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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자꾸 손님에게 말을 붙이는 이유
게시물ID : sisa_745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남동맥크리
추천 : 0/5
조회수 : 121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22 14:45:43
여러분은 한번쯤 수다쟁이 택시 기사로 인해 짜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그런 분들 있잖아요.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 같은 것들을 거리낌 없이 손님에게 말하는 사람들요.

그분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손님에게 자신이 중요한 사람, 의미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은 겁니다. 그게 아니면 최소한
자신이 흥미진진한 대화상대 정도는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물론 결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냅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괴롭죠. 
솔직히 택시기사들이 하는 말의 대부분은 정치적 견해라고 불러주기에도 낯뜨거운 것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어합니다.
이런 성향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보편적인 욕망이에요.
하지만 이 성향은 너무 자주,
사유를 멈추게 합니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정말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겠지?
이 생각이 주는 달콤함이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내가 열심히 메갈러들을 까면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겠지?
어? 정의당이 메갈러를 두둔하네? 이럴때 정의당을 까면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겠지?

여기에는 무슨 생각이나 신념같은 것들은 별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요.
이 순간 
내가
의미있는 사람,
괜찮은 사람이고 싶은 욕망이 작동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정의당 까면서 지지철회하겠다는 사람들이 뭐 얼마나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문제나 여성문제, 이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문제에 관해서 뭐 얼마나 생각을 해봤겠어요.

만약 그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인 이 사건의 핵심이슈라 할 수 있는,
노동시장에서의 부당한 대우란 무엇인가? 왜 어떤건 부당하고 어떤건 정당한가?
에 관해서 나름의 생각을 밝히겠죠.

자신이 메갈러들을 혐오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듯 행동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 문제에 관해서 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
그들에겐 내가 메갈러를 혐오하는 괜찮은 사람임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니까요.

정말 안타깝게도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고 싶고, 의미있는 사람이고 싶은 이 성향은 너무 자주,
사유를 멈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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