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대략 급격한 변화보다는 과거부터 해(되)오던 현재의 방식이나 상태를 고수하고자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것은 따지고 보면 변화개선에 대한 비관성향과 시행착오에 대한 귀차니즘으로 정리가 될듯 하다.
그러니까 이것은 어떤 새로운 방식은 아마도 틀린 것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설사 옳아보이는 것 조차도 왠만큼이 아니고서는 굳이 도입해서 적응하기 위한 시행착오가 귀찮은 사람들이 가질법한 생각이다.
첫째로 이들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최선의 방식을 찾는 것 보다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이다.
물론 그것이 최선이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럭저럭인 방법이더라도 그냥 추가적인 노력이나 수고가 필요 없는 익숙한 것이라면 그걸로 족하다.
왜냐하면 변화가 불안하고 두렵고 귀찮기 때문이다.
어떤 획기적으로 좋아보이는 새로운 방식이더라도,그 방식하에서 어딘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질지도 모를 가능성을 안고 있는것이 불안하고
그런것이 없더라도, 새롭게 도입되는 양식이나 방식에 재대로 충분히 적응하여 활용할수 있을지에 대해서 두렵고
그런것 조차 없더라도, 그냥 지금도 나름 괜찮은데 왜 굳이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기 위한 시행착오가 해야 하는지가 불필요한 귀찮은 것이다.
이런다고 이것이 보수주의를 폄하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다.
보수주의를 저런 기준으로 해석한다면 본인이야 말로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다.
본인의 컴퓨터는 아직도 XP에 Office는 2003이며 휴대폰은 2G이다.
상당부분이 위의 이유들 때문인데 특별히 심각하게 불편한 점은 없다.
물론 아이패드2를 쓰고 있기는 하다.
아이패드는 고심끝에 도입하였는데 활용적응하는 것이 너무 귀찮고 두렵고 힘들어서 산 이래로 iOS를 업데이트 한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최선의 방식에서의 이로움을 누리지는 못할지라도 자신들의 상태나 가치기준에서 보면 이것에는 합리적인 구석이 있다.
보수주의에는 변화개선 비관성향이라는 또다른 면이 있는데, 이것은 전통 권위주의로 발전하기 쉽다.
앞에서의 귀차니즘 보수주의자는 지금의 방식이 최선의 것이 아님은 알고 있다.
최선이 아닌 방식임에도 그것을 고수하는 이유는 쉽게 말해서 그냥 새로움에 적응하기는 것이 불필요한 귀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권위주의적 보수는, 그러니까 지금 방식자체가 선이고 거의 최선에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른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봤자 구관이 명관이라고 결국에는 지금것만 못한 것으로 판명날것이니
지금 방식에 도전하거나 그것을 바꾸려 하는데 힘빼지 말고 그냥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온 방식이 있다면, 그것은 그동안의 수많은 돌발 상황이나 문제적 상황들을 거치고도 살아남은 방식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도 나름 잘 돌아갈것이고, 뜻밖의 새로운 상황에서도 그럭저럭 작동할수 있을것이라는 예측은 잘못된것만은 아니다.
기존의 방식에 충분히 적응하여 자기 이로움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적응하는데 정신적 로딩이 많이 걸리는 중장년층들이 자연스럽게 보수주의자가 되기 쉽다.
보수주의라는 관념 자체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런 진짜 보수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무늬만 보수고 사실상 보수라는 관념을 훔쳐서 쓰고 있는 사기꾼 보수주의 선동자들과 거기에 혹해서 넘어가는 안타까운 우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