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에 첫눈이 오던날
연거푸 매연을 품어내던 도로도
아이들의 환한웃음소리가 넘쳐나던 학교에도
형형색색 반짝이던 서울도심에
하얀눈이 온 세상을 덮어버렸다.
내 마음도 눈에 덮여 얼어붙었는지
메마른 사막같았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 내 마음은 눈녹듯 녹아버렸다.
10시10분의 진한 아이라인
뽀얀피부
오똑한 코
갸냘픈 팔선
삐적마른 몸매는 아니었지만
푸근했던 그녀의 실루엣
내가 아닌 다른 남자들도 설레게할
그녀의 모습이었다.
한권의 소설처럼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있었을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
나는 용기내어
말을 붙여보았지만
의외로 그녀는 차가웠다.
휴대폰 번호를 물어봤지만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운명인가보다.
대방동 한증막 중앙하이츠 앞
날 설레게 했던 그녀는..
내일이면 아마 사라져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