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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결혼식 준비는 작년 4월부터 했고, 식은 드디어 올해 5월에 키 웨스트, 플로리다에서 했습니다.
그 동안 포스팅을 하고 싶어도 오유에 여러 사고가 있으면서 자꾸 미루다가 여름도 다 가고 하니...
최근 미국도 결혼과 관련된 웨딩 사업들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젊은이들이 결혼식에 넣는 돈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들이 흔히보이네요.
그래서 최대한 작은 intimate wedding 이라던지 elopement도 많이 하는 추세이고, 재혼하는 경우에는 간단한 식만 시청에서 하는경우도 많습니다.
혹시 미국에 계시는 분들중에서 결혼에 관련된 문화라던가 궁금하신 점이 있을까 해서…(없으려나)
1년동안 준비하면서 있었던 썰들을 풀어보려합니다. 드루와 드루와
프러포즈가 어려웠다고? 어서와 결혼식준비는 처음이지?
물론 제가 식을 올린 장소도 조금 의외적이고, 개개인의 사정도 다르니 꼭 이렇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구나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고 말이 어눌하니 부드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식장 $2,000
피로연 저녁 밥값 $1,550. (팁과 세금 포함.)
글쓴이 드레스 $1,010
남편 수트 $508
기타 악세사리 $256
꽃 데코 $650
초대장 $80 (케이크는 호텔 패키지 포함.)
남편 반지 $150 글쓴이 반지 $110
리허설 장소 예약 및 밥값 총 $1,200
답례품 총 $600
패키지 사진 포함 +추가시간 $500
호텔 2박 (결혼식 당일 숙박 무료- 총 3박 4일 그 후 다른 곳으로 옮겨 3박했지만 마일리지 사용으로 무료) $557
손님들과 함께 패러세일링 (커플끼리 사진포함) $620
신부 화장+손님화장 = $750
총= $10,541
아마 돌아다니면서 군것질 외+기타 비용까지 합하면 순수비용 $12,000 정도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아낀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정신줄 놓고 써버린게 조금 후회가 되네요.
가장 잘 계획했다고 생각했던건 손님들과 함께 단체로 패러세일링 간거랑 남편 수트였구요,
의외로 굉장히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건 답례품과 반지. 저희 둘다 직업상 손에 뭐가 있으면 안되서 간단한 밴드형 반지를 한 게 좋았구요, 답례품중에
단체 선글라스가 있었는데 사진에 잘 나온것같아서 좋았습니다.
괜히 돈을 썼다고 생각하는건 역시 답례품 중 하나가 조금 이상했던가 싶고 (날짜가 적혀져 있는 카드덱)
화장이 좀... 큰 돈 쓴것치고 어차피 오징어한테 줄그었는데 뭐 달라진다고... 흑
Step 1. 함정카드
외할머니랑 스카이프를 하던 때, 갑자기 할머니 눈에 눈물이.. “그제 꿈을 꿨는데… 강 저편에서 할아버지가 이제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더라.." 음?“거기에 집도 이쁘게 지어놓고 계속 오라는데 갈수가 있나..우리 손녀 결혼식을 보고 가야하는데… 이제 갈날이 얼마 안남은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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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충격을 받아 조금 우울해져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악몽을 몇번 꾸고나니 남편도 뭔가 낌새가 이상했는지 자꾸 맘에 걸리는게 있냐고 물어봐와줘서,
결국 남편에게 할머니가 이러저러 말을 하더라, 자꾸 마음에 걸려서 기분이 좋지 않다, 하고 털어놨습니다.
“하모니 (할머니 발음이 안됨ㅋㅋㅋㅋ)가 원하면 하면되지.” 음?
그렇게 할머니의 함정카드가 발동 되었죠.
Step 2. 예산 정하기. 혼인신고는 5년전에 이미 했으니 크게 할 필요성도 못느껴 예산 $10,000정도가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웃기고있네 친정도 시댁도 다른 문화권이지만, 두개의 다른 문화권이 또다른 새로운 문화권에서 결혼을 한다는것에 많이 조심스러웠네요. 아마 결혼준비가 수월했던 이유는 친정도 시댁도 딱히 이렇게 합시다-하는 제의가 없었던 점 이였습니다.
일본은 이렇게 하고 한국은 이렇게 하니 이렇게 절충합시다가 아니라
우린 이렇게 했지만 저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 그냥 니들이 알아서 잘 지지고 볶아봐라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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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인이 결혼식에만 쓰는 평균 비용은 $26,444이고, 대부분 커플은 $10,000 정도로 예산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www.costofwedding.com 발췌)
제가 아는 미국인 친구들도 자신들이 모은 돈 + 부모님의 원조로 결혼식을 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현재 미국 웨딩 비즈니스는 너무 외향에 치중되어있어 모든것이 “한번의 완벽한 결혼”을 위한 것 이기에 뻥튀기 가격으로 책정해놓은게 너무 많아요.
많은 20대들이 결혼식 하기를 무서워하는것도 “인생 단 한번의 결혼식에서 누구보다도 예쁜 신부와 화려한 결혼식을 해야한다”라는 생각에
많은 허례허식과 말도 안되는 가격에 수긍하고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된다는거...?
물론 미국도 결혼식을 인륜대지사 정도로 여기지만, 굳이 크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인것같습니다.
Step 3. 식장 정하기
(저희가 이용한 식장/바닷가)
식장을 정하기 전에 대략적인 하객리스트를 뽑았습니다. 부부 둘다 가족 이외에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모두 해외에 있거나 다른 먼 주에 있음)
많이 낯을 가리기에ㅋㅋㅋ 가족+최소 인원만을 초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미국도 300~400명을 초대하는 아주 큰 결혼식도 있지만 대부분이 100명 내외를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듯 합니다.
40~50명을 작은 웨딩,
30명 이하는 Intimate 웨딩이라고 해서 초소형 웨딩으로 생각되고,
10명 미만은 elopement로 분류되어, 비밀 웨딩 같이..?
플래너는 저희 계획이 intimate웨딩에서도 가장 작은 결혼식이 되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거라 말했지만...그리고 그건 곧 거짓말로 드러나는데
친정이 멀기 때문에 시어머니와 식장을 보러 다니고 있는데 몇일 전 남편이 장난반 진심반으로 말했던 곳이 생각났고,
시어머니 : “재밌겠네요. 키 웨스트는 가본적이 없어요. 거기에서 결혼식을 하는건 어떤가요?”
…아니 어머니 이제와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감사ㅋ콜ㅋ
그렇게 몇날몇일 식장투어를 끝내고 차안에서 5분만에 시어머니와 협의를 끝내고 남편과 키 웨스트로 정하게 됐습니다.
시아버지는 낚시를 할수 있겠다면 기뻐하셨고, 시누이들도 주말껴서 여행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 축하해주고,
친정도 해변가가 예쁠것같다며 오랜만에 갈 키웨스트에 들떠했어요..
갑자기 덮치는 불안감과 부담감
구글검색과 웨딩사이트를 토대로 3곳의 리조트를 남편과 함께 가봤고,
해변가 건너편에 호텔과 플래너가 패키지로 되어있는 곳으로 결혼식 예약금을 지불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때가 딱 식올리기 1년 전이였네요.
미국은 약혼에서 결혼까지 1~2년 정도 걸리기에 우리가 5월에 갔을때도 (게다가 4~6월은 성수기임)
그 다음해 5월의 금,토, 일요일은 이미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였고 우리에겐 목요일과 어머니의 날 일요일빼곤 선택이 없었습니다…또르륵
그래서 일요일의 어머니의 날로 채ㅋ택ㅋ
계약서 싸인하기 전에 양쪽 집안에 의견을 물어보고, 둘다 오케이 했으니 딱히 길일을 잡거나 하는건 없었습니다.
**식장마다 다르지만 최소인원 요구사항이 대부분 30 이상인곳이 대부분이고, 호텔 같은 경우에는 작은 웨딩에 많은 제약이 붙게되더라구요.
또한 인원이 적을수록 피로연을 다른 곳에서 해야한다는 조항이 붙은 곳도 많았고, 주말은 인원이 30명 이상이여야 한다는 곳도 많았기에
식장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단지 맘에 드느냐 안 드느냐 였는데, 대부분 금/토가 가장 비싸고 목요일은 스페셜로 할인해주는곳도 많았습니다.
식장에서 피로연까지 하는 곳은 최소납금이 있어서 손님들이 최소납금 이하로 밥을 먹어도 그만큼 돈을 내야하는건 어느곳이나 똑같을테고...
호텔 식장이 가장 많이 애용되지만 (넓고, 다른 주에서 오는 손님에게 편하고, 플래너도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음식이 믿고가는수준)
역시 종교가 있는 가정에서는 교회를 선호하고 역사적 건축물에서 밤시간에 결혼식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예를 들어 해밍웨이가 생전 살던 집에서 결혼식을 할수도 있어요
작년에는 Rustic Barn wedding 이라고해서 시골 목장에서 하는 결혼식도 있으며,
와인 농장에서 하는 결혼식을 로맨틱하다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또는 근처 국립공원에서나 수족관, 동물원에서도 결혼식을 할 수 있으니 많은 옵션에서 찾아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도시에 가까이 있는 호텔들은 대부분 $3000~$4500 이였고 외곽으로 갈수록 훨씬 쌉니다.
교회같은 경우는 절차가 복잡해서 고려하지 않았고, 외곽 식장들은 $1500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고,
물론 이것 역시 지역마다 다르니, 참고만 해주셨으면 합니다
드레스 및 데코레이션, 초대장, 여러가지가 있지만 원하시는 분들이있으면 더 쓸게요. 괜히 긴 글 쓰기 민망허니허허
원맨쇼
작은 결혼식이라 준비할게 없었다고 할수 있겠지만,
오히려 작은 결혼식이라서 한사람 한사람에게 즐겁게 기억될수 있는 시간을 준비한다는게 조금 부담이였습니다.
완벽한 식은 아니였지만 5년간 기다린 보람도 있었고, 지금 앨범 만들면서 돌아보니 모두 함께 즐거웠던 시간을 보낼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어서 감사할뿐입니다. 언제 또 양가집안이 이렇게 모여서 여행을 가보겠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