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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고객(독자)들의 눈치(?)를 본 역사
게시물ID : comics_16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무신껌
추천 : 5
조회수 : 77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28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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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뭐, 이제는 이 문제의 판이 너무 커져서 일부 작가와 화백들의 독자 무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그냥 이 일이 터지고 나서 생각난 것들을 쓰려고 합니다.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저는 지난 번 이탈리아에 방문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여행에서 이것저것 다 하려다가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행의 주제를 역사/문화 탐방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경비와 시간도 대부분 도시 사이의 이동하는 차비와 가이드 비용으로 제출하고 소위 명품 구입은 하나도 하지 못했습니다ㅠ 않았습니다. 

  원래 역사를 좋아하는지라 대가들의 작품과 삶의 이야기(역사)를 듣고 그들의 작품을 보는 것은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로마와 피렌체 등을 돌아다녔는데 어느 순간 작가와 그 작가들이 활동했던 도시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어마어마한 대가들, 소위 인류의 유산이 될 만한 작품들을 남겼던 화가들이 그들 작품의 의뢰인들에게 잘 보이려고 굉장히 애를 썼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화가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작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글을 쓰려고 검색해보다가 찾은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베노초 고촐리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라는 그림입니다.

Benezzo_Gozzoli_동방박사의_예배.jpg


  기독교에 대한 상식이 있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동방에서 박사들이 와서 그 탄생을 경배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대배경은 기원전과 기원후의 그 사이 어디쯤이며 장소는 이스라엘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 등장하는 동방박사와 그 일행들은 르네상스의 복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등장인물들은 사실 피렌체 사람들 이었는데, 행렬의 맨 앞에 황색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은 코시모 메디치, 그 옆에 흰말을 타고 있는 코시모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 뒤에 푸른색 머플러로 한껏 뽐낸 코시모의 부인 등 메디치 가족 구성원 이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인 메디치 가문의 가족들이 쌩뚱맞게 동방박사의 행렬에 그려진 이유는 바로 이 그림의 의뢰자가 피에로 메디치였기 때문입니다. 화가인 베노초 고촐리는 의뢰인(독자)과 그 부모님 등을 자신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대놓고 그렸습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의뢰인인 피에로 메디치의 마음에 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론에도 말했듯이 이러한 경우는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전공자가 아니라 더 이상의 예를 들지 못하지만 정말 많은 화가들이 작품을 의뢰한 고객들을 자신의 작품에 그려넣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예술가들에게는 후원자(고객)이 필요했습니다. 박물관에 걸린 그림들을 그린 역사속의 대가들이 예술가의 혼이 없어서 그들의 고객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 아님을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출처 내게 수많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설명해 준 많은 가이드 분들의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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