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그와 만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오늘도 그가 항상 앉아서 나를 기달리던 벤치에 자전거를 세웠다. 가게에 가서 음료수 2개를 골랐다.
“녹차 2개요”
그러자 가게 남자는 항상 이상했지만, 오늘은 정도가 심한 듯 계속 우물쭈물 거리며,
“3,000원입니다. 봉지 필요하세요?”
나는 돈을 내고 아무말 없이 다시 자전거가 있는 벤치도 돌아갔다. 그가 알려준 방법으로 강을 보다,
나는 쓸쓸한 마음에 사로잡혀 다 마신 병과 아직뜯지도 않은 음료수를 거칠게 쓰레기통에 버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이 흘러 오늘은 그와 만난 지 딱 2년째 되는 날.
‘그래 오늘이 마지막이야. 오늘만 마지막으로 가보자’
그랬다. 그는 1년 전 그날 이후부터는 더는 그 벤치에 보이지 않겠댔다.
1주일, 2주일, 3주일…처음엔 '어디가 아픈가’, '나를 가지고 논건가’.. 이유를 찾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이유보단 보고 싶다는 마음만이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래서 기다렸다. 그가 나를 기다렸던 것처럼 월요일 수요일 8시 20분. 항상 우리가 만났던 시간에.
그리고 오늘 딱 1년째가 되는 날,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그 벤치를 떠났다.
그렇게 정처 없이 페달을 밟고 있을 때 문득 뒤를 돌아보니 저기 멀리서 1년 전 오늘 마지막을 보았던 자전거를 탄 남자가 내 뒤를 쫓다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똑같은 자전거가 얼마나 많은데 아닐 거야, 그래도 혹시나 몰라.' 하는 마음에 그 자전거를 따라 갔다.
그리고 그 자전거를 본 후 나는 가게 남자에게 물었다.
"저기 그 자전거 어디서 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