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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목손...
게시물ID : humorstory_123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rchee
추천 : 11
조회수 : 35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6/08/22 15:33:11

전 지금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그라목손에 대한 얘기가 많이 올라오길래 저도 그냥 제가 느낀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님은 간호사시구요. 아, 어머님은 좀 어색해서그냥 엄마라고 하겠습니다.

엄마는 결혼전부터 계속 일을 하셨기 때문에 꽤 오랜기간 병원생활을 하시며 이런저런일이 있으셨습니다.




제가 그라목손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께 하자, 엄마가 겪었던 일들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의사들 인턴하듯, 간호사들도 실습을 합니다.

엄마가 처음 실습을 나갔을때, 응급실이셨습니다. 원래 겁이 좀 많으신 분이라 되게 무서워하셨대요.

그 실습때 저희 동생쯤 대는 남자아이가 뛰어와서 엄마손을 붙잡고,

"우리엄마좀 살려주세요, 우리엄마 좀 살려주세요"

하더랍니다. 

아이에게 얼른 엄마 모셔오라고 했더니 잠시후 술취한 아이아빠와 동네 사람들이 부축해서 데려왔대요.

아이 엄마는 제초제, 그라목손을 마셨던 모양입니다.

그때 엄마는 경험도 없고 잘 몰라서, 시키는 대로 환자의 바이탈을 했답니다.
[이게 뭔소릴까요;; 바이탈이 뭔지 알려주세요;;]

그때 아이 엄마는 멀쩡해보여서, 엄마는 별 걱정없이 바이탈을 했더래요.

그리고 돌아서서 응급실을 한바퀴 돌고 올쯤? 한 그때쯤 뒤에서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선배간호사들과 의사선생님들이 비명을 막 지르면서 얼른 오라고 막 하셨대요.

가봤더니 환자는 사색이 되어 있었고 아이는 울고있고, 간호사와 의사들은 엄마에게 그 전기충격기? 아무튼 그걸 가져오라고 하더랩니다.

엄마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그렇게 된게 너무 무서워서 처치실 구석으로 도망갔대요.

너무너무 무서워서 막 우는데 감독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학생, 무섭지? 원래 제초제가 저래."

"제가요TAT 바이탈 할때는 멀쩡했거든요? 근데요. 진짜 멀쩡했어요, 엉엉"

엄마는 감독선생님 뒤에 붙어서 그렇게 전기충격기를 가지러 갔더래요.

그렇게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다가 한순간에 너무너무 고통스럽게 죽더래요. 그게 이십몇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서, 너무 충격적이였다고 하시더라구요.




지금 엄마는 소아과병동 파트장이십니다. 이것저것 신경쓰실 일이 좀 많은데,

그중에 얼마전에 엄마가 아이에게 제초제를 먹이고 자기도 자살한 일이 있었댑니다.

아이는 8살, 자폐증이 있는 여자아이래요.

어떻게든 살려서 지금은 엄마계시는 병동에 입원해 있다고 합니다.

엄마는 애만 보면 슬프대요. 그라목손이라는 끔찍한 건 지금 멀쩡해보여도 언젠가 영향을 끼치니까-




그라목손에 대해 쓰신 글을 보고 든 생각은,

생으로 가족을 보내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 하는겁니다.

생판 남인 엄마가, 지금은 강심장이 되신 엄마가
[재작년에 발바닥 찢어져서 응급실 갔는데 "꼬매면 되겠네"그러고 올라가셨던 분입니다]

지금도 기억할만큼 끔찍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면서 죽는일- 그건 진짜...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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