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길가다 차 밑에 길냥이가 애옹애옹 울고있길래
아무생각없이 말걸었더니 와서 다리에 쓱 비비더래요.
만져도 되나 싶어서 손댔는데
좋아하지도 않지만 막 못하게도 안하더래요. 
  
그 전화를 받고 바로 옆에 사는 저도 달려나갔죠.
역시 만지면 슬쩍 피하긴 하지만 도망가진 않더라고요.
그와중에 쓰레기장 치킨조각을 주워먹길래
급하게 소시지 하나 사다 먹였는데...
그 후 집까지 따라왔어요.
강아지처럼 졸졸졸졸...

원룸 건물까지 따라 들어오고
계단 올라가면 애옹애옹 울고 ㅠㅠ
안됐어서 원룸 입구에 같이 앉아있었네요.

아까까진 적극적으로 오지 않았었는데
원룸입구에서는 완전 애교쟁이 개냥이 ㅠ

온몸을 다리에 부비고 살 맞대고 있는건 기본이고
손에 자기 얼굴 비비고 앵기고
친구가 버리려고 가지고 나왔던 옷 바닥에 깔아주고
앉으라고 팡팡하니 또 알아듣고 거기 앉아서
기분 좋은지 골골골골...
으앙 ㅠ 귀여워

심지어 일어나면 가지말란 듯이
자기도 일어나서 앞길을 막고 애옹애옹하더라고요. 
 
황송하고 고맙긴 했는데
이렇게 사람을 따르면 어떻게 살아가려나 걱정이었어요.

집나온 아이인가도 싶어서
원룸촌 대학 커뮤니티도 뒤져봤는데
딱히 잃어버렸단 글은 없고...

또 다른 사람들이 오면 도망갔다가 다시 오는거 보면
그냥 철없는 길냥이인것 같기도 해요.

사실 고양이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아깽이도 아니고 어른냥이도 아닌 것 같았어요.

원룸에 살아서 간택당할 상황은 아니라
어쩌지 고민하면서 두시간정도 같이 앉아있다가
결국 처음 만난 장소까지 데려다놓고
매정하게 돌아왔어요...

아... 걱정이네요 ㅠㅠ 
보통 길냥이가 이렇게 사람을 잘 따를 수도 있는건가요?
길냥이로 잘 살아갈수 있을지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비도 오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