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들은 모두 메갈 비판론을 펼치는 이유가 뭘까요 웃기게도 메갈리아나 워마드가 페미니즘을 깃발로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깃발 아래 뭐가 있는지 보고 판단하지 않고 혹은 보더라도 깃발 자체에 대한 의심 없이 남성 혐오와 미러링을 페미니즘의 방법론으로 인정해버렸기 때문에 각자의 진영 논리에 따라 줄을 서고 있는 겁니다 진보 쪽에 가까웠던 오유 다수 유저들은 그래서 당황스럽죠 늘 퍼오던 만평의 신문사가 애정을 듬뿍 주던 전직 정치인이 참여한 진보정당이 메갈 편을 들고 늘 쓰레기 취급하던 조선동아가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니 의아하고 적응이 안 되죠 메갈이나 워마드가 페미니즘의 깃발을 거는 순간 두 진영이 그냥 줄 선 겁니다 그 속의 진짜 내용은 안 중요했던 거죠 진보는 친페미 보수는 반페미에 일단 서고 그 다음 자신들의 스탠스에 맞는 근거 논리들을 진보는 메갈에서 얻고 보수는 디씨나 오유에서 얻어가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사안 때문에 진보정당과 등 돌리고 보수언론에 환호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정당을 움직이는 주로 50대 정도의 실권자들은 실제로 인터넷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메갈리아가 어떤 사이트고 왜 페미니즘이 아닌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미 당내에 들어와 있는 여성운동가들이 메갈을 옹호하는 상황이라면 운동가들의 의견을 더 중시할 겁니다 여성운동가들은 실체가 어떻든 페미니즘이 이렇게 대중들에게 널리 계몽된 적이 없기에 메갈이나 워마드에서 페미니즘의 깃발을 건 이상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 늘 고독한 투쟁이었을테니까요
그래서 오유에 제안 하나 해봅니다
오유는 원래도 여혐사이트가 아니었고 성별이든 지역이든 혐오 자체를 싫어하며 진보적인 성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진보언론들과 진보정당들이 헷갈리지 않게 만들어주고 진짜 페미니스트들이 메갈과 워마드 말고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유에서도 능력자분이 계시면 girls do not need a prince 로고에 오늘의 유머는 양성평등을 지지하며 여성들의 주체적 삶을 응원합니다 오늘의 유머는 모든 사회적 혐오를 반대합니다 라고 배너를 만들어 유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중들이 보기에 정상적인 페미니즘 ㅡ 양성평등론을 오유가 주장하면 진보언론과 진보정당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스탠스가 정말 웃기게 되어 버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