑자기 회사는 폐업. 다른곳으로 한달간 계약으로 일을 하기로 한 상황이라 출산을 해도 하루밖에 못쉰다고 하네요. 예정일은 다가오는데 가진통도 없고. . 친정엄마가 안계시니 신랑아니면 패드갈아줄 사람도 없고 혼자 움직이려면 자연분만을 해야 하는데. . 혼자 초조하고. . 일주일간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유도분만 잡고오니 차라리 마음은 편하네요.
유도분만 잡긴했지만 자궁은 잘 열릴지. 아기는 잘 내려올지. 친한친구녀석 와이프도 진통없어서 촉진제맞고도 실패해 제왕절개를 했다하고. 초산은 경산에 비해 유도성공율이 낮다하니. . 이래저래 걱정이고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신랑을 언제 쉬라고 해야 하는지 그 걱정부터 하고 있네요.
어찌보면 별거 아닌데 그냥 좀 서럽더라구요. 친정엄마가 안계신다는게. . 성인되고부터 그닥 신경안쓰며 살아왔는데 임신하고나니 이렇게 엄마생각이 간절해져요. . 신랑은 오늘 퇴근후 7시경에나 도착할거고. 밤새 촉진제맞고도 실패하면 다음날 또 시도하거나 제왕날짜를 잡거나 해야 할텐데. 오늘 실패하면 당장 내일은 신랑 출근시키고 혼자 병원에 있어야 할텐데.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고 남한테 잘 의지하지 않고 혼자 결정하고 행동하는게 편하고 당연하다 생각해왔는데. 출산에 관해서는 그게 안되네요. 그냥 병실에 혼자 있을 생각하니 마냥 서러워요;ㅜㅜ 친구들은 다들 출근하거나 애 봐야하고 신랑없다하면 시부모님이 와계신다할것 같은데. . 속옷도 못입고 원피스환자복에 다리벌린채로 같이 있고 싶진 않네요;;; 결혼1년째인 며느리에게 시부모님이란 아무리 잘해주셔도 신랑의 부모님이고 직장상사같은 분들인지라. . 신랑은 이해못하고 혼자 있는거보다 낫지 않냐고 이해 못하겠다 하는데 그냥 이 모든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네요.
그냥 아무생각안하고 부디 아이가 짧고 굵게 팍 잘나와서 내가 쓸데없는 고민했었구나하게 만들어주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