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을 보는건 아주 익숙하지만
보내주는 내 마음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무엇이라도 해야하기에 이렇게 글을 쓰지만
무엇도 아닌 글로 남을 것이기에 마음이 무겁다
니가 싫어서 떠나는건 아니야라는 말로
그렇게 지우지도 못할 미련만을 남기고
나는 앙금처럼 가라앉힌 마음으로
그저 홀로 위로할 수 밖에
다만 궁금한 것은
진심으로 나를 좋아했을까
너는 나에게 우선이었는데 무엇보다
나는 너에게 그 어떤 무엇이었을까
나를 좋아했다라는 말만은 사실이길 빈다
그 순간이었더라도 잠시였더라도
진심이고 진실이길 빌어본다
그것마저 거짓이라면
내가 너무 보잘것 없어지지 않을까
거짓이어도 다만 그렇다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은 이미 지나간 시간에 남겨두기로 했으니
적어도 우리 지나간 시간들이 거짓으로 얼룩지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니가 좋았고
너도 내가 좋았다
이것만으로 사랑할 수는 없었을까
니가 없는 자리에서도 사랑했던 향이 베었는데
그렇게
넌 떠났고
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