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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당황스런 일을 겪었습니다. 친구가 연을 끊자네요
게시물ID : gomin_93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가머임
추천 : 10
조회수 : 1104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0/11/06 14:53:30
몇 일전 친구가 저녁에 문자가 왔습니다.
 
 "급함. 급전 좀"

 평소에 보내던 문자 형식이 아니라(친구넘은 저렇게 앞뒤 잘라먹지 않습니다...) 어라 이거 말로만 

듣던 문자사기인가? 란 생각도 들고 평소완 다른 타입이기에 '이거 혹시 나 간보나' 란 생각에  

"금전거래는 안한단다 왜그러는데?"

 라고 일단 답문을 보냈죠.

 속으론 예전에 술마시면서, 돈을 주면 줬지 거래는 안한다고 한 이야기를 친구가 기억하길 바라며.

 친구가 보낸게 맞다면 어찌됐든 왜 그러는지 이유가 날라올 테고 아니라면 뭔가 다른게 날라오겠죠.

 혹시나 해서 컴을 키고 (친구 은행계좌를 압니다.) 기다리는데 바로 답장이 오더군요. 

 "넌 역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어. ㅋㅋㅋ."

 저녁에 피곤한데 안좋은 예감맞아서 짜증도 나고, 아 이런거 당해야되나 싶기도 하고, 예전같았으면 

 일단 바로 무슨일인가 전화했을텐데 이런저런 생각만하고 결국 문자만 보낸, 변한 내가 싫고, 또 한

편으론 친구가 맞고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는 거에 안심하고, 이 넘 짜증나네란 생각도 나고 여튼

 "그래. 난 누가 뭐라하든 원래 돈거래 안한다했자나."

 라고 보냈습니다. 속으로는 '오늘 술이나 마셔야겠네. 기분 잡쳤어.' 라며 냉장고를 뒤적였죠.

 좀 있다 답장 오더군요. 자기가 얼마전 다른 친구한테 이걸 당했는데 그러고 나니 이게 해보고 싶

었다고 그러더군요. 자기의 진정한 친구는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다고.

 아니 돈 안빌려주면 진정한 친구가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돈으로 결정되냐?

 참고로 3년간 그 친구에게 물질적인 선물은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준 적은 꽤 있군요.

 그럼 이런 금전 관계면 넌 내친구고 난 니친구가 아니네? ㅋㅋㅋㅋㅋ

 여튼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친구한테 충고 해줬습니다. 눈치 안빠른 나도 눈치가 왔는데 다 어느정

도 눈치챘을 거라고 바로 전화 안온 사람은 별로 믿지 말라고. 나름 친구가 불쌍하기도 했으니까요.

 뭐 그런저런 이야기하고 친구가 끝에 "너도 정리해야겠다" 이러더군요.

 장난이겠지란 생각에 답문자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좀 지나니 왠지 불안하더군요. 혹시란 생각에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어라? 전화를 했죠. 안받습니다. 

 바쁜가 어제 또 전화를 했죠 안받습니다.

 오늘 또 전화를 했죠. 끊습니다.

 폭풍싸움을 할까하다가 그냥

 "스팸 추가했나? 아무튼 내가 살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일이네. ㅋㅋㅋ 그래 안녕"

 하고 문자를 보내곤 정말 이상한 기분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지금도 혹여나 기다려 보지만 아무 연락이 없군요.

 아, 3년 우정은 아무것도 아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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