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와서 여행갔을때 사진보다가 비행기 옆좌석에 앉으셨던
재밌는 외국인 아저씨 한 분 이 생각나서 에피소드 몇개 써볼게요 ㅋ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음슴체ㅋ
1.
여행 경비가 넉넉치 않던 난 러시아 항공을 탐ㅋ
인천-모스크바(환승)-런던 코스
모스크바에서 환승 대기시간 까지 포함하면 17시간 정도ㄷㄷㄷㄷ
러시아항공... 한국사람은 거의 없었고 앉으면 무릎이 앞좌석에 닿을 정도로 촘촘함
벌집도 이것보단 넓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투덜거리다 보니 기내식을 나눠주는데
"%&^&*(%^@#$@#% 칰힌 오아 퓌쉬?"
"ㅊ...칰힌"
"&*&*$%#%^ 애아뽈 오아 어뤤쥐?"
"애..애쁠.."
했더니 내앞에 치킨요리랑 사과주스가!!
엌ㅋㅋㅋㅋㅋㅋㅋㅋ나 영어 천잰줄 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영어가 들려요!!!
혼자 기뻐서 히죽거리고 있으니까 옆에 앉은 덩치큰 외국인 아저씨가
'이 새낀 뭐지...ㅄ인가..' 라는 눈으로 날 보고 계심
이게 이 아저씨와의 첫 대면이었음
2.
사실 이 때 비행기 태어나서 처음 타는거였음
아무것도 모르고 창 밖보면서 가야징! 하는 마음에 창가로 티켓팅 했음 ㅋㅋㅋ
비행기 타서 기내식도 먹었겠다 꾸벅꾸벅 졸다가 급 배가 아프기 시작함ㅜㅜㅜㅜㅜ
내옆에는 커다란 외국인(아마 러시아인)아저씨가 주무시고 계심
자는데 깨우기도 미안하고 좁아서 어떻게 조용히 빠져 나갈수도 없고 ㅠㅠㅠ
영어로 말해야 된다는 것도 부담 스럽고 ㅠㅠㅠㅠ
고민고민 하다가 계획을 하나 짰음ㅋ
자다가 깨면 작은거든 큰거든 대부분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잖음?ㅋㅋㅋㅋ
자는척하고 무릎으로 이 아저씨를 툭툭쳐서 깨운뒤에
화장실 가면 따라가기롴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쏴뤼 아윌 패쓰" 이거면 되는거를 ㅋㅋㅋㅋㅋ
한 5분? 작전수행 하니까 아저씨 일어나서 투덜거리더니 화장실 가길래
이 때다!!!!!! 싶어서 신나서 화장실 갔다옴ㅋ
밀어내기 한판승부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니까 아저씨 이미 앉아 계셨는데 날 보더니
벌떡 일어나서 손짓으로 들어가라고 해주심ㅜㅜ 작게 thㅐㅇ 큐 하고 앉았는데
아저씨 옆에 앉더니 날 보고 웃으시면서
"Next, just wake me up"(담엔 나 그냥 깨우셈ㅋ)
아저씬 다 알고 있었엉ㅠㅜㅠㅜㅠㅜ
3.
위의 사건 때문에 옆에 앉은 아저씨는 내가 재밌었는지 웃겼는지(화안내셔서 다행..)
자꾸 말을 거심.. 근데 난 못알아들음ㅋ
내가 별 반응이 없자 재미 없으셨는지 더이상 말을 안거심
그리고 아저씨도 나도 잠들었는데
몇시간 정도 자다가 비행기 창문으로 너무 환한 빛이 들어와서
아저씨도 나도 깸
창밖을 보니 구름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새하얗게 펼쳐진 설원!!!
와 러시아구나!!! 기쁜 마음에 같이 창밖을 보던 아저씨한테
"스노우! 스노우!!" 했더니.....
"oh.... that's cloud.."(저거 구름임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름위를 날고있던거였는데 난 구름보고 눈인줄알고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란병신 바보병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저씨 빵터지고....나는 어버버ㅓ..ㅠㅠ
나중에 모스크바 도착했을때 아저씨가 창밖가리키면서
"that's a real snow"(저게 진짜 눈임ㅋㅋㅋㅋ)
하면서 막 웃으시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행기 내리실 땐 "nice trip, snow man!" 이라고 놀리셔서ㅋㅋㅋㅋㅋ
나도 웃으면서 "스바시바~!" 했음 ㅋㅋㅋㅋ
글 쓰는게 생각보다 시간도 잘가고 재밋네요 추억도 새록새록ㅋ
이것말고도 여행하면서 재밌던 일들이 많았는데 잠안올때 심심할때 조금씩 써야겟네용 ㅋ
그나저나 그 때 아저씨랑 사진이라도 한장 찍을걸 그랬네요..ㅠ
마무릴.. 어떻게.. 해야 되죠..?
몰라...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