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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계를 보며 서글픈 이유
게시물ID : comics_9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뮤
추천 : 7
조회수 : 37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22 13: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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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건 제 생각이고, 또한 저 역시 장르 소설가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그저 제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털어 놓아봅니다.


과거 공장제 만화로 인한 진절머리 난 독자들. 그리고 불법 복제가 만연한 가운데.


과거 만화계는 몰락이라는 말이 다름 없을 정도로, 아주 극소수의 만화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만화 시장에서 거의 떨어져 나갔습니다.


지금 덴마를 연재하는 양형, 고수를 연재하는 문정후 작가, 아일랜드를 현재 연재하는 윤인환/양경일 작가분.


거의 이정도가 과거 만화계의 몰락이라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최고참 작가들입니다.


그야말로 진짜 날고 기는, 지금으로 따지면 할아브의 김규삼 급 포스를 풍기는 작가들이죠.


문정후 작가는 지금도 정상급 인기도로 과거 만화계의 거장이었다는 사실을 역력하게 증명합니다.


살아남기 시리즈와 초한지로 알게 되었을 정도고, 저보다 나이 많은 독자들은 용비불패로 알게 되었죠.


하지만 여기서 몰락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만화계는 이미 한 번 몰락했습니다.


양질의 작가들은 모두 사라지고, 진짜 먹고 살기 힘들어도 놓치지 않는 작가들만이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노릇입니다.


문정후 작가가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만화를 그리지 못 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웹툰이라는 참신한 서비스가 하나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만화를 공짜로 보여준다는 사실에 그렇게 흥하리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웹툰이라는 서비스는 저희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만화계에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몰락한 만화계의 새로운 활로.


죽었던 만화계가, 웹툰이라는 서비스로 이제 재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야말로 기사회생이라는 말이 따로 없죠.


대중화된 소통 방식, 그리고 좀 더 많은 플랫폼.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만화계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만화계는 다시 한 번 제약당할 뻔 했습니다.


바로 방통의 규제.


이에 많은 작가들이 이건 만화계를 죽이는 일이라고 다들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많은 독자들은 긍정했고, 결과적으로 독자와 작가 힘을 합쳐 규제를 물리쳤습니다.


단순 소비자와 생산자라는 관계를 뛰어넘어, 마치 끈끈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작가와 독자가 친구처럼 끈끈한 관계를 누린 것도 아니고, 때로는 사이나쁜 친구처럼 으르렁 다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작가와 독자는 서로를 친구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고, 참 착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부의 작가들은 저희를 친구라 여기지 않고, 개돼지 취급을 하더군요.


명백한 작가의 기만 행위에, 저희들은 성이 났습니다.


단순히 화가 난 것을 넘어, 이때까지 친구로 여긴 자의 기만과 배신은 이때까지 지켜온 저희들의 친분을 거센 분노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더 서글픈 것은 무엇인지 아십니까?


논란이 되는 작가 말고, 다른 모든 작가들은 그저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저 불똥이 자신의 곁에 튀지 않길 바라며.


그럴 수도 있다 여겼습니다.


왜냐면 그들에게도 나름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들도 원치 못하는 사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 중 의로운 이들은 이 당연한 불의에 잘못되었다 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이 자정작용을 하며 질나쁜 이들을 걸러 낼 줄 알았습니다.


다시 독자들을 위해, 질 나쁜 암덩어리들을 스스로 배척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4일이 지난 지금, 어떠한 이도 아무런 말이 없군요.


생계가 위협적이기에 들고 일어났던 것은 그저 기만이었습니까?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지금 암덩이 덕에 만화계라는, 웹툰이라는 시장이 조금씩 다시 축소되고, 작가와 독자라는 관계가 친구 아닌, 싸구려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가 된 것 같아서 더 서글프군요.


침묵은...


방관입니다.


그걸 기억해 주십시오.


누군가 제발 이들에게 잘못했다고 말해주십시오.


그때, 그 당시 저희들을 이용한 것은 서로가 친구이고 공생하는 관계 아니였습니까?


그런데 이제 그런 기분을 더는 못 느낄 것 같군요.


침묵하는 이들로 인해.


최소한... 누군가는 저들의 세상에 돌을 던지고 훈계할 줄 알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비루한 겁쟁이들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먹고 살기 급급한...


서글픈 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제발 저들에게 잘못했다 꾸짖어 주었으면 바랍니다. 그때의 내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줬으면 합니다.

저희는 친구가 아니었습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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