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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이 사라진 성 추행[서프 펌]
게시물ID : humorbest_124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법천지
추천 : 120
조회수 : 2289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2/28 08:58:30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2/28 01:24:00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 추행 사건이 정치권의 새삼스러운 이슈로 떠 오르고 있다. 신임당직자와의 상견례를 겸한 술 자리와 2차에서 여기자의 젖가슴을 만진 최연희 의원의 행태야 더 이상 거론할 가치도 없겠지만, 이후의 행보와 함께 본질을 놓치고 있는 정치권의 무덤덤을 질타하고자 한다. 

최의원은 술자리에서 술김에 행한 행동을 그 여자가 술집 주인인줄 알았다고 변명하였다. 기자는 안되지만 술집주인은 기꺼이 가슴을 내 놓아야 하냐는 네티즌의 질타는 차라리 슬프기까지 하다. 더욱이 당사자가 성폭력 상담소 소장의 직도 겸하고 있다고 하니 가히 그 꼴이 안과 밖이 완벽하게 다른 정치인의 전형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나라당은 부랴부랴 해당 의원의 모든 당직을 사퇴시키고(스스로가 사퇴하였다고 하지만. 나는 그리 보지 않는다. 다른 특출한 분들도(황포돗대님의 아랫글 참조ㅠ.ㅠ) 멀쩡한 판에 그 정도는 하는 항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박근혜 당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 모든 행태를 부른 상견례의 부당한 상황에 대한 반성은 들어 있지 않다. 즉, 언론의 요청이든 당 스스로의 바람이였든 간에 언론사의 기자와의 저녁과 술자리가 과연 온당하고 마땅한 것인가에 대한 고려는 담겨 있지 않은 것이다. 

언젠가 청와대의 접대(?)가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인터넷 언론에 떠 오르고 있던 인사들을 청와대에서 식사 대접하였다는 것을 한나라당에서 문제 삼은 것이다. 감히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는 정의에 불타는 지적은 그러나, 오늘 그들 스스로에 다가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모양이며, 박근혜 대표의 수첩에는 적혀있지 않은 모양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협조(?)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님에도, 청와대 보좌관의 언론접촉은 부적절한 처신이며, 자신들의 상견례는 굳이 가무로까지 이어졌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동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예전 청와대의 행보를 문제삼았던 그 정의와 언론과의 (적절한)관계는 어디로 간 것일까? 

또한, 고소고발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는 해당 여기자는 자신이 당한 성추행에는 분개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당시의 자리에 과연 스스로가 자리하여야 하였는가에 대한 반성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 내가 보는 이 문제의 본질은 이런 부적절한 자리를 함께 한 기자의 잘못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상견례의 자리가 저녁 한끼 대접 정도라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 자리가 술로 이어지고 노래방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 있어 기자는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이 점에 대하여 해당 기자는 뭐라 할 것인가? 만약 성추행이 없었다면 기자와 해당 정치인과의 술자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적절한 자리였다고 말할 것인가? 

분명히 당시 의원의 행태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마땅히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의 접대는 정부와 여당이 언론과 야합하는 증거임에도, 제 정신조차 지니지 못할 정도로 술을 들이키던 자리는 충분히 그리고 마땅한 언론과 정치권의 상견례로 (좋게)보아야 할까? 언론 스스로가 마땅하지 않은 자리를 이어간 것에 대한 반성은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다른 언론의 지적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벌어진 성폭력의 문제가 정치권에서 벌어졌다는 점에만 관심을 두고 정치인의 잘못만을 지적하고 있을 뿐, 부적절한 자리를 제공한 기자와 해당 언론사와 정당의 잘못은 간과하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단순히 한나라당에 머무르지 않는다. 각 당의 이 문제에 대한 거론에 있어 언론과 정치권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지적은 전혀 존재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불가근 불가원이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 이전에 기자와 정치인 간의 적절한 긴장관계가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어 분명히 그날 밤 어느 성폭력 상담소 소장의 직접 체험은 그날 밤 그 자리를 마련한 모두에 잘못이 있는 것이며, 서로의 접촉에 있어 기자와 정치인이라는 공인의 범위를 분명히 넘어선 자리 임에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왜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은 존재하지 않을까? 행여 자신들은 이런 자리에서 최소한 성추행은 하지 않는다고 변명하는 것은 아닐까? 

건전한 긴장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여도 이런 부적절한 자리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 현 정치의 문제라는 것을 정치인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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