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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나의, 마음 속의 해와 달(Shangri-La). 러브라이브에게
게시물ID : animation_394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raminious
추천 : 6
조회수 : 26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7/21 01:48:38
 저는 비루하나마 글을 쓰겠다고 어릴 적부터 마음먹은 사람입니다. 아마,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참 판타지 소설과 애니에 심취해 있을 때였네요.

 '이 감동을 전하고 싶다.' 이 신념만이 저를 강하게 이끌었고, 그 나이대 어린아이의 망상에 불과하나마 웬만큼 두꺼운 분량으로 한 권 정도 되는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에 쫓겨 소설은 프롤로거(프롤로그만 주구장창 써내고 정작 집중은 못하는...)에, 시는 배울 곳이 없어 다람쥐 쳇바퀴만 지칠 때까지...이 때는 공부하는 시간 빼면 생각하는 시간이다 보니, 되게 여러 종류의 글을 썼네요. 하지만 이 때에도 드러나는 제 글의 특징은, 바로 '무작정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희망'이었습니다. 다른 것보다는, 그저 싫은 게 싫었을 뿐이니까요....

 이쯤되면 '아니, 도대체 러브라이브 얘기는 어디로 가고 니 인생사만 주저리 써놓느냐!' 라는 생각이 드실 참이라 예상하니, 슬슬 본문으로 넘어가 볼까요.

 제가 언제 저 스스로 이렇게 말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짐작은 가지 않네요. 러브라이브를 처음 접한 그, 애니메이션 1기 2기를 보며 손발이 오그라들던 그 순간일까요. 극장판 이후일까요. 그도 아니면 가장 최근, 파이널 라이브가 끝나버린 그 이후의 순간일까요.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저는 러브라이브라는 작품에서 제 글의 갈 길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려고 했던, 제가 남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 모든 것들이....거기에 있었어요. 울고 웃고, 꺾이고 또 일어나고. 그 빛을 누구나 쥘 수 있음을요.

 뮤즈나 아쿠아 아이들이 꿈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제가 떠오릅니다. 내가 만약 떼를 써서라도 예고 문창과에 진학했더라면, 하구요. 지금도 물론 후회하지 않습니다. 공부가 그리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운 좋게 수능 대박을 터뜨려 흔히들 말하는 in서울, 상위 5퍼센트의 인재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까요.

 헛소리가 길었네요. 여러분들도 다들 하나씩 있을, 그런 if적인 후회입니다.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혹시...하는 그런 것들이죠.

 그래서 후회만 하고 있을 거냐. 그건 또 아니라 이 말씀입니다. 중고등학생이 아니라고 우리가 빛을 쫓아갈 수 없겠습니까. 아니죠, 빛은 인간을 위한 것이에요. 제 글은 그렇게 길이 잡힌 것 같습니다.

 이 순수하디 순수한 생각에서의 변화라면....역시 군대네요. 사실 상근이라 꿀빨 거는 꿀 빨고, 힘든 건 같이 힘들어하고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시는 동사무소 상근이 아니라 현역과 같이 근무하는 해안 상근이었거든요. 환경의 열악으로 인한 일부 인간의 저열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군대 계급제 때문에 이도 많이 갈았습니다만, 나올 때 쯤에는 그래도 하나는 얻고 가더군요.

 절대로 빛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한 삶을 바쳐 진흙탕에 구르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본 이 빛을 남들에게도 전해 줄 거라고. 그리고, 또, 그 빛이...우리도 그 빛이 될 수 있다고...

 샹그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흔히들 영원불멸의 이상향으로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그 말입니다. 이 말은 티베트어이고, 본뜻은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고 하네요. 처음 이 단어를 알았을 땐 그렇구나...했지만, 이렇게 적절하게 쓸 날이 오네요.

 어느새 제게도 마음 속의 해와 달이 생긴 겁니다.

 저는 제가 봐도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공부한 거 밖에 없는 놈입니다. 그것 빼고눈 부모님에게도 죽어라 거스르고, 인간관계는 코딱지만하고, 제 손으로 스스로 돈 벌기는 죽어도 싫어하고. 성격이나 가치관이 뛰어난 것도 아니야. 어딜 어떻게 봐도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놈입니다. 제 닉도 거기서 파생된 거라고 봐도 좋으세요. 사람이에요 사람.

 하지만 그런 저에게도 빛이 있고, 해와 달이 있습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빛에 이끌리게 되어 있어요. 저는 말로나마 밥과 김치만 먹고라도 살 수 있으면 글을 쓰며 살고 싶은 사람이에요. 물론 최소한의 희망인지라 따로 먹고 살 길을 찾아나서긴 합니다만. 만약 제게 단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라고 말한다면 전 끝내 글을 쓸 겁니다. 저는 글에서 빛을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펜을 쥐는 내내 이 기치를 높게 받들어, 꺾이더라도 꺾인 깃대나마 흔들고 싶은 게 이 마음입니다.

 ㅋㅋ...딴 얘기로 조금 새 보자면, 솔직히 말해 러브라이브라는 컨텐츠가 그렇게 문학적으로 뛰어난 건 절대 아닙니다. 개연성은 개판이지, 누구는 미소녀 동물원이라고까지 칭하더군요. 재패니메이션이 다 그렇죠 뭐. 근데 개연성이 개판이고, 미소녀 동물원이고. 그래서 끝입니까? 그것도 절대 아니라는 거죠.

 간단한 예를 봅시다. 아메야메. 호노카가 이렇게 말하니까 장대처럼 쏟아지던 비가 한 순간에 그칩니다. 말이 안 되죠 ㅋㅋㅋ하지만 이 장면은 러브라이브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빛을 찾아 헤매는 자에게 주어진 기적. 이게 러브라이브가 아니면 무엇이 러브라이브겠습니까? 스쿨 아이돌의 ㅇ도 몰랐던 학생 9명이 모여 스쿨 아이돌의 정점에 섰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개연성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 바닥은 개연성을 읽는 판이 아니니까요. 음...써놓고 보니까 칭찬이 아닌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절대로 놓지 않을 겁니다. 빛은 있고, 이 마음 속에도 해와 달이 있습니다. 핸드폰으로 써서 그런지 글이 두서가 없습니다만, 다만 이렇게나마 마무리짓고 싶을 뿐이네요.

 여러분들에게도 보이실 겁니다. 샹그리라.
 함께 쫓아가시지 않을래요? 저기에 빛이 있어요. 당신이 특별하든, 특별하지 않든 상관없이.
 짓밟혀 넘어지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꿈이라는 빛을 향해 불나방처럼이라도 달려드는 게 인간의 의의입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빛이 있기에 그곳으로 달려가는 겁니다.

 그걸 가르쳐준 러브라이브에게, 오늘은 평소보다도 더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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