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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기념 마누라랑 연애하던 글..
게시물ID : wedlock_33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ymph
추천 : 23
조회수 : 346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07/20 09: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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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wedlock_3282

마누라보고 이봐이봐 내가 너랑 사는 얘기를 써서 사람들이 좋아해라고 했더니..
영어버전이 없다며 영어버전으로도 쓰라며 혼이 나갈 소리를 하네요..

그냥 마누라랑 연애하기 전..
뭐 그냥 제 기억에 있는 몇가지 에피만 쓸게요..

1. 전 회사에서 저희 팀과 저희부서를 관리하는 매니저 말고 별로 교류를 안하는 전형적인 아시안인데요..(수학은 못하지만)
   그 해롤드와 쿠마에 존조보단 조금더 활동적인? ㅎㅎ
   딱 한명 리셉션 데스크에 있는 중국계 미국인 아가씨랑 무척 친하게 지냈어요..
   이 친구는 파견직이라서 일은 고달프지만 처우는 그닥 안 좋은..아시안이라서 동질감도 좀 있었구요..
   하여간 이 친구랑 제가 회사근처의 카페에서 서로 단골인거 알고 좀 친해게 지냈는데요..
   보통 여자분들이랑은 제가 좀 머쓱머쓱거리는게 있는데 남자친구 있는분들이랑은 되게 쉽게 친해지더라고요
   이분도 멋진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하여간 그래선가 부담없이 서로 조잘조잘 잘 떠들고..
   아침에 제가 출근할때 이 아가씨 아침 커피는 제가 단골카페에서 매일 사다주고..
   이 친구는 그 보답으로 저한테 간식 매일매일 챙겨줬어요 남들보면 사귀는거 아니냐고 할정도로 오해도 많이 받고..
   
    하여간 인턴2였던 제 마누라가 몇번 그걸 보더니 저랑 저 리셉션 데스크의 아가씨랑 사귀는거냐고 해서..
   '아니 쟤 잘생긴 남자친구가 있어..저런 애가 뭐하러 나같은 늙은 아저씨랑 사귀냐?' 했더니..
    떨떠름한 얼굴로 '아저씨 자존감이 너무 없네 너 정도면 됐지 뭘..' 하는거에요
    '그럼 넌? 내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래?' 했더니 '아저씨 심각하게 생각좀 해볼게요' 이러는거에요 ㅋㅋㅋ
    제가 급당황해서 'Are u out of your mind, if somebody like me asks that, just say no. Don't even think about it'
    해석하자면 '너 미쳤냐, 나같은 놈이 그런거 물어보면 바로바로 아니라고 하는거야..생각하는척도 하지말라고' 
    하면서 둘이 낄낄댔죠...

2. 일주일에 한번씩 제가 우리팀애들 델고 커피 마시러 갑니다.
   팀이 좀 남탕이라 우중충하기도 하고, 위에서 푸쉬도 적지만 따라서 파워도 별로 없는 그냥 그런 부서라서..
   우리끼리라도 으쌰으쌰잘해보자라고..제가 그냥 강제적으로 델고갑니다..
   하여간 보통은 게임 얘기, 여자랑 데이트한 얘기, 야한 농담 이런 고딩때 할것 같은 얘기만 하다가..
   여자 인턴들까지 데리고 가니 화기애애한 분위기..

    마누라한테 들이대는 막내..
   자기 여자친구랑 고민같은거 인턴1한테 물어보는 녀석..
   막 친구들이랑 소개팅하자고 바람잡는 녀석..썸타는 여자에게 선물 뭐사줘야되나 물어보는 녀석..
   
   전 그냥 그런 모습보다 보니 아 이건 늙은이가 낄자리가 아니구나 하면서 계산이나 하고..
   이어폰이나 조용히 꼽고 구석에 앉아서 커피나 즐기고 있는데 울 마누라가..
   '똑똑 머 들으세요?' 하고 귀찮게 하길래..'너같은 애는 모르는 어른음악'하고 정색했더니..
   '저도 좋은거 많이 듣거든요!!!' 하길래..'저스틴 비버?' 라고 했더니 막 깔깔대더군요..
   그 때 듣던 음악이 Ramsey Lewis Trio - The 'In' Crowd 였는데
   제가 귀찮아서 그냥 이어폰 한짝 떼서 훅 불고 귀에 꼽아줬더니..
   조용히 마누라가 턱 괴고 앉아서 듣더라고요..그때 저도 모르게 마누라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담쓰담해줬는데..
   주위가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봐서 제가 흠칫하고 그만했죠..(잘못하면 성희롱감)
   나중에 안 얘기지만 마누라가 그 재즈음악이 너무 좋아서 이런 음악 듣는 사람도 좋네 라고 하더군요..

3. 금욜날 미국은 보통 일찍 퇴근하는데 보통 직원들이 점심도 안먹고 부리나케 끝내고 3시반정도부터 퇴근을 합니다.
   저도 보통 금욜날 점심 대충 에너지바나 먹고 빨리 일 마치고 퇴근하려는데..
   마누라가 블루베리 머핀을 하나 가져오면서(지가 산것도 아님 회사 부엌에 있는거임)
   금욜인데 아저씨 모하세요 합니다.
   '나 코스코 가야돼 집에 아무것도 없어! 치킨베이크 사서 집에가서 맥주마실 생각에 흐뭇하다'했더니
   '아저씨 혼자 사는데 코스코가서 장을 봐요?' 하며 놀랍니다.
   'ㅇㅇ 왜? 코스코 고기가 질이 젤 좋고 난 우유도 많이 마셔서 우유만 사도 코스코는 남는장사라고..'
   (참고로 우유 2갤런짜리 두통이 코스코에선 $5.50정도 보통 상점의 반가격)
   '와 난 코스코 가 본적이 없어요. 사고 싶은거 많은데..저도 따라가도 되요?'
   '넌 금욜인데 데이트약속도 왜 없냐? 술집이나 가지 왜?'
    '내가 치킨베이큰지 먼지 사줄게요 델고가줘요 ㅎㅎ' 해서 퇴근하고 걔 집에 차끌고 데리러갔더니..
    같이 사는 룸메랑 나옵니다. 아 이건 뭔가 혹이 더 붙었네..
    그래도 젊은 아가씨 두명이랑 코스코 가는길이 나쁘진 않더라고요..
    둘이 재잘재잘 대면서 코스코에서 우와우와 너무 싸다 라는거 보는데 왜케 아빠웃음이 나오던지..
    둘이 물건 산거보고 아 이건 짐꾼으로 델고온거네..라며 후회했지만..
    
    하여간 나오는 길에 푸드코트에서 셋이니까 피자 한판 사고..
    걔네 아파트에 들러서 짐내려주고 나 피자 두조각만 떼서 싸줘 라고 집에 가려는데
    에이 아저씨 울집에 맥주 많아요 울집에서 같이 먹어요 하길래..
    '여자사는 집에 함부로 가는거 아닌데?' 라며 훈계했는데 둘이 이 아저씨가 제정신인가 하는 표정으로 보길래
    그냥 들어가서 맥주랑 피자랑 잘 먹고 세시간인가 막 재잘재잘대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마누라가 그러는데 그 날 룸메를 델고 코스코같이 간 이유가..
    저한테 좀 맘이 있었는데 사람이 어떤가 친구한테 살펴달라고 같이 델고 나온거더라고요..ㅎㅎㅎ
    이건 한국여자분들이나 미국이나 똑같은듯..
    친구가 '그 아저씨 좀 못생겼는데, 성격은 맘에 든다'라고 했다나 말았다나 ㅜㅜ
    지금도 그 친구 가끔 울집에 놀러오는데 제 마누라보고 니가 아까워란 소리를..ㅜㅜ

4. 발렌타인 근처때는 저의 부서도 바쁘고 인턴도 끝물무렵이라 잘 안마주치게 되는데요..
   측은지심인지 뭔지 몰라도...마누라가 점심때 쪼꼬렛을 주더라고요..
    미국문화가 초콜렛 주고 받는게 잘 없는데..그냥 발렌타인이라면 연인이면 좋은데가서 저녁먹고 뽀뽀나 하고 그게 다인데..
    뭐 좀 검색을 했나보더라고요 기특한것!
  
    머 좀 친하게 지냈지만 놀리기도 많이 놀려먹었고..
   말없이 포스트잍으로 인스트럭션 줄때도 많았고 그랬었는데..
   점심 먹으러 가기전에 쫓아와서 주더라고요. 

    그래서 고맙다고 팀한테 돌릴라믄 돈 많이 썼겠네 인턴 마치기전에 점심 사줄께 이랬더니.. 
   "It's not meaningless, take me dinner at fancy place" -'아저씨 이거 의미없이 준거 아니에요, 좋은데가서 저녁사줘요'
   라고 하더라고요 ㅎㅎㅎ
   
   그래서 다 늙은 노총각이 조심스레 연애 시작하게 됐죠 ㅎㅎ
   저 문구가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서 마누라랑 요새 무슨 대화하다가 머 시킬일 있으면 엉덩이 두들기면서
   'it's not meaningless, do dishes plz' -> 엉덩이 두들기는게 의미없지않아 가서 설겆이좀 해라 하면서
   막 놀려먹곤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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