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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과 페미니즘, 그리고 메갈...
게시물ID : sisa_7507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수중
추천 : 2
조회수 : 140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02 05:16:36
요즘 베오베 중, 메갈리아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페미니즘과의 관련성을 언급하는 글들이 많이 보입니다.
크게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더군요.
 
1. 메갈은 페미니즘이 아니다, 페미니즘이 표방하는 성평등 측면에서 메갈의 행위들은 이와의 유사성이 없으며, 이들은 극단적 파시즘이다.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추구한다)
2. 메갈도 페미니즘이다. 급진적 페미니즘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집단으로, 근본적으로 여성우월주의를 실천하는 페미니스트들이다.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를 추구한다)
 
결국, '메갈이 페미니즘이냐?'라는 질문은, '페미니즘이 무엇(성평등 or 여성우월)을 표방하는가'가 규명이 된다면 논란거리는 없어질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해외'의 페미니즘은 성평등이 우세하다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이 강조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화적 페미니즘의 주류속에서 한국은 여전히 급진적 페미니즘의 프레임에 갇혀있다고 할 수 있죠.
 
 
우선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 글을 한 번 읽고 오시죠. 유명한 여성학자의 글인데, 읽어볼만 합니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6265
 
저는 위의 링크 글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일부 예시를 든 부분이나 정체성 관련 파트는 그렇지 않지만요.
전반적으로 볼 때, 젠더, 노동, 남성 중심 이데올로기, 다원주의 등등 재밌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글의 뉘앙스가 '80년대의 기준으로 남성까기'라는 데, 문제점이 있어 보여요.
 
 
현실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크고 작은 성차별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런 문제의 재생산에 있어 가부장제라는 틀 속에서 남성들이 누려온 특권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비판이론의 대가인 하버마스와 마르쿠제의 이야기를 잠시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마르크스는 여성차별의 문제를 불평등의 문제로 보았죠.
하버마스는 '남성적 특성으로서의 이성 중심주의가, 경험적이고 특별한 현상을 보편적 원리로 포괄하는 맹목성을 발현시킨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대우받는다는 것(평등)이 다른 쪽에 한쪽으로 단순하게 적응시킨다는 뜻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그렇다면 '평등'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죠.
마르쿠제는 '아버지 없는 사회'를 언급했는데, - 열렬히 신봉했던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 여성집단은 사회해방의 핵심이자 촉매집단으로 규정되었으며, 이런 여성집단의 특성은 파괴적이고 생산적 특징을 가진 남성집단이라는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죠. 단순한 남녀 평등은 여성들의 남성화를 가속화 시켜, 보다 증가된 - 남성화된 - 사람들에 의해 남성지배적인 사회 체제가 유지/재생산 될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담론들은 페미스트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여성을 주축으로 한 사회운동의 이론적 토대로서 작용하기는 했지만 명쾌한 답이 될 수는 없었어요.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에 비해 우월한 여성만이 가진 어떤 것을 탐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단순한 성평등의 주장은 결국 당금의 지배 이데올로기의 재구축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이후 등장한 문화적 페미니즘은,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죠. 여성만이 가진 특성은 기존의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을 넘어설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주었으니까요(사실 애매합니다. 여성이 남성의 것보다 우월하다는 표현이었는지는...).
길리건의 말처럼, 여성들이 가진 돌봄과 배려의 특성은 남성들에 의해 평가절하되어 왔는데, 이는 경쟁과 생산중심의 남성 사회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적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에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죠.
물론 성별 고착화로 귀결된다는 비판과 다원주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로 부터 받기도 했습죠. 하지만, 여전히 문화적/다원주의적 페미니즘이 페미니즘의 주류로 기능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여전히 양성의 평등만을 어떤 이상향 혹은 유토피아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는 위에 언급한 대로, 여성의 존재에 대한 남성 우월주의로의 회귀를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의 (급진주의적) 페미니즘은 양성 평등 그 이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가 필요하고, 또 탁상공론이나 학제적 성격이 아닌 실천적 연구나 실체적 운동을 필요로 하는 듯 합니다(위의 길리건의 페미니즘도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소개되지 않고 있죠. 사회복지관련 학과에서만 어느 정도 교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전제조건은 80년대 진보의 운동과는 거리가 있는 '젠더'측면에서의 이슈가 되어야 할 것이구요.

아마도 이런 이유로 메갈이 - 자의든 타의든 -  비빌 언덕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그렇다면, 메갈의 수뇌부는..?).
riss4u를 보니, 최근에 여성혐오에 대한 논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메갈사태로 촉발된 성차별과 남성/여성 혐오와 관련된 이슈들은 경험적 증거들로서 연구에 활용될 것이고, 또한 이는 한국형 페미니즘 이론(?)의 토대로 활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폐해를 생략한 채 여성운동으로 포장하기 쉽다는 것은, jtbc를 통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들 인지하셨으리라 생각되구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메갈의 행위는 그 자체로서 '여성운동'인 동시에, 여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반향들은 그들이 원하는 경험적 자료가 될 것일테니까요.
 
 
결론적으로, 성, 인종, 계급을 초월한 평등을 기본가치로 하는 페미니즘에는 찬성하지만,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페미니즘은 거부합니다.
즉, 현재의 철 지난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반대합니다!
 
이성적 보편주의를 넘어서고자 하는 다원주의/공동체주의. 
이런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페미니즘의 시대가 오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따끈한 글 하나 남기며, 마무리하겠습니다.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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