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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도보여행.5
게시물ID : travel_197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온이다아
추천 : 8
조회수 : 58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8/04 06:10:27

스물넷 도보여행. 1 링크

스물넷 도보여행. 2 링크

스물넷 도보여행. 3 링크

스물넷 도보여행. 4 링크


10 4일 걸은 지 5일째다.

 

7시쯤 찜질 방에서 나와 삼척을 향했다.

 

다리가 아직 아프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냥 걷는다.

 

걷다 실수로 신 국도로 들어왔다.

난 정말 바보인 건가?

 

또 경찰차라도 만나면 정말 친구들한테 평생 놀림 받을 거 같아서 나갈 길을 찾는데

 이럴 수가.. 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없이 돌아가야 되나 생각하지만 너무 멀리 와버려서 돌아가려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난다.

다리는 아프고 고민하며 그냥 걷는데, 다리 밑으로 작은 계단이 있는 게 보였다.

바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길이 보인다!

경사를 내려가니 큰 폭의 배수로가 막아 섰다.

 

어쩌지 .. 건널까 ?

 그러기에는 폭이 너무 넓은데 ..

어쩌겠어 건너자 !

그렇게 건너려고 일단 배낭을 집어 던졌다.

 

" !"

"안되 !!"

 

배낭이 배수로에 떨어질뻔했다.

 

진짜 심장이 조마조마했다.

 

있는 힘껏 도움닫기를 해서 배수로를 건넜다.

 

막상 건너고 나니 그렇게 넓은 것 같지도 않고 ...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라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배수로를 건너기전에도 그랬고

 

낯선 사람한테 말을 걸 때도 그렇고

 

주유소에서 물을 얻을 때도 그렇고

 

여행을 시작 할 때도 그렇고

 

처음은 어렵지만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그렇게 다시 바닷길로 진입했다.

30분 걷고 5분을 쉬며 걷는다.

 

발이 아파서 점점 느려지고 있지만 그래도 걷는다.

걷다 보니 다리도 적응한 것 같다.

 

그렇게 걸으며 동해에 들어왔다.

동해에 왔지만 난 걸어야 된다.

 

근처 하나로 마트에서 초콜릿과 음료수를 산후 다시 걷는다.

내가 왜 이렇게 걷고 있는지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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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척을 들어왔는데 차들이 엄청 많고

군인들과 경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걸 봤다.

 

뭐 하는 곳이지 ?

 

평소의 나라면 그냥 뭔가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지나갔겠지만

이번엔 물어보기로 생각하고 근처에 아무 직원처럼 보이는 사람한테 물어봤다.

 

알고 보니 원자력 발전소를 만드는 중 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무지 크네

 

여행을 하며 스스로가 조금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기도하고

스스로 반성을 하기도하고 쓸데없는 기대를 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 일뿐.

오늘 목적지인 임원까지 가려면 부지런히 걸어야 되는데 날 붙잡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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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강아지들 !

 

내가 다가 가니깐 발라당 뒤집어져서 배를 만져 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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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누렁이 흰둥이 ! 세 마리가 다가와서 애교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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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를 하나 던져줬더니 신나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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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봐야 되서 안녕 하고 뒤돌아 가는데 뭔가 이상함에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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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따라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따라오던 귀여운 강아지 삼돌이는 어느 순간 돌아갔는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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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공원에서 고생하는 발에게 휴식을 준 후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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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50km ! ?"

"으악" 좌절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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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길 지옥의 오르막길의 시작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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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을 계속 걷는다. 아니 걷는 게 아니라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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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서 악 소리가 절로 난다"

너무 힘들어 도저히 못 가겠다고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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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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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누군가가 낙서를 해뒀다

 

자세히 보니 전부 다 도보여행 자전거 여행하며 적어뒀고

나와 같이 힘들었는지 푸념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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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나 남겼지만 뭔지는 비밀.. 사실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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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을 벗어나서 다시 바다길이 보인다.

산길이 내 발을 고장 냈는지 발이 너무 아팠다.

한걸음 한걸음이 가시밭길을 걷듯이 발목이 울렸다.

 

그래도 어쩌랴 걸어야지.

 

그렇게 가는데 저기서 여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먼저 내가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

< " ! 안녕하세요 ?"

> "도보여행 중이신가 봐요 ?"

< "예 오늘로 3일차에요"

> "어디서 오신 거에요 ??"

< "동해에서부터 오고 있어요"

> "우와 ..! 전 포항에서 왔어요"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헤어졌다.

 

또 산길이 나왔다 ..

산길 싫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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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지나면 바다가 나온다

바다가 지나면 산이 나오고 

산 바다 산 바다 반복된다

 

그래도 지루하진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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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등대가 서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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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시간이 빨리 가는 마법이라도 걸려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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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임원 표지판

 

임원표지판이다 !! 

오늘은 꼭 갈 꺼야 ! 다짐하며 걷는데 점점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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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는 되야 어두워 질줄 알고 천천히 걸었는데

6시가 되니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점점 초조해지고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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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있던 손전등을 켜고 걷는데 ,점점 불안하고 공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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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차를 잡아서 타고 갈까 ?

하지만 산속이라 지나가는 차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걸을 때

업친데 덮친 격으로 휴대폰 배터리도 간당간당해지기 시작하자 더 불안해졌다.

 

다리가 아프지만 쉬기에는 아직 조금이라도 밝을 때 걸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걸었다.

 

"후우욱 후우욱"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이럴 때일수록 힘내야지 하며 혼자 "화이팅!" 을 외치며 걸었지만 다리가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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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었을까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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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이는 임원항 표지판.

산에서 1시간동안 걷다 발견한 이 표지판이 너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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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임원항은 날 반겨주는 건지 따듯한 불빛으로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아침부터 고생했으니 상을 줘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치킨을 사서 근처 모텔을 잡은 후 푹 쉬었다.

 

내일은 삼척을 볼 수 있을까 ?

내 다리는 내일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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