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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분실 - 노무현 정권은 연산군도 하지 않은 세초를 하였나
게시물ID : history_124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icagoTree
추천 : 5
조회수 : 7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1/04 12:52:17
 
요즘의 일이니 현대사이긴 하지만 어쨌든, 최근 김정일과 노무현의 대화록 관련하여 사초 유출이니 분실이니 조작이니 하여 말들이 많죠.
 
유교국가에서 하급관리인 사관들이 임금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공/사적인 모든 일들을 비밀리에 기록한 자료를 사초라고 하는데요, 임금의 사후 실록 작성시 1차 참고자료가 되는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임금들이 그것을 많이 보고 싶어했지만 (심지어 세종조차) 자신에 대한 도덕적 평가에 민감했던 당시 군주들로서는 사실상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었구요.
 
하지만 왕조 국가이다 보니 왕이 주위의 도덕적 견제를 완전히 무시하면 사실 보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죠. 대표적인 예가 연산군 당시의 무오사화인데요, 유자광이 우연찮은 기회에 접하게 된 사초의 내용중 세조에 대해 불리하게 묘사된 내용이나 사육신을 칭송하는 내용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산군에게 고변하여 당시 떠오르던 김종직 사단 (사림)을 대거 퇴출시킨 사건입니다. 뭐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다 안다는 것은 그렇다고 사화 이후 사초가 조작된 것은 아니란 얘기죠.
 
그렇다면 이렇듯 중요한 사초는 어떻게 폐기될까요? 사초를 기록물로 활용하고 나면 (예컨대 실록 작성후) 사초를 더 이상 보관하지 않고 지금의 세검정에 해당하는 지역의 계곡에서 깨끗이 먹물을 씻어내고 종이를 재활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초를 말살하는 행위를 '세초'라고 부르는 것이죠. 지금 집권당에서는 그 말을 활용하여 "연산군도 하지 않은 세초를 한 부도덕한 노무현~" 이라며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구요.
 
과연 사초를 정확하게 남기지 않은 (사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옳지 않죠. 기록물의 완성도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니까요) 노무현 정권은 연산군에 버금가는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요? 전제왕권시대만큼의 역사의식도 없었던 노무현 정권일까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우리의 이전 정권들, 그 유명한 제4공화국 제5공화국들은 사초라는 걸 남기기나 했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그걸 알렸으면 그 시대에 대한 책이 (소설이든 평론이든) 산처럼 쌓였겠죠. 심지어 있었던 기록조차 대통령 퇴임시 모두 사라져 버렸죠. 파기한건지도 모르죠. 기록물의 숫자에서도 알 수 있지만, 노무현 정권은 이전 정권들과 역사의식에 있어서 월등히 남달랐던 정권입니다. 심지어 김대중 정권보다도 월등했죠. 정권교체시 반복되는 역사기록물 유실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껴서 제대로 정리하고 기록하여 후세에 참고가 되게 한 것이 노무현 정권인데, 그 중의 일부가 완전하지 않다고 하여 오히려 공격받으니 (이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구요, 설령 그렇다고 해도) 노무현 정권으로서는 많이 억울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노무현 정권이 연산군도 하지 않은 세초를 한 것이 아니라,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세초를 의심할만큼 완벽한 사초를 남긴 유일한 정권이라고 해야겠지요. 이전에는 존재하는 사초가 더 적으니 뭐 하나 빠졌다고 의심조차 할 수가 없거든요. 1부터 100까지 숫자중에 딱 하나 17이 빠졌다면 누가 고의로 뺀것 같지만 1, 51, 100 밖에 없으면 누가 17을 고의로 뺐는지 원래 없는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뭐 어쨌든, 정말 현정권 포함하여 앞으로 들어서게 될 모든 정권에서는 '우리가 세계만방에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기록유물인 조선왕조실록'을 있게한 조선의 사관정신을 이어받아 정확하게 역사를 기록하고 그것을 잘 보존하여 후세에 전달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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