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중학생때였으니
확실히 중2병이 맞았나보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일이었나 싶은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어떤 일을 겪고 한동안 걱정과 불안에 잠을 못 이룬 적이 있었다.
(개인 신변에 관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동네 나쁜형들하고 엮인 일이었나, 그랬지 싶다.)
아무튼 결국 불면증으로 이어졌는데
진짜 그냥 잠을 못 자는게 아니라
피곤해 죽을 것 같은데
눈만 감으면 다음날 아침일 것 같은데
잘수가 없는거다.
그래서 나는 잠을 잘 수 없는걸 즐기기로 했다.
어차피 학구파 학생은 아니었으므로
학교에서 꾸벅꾸벅 조는건 머리에 출석부 한두대 맞으면 될 일이었다.
불면증에 관해서 부모님은
'그냥 눈감고 누워있으면 잔다.'
고만 하실 뿐이었다.
어쨌든 나는 그 때부터 눈 떠있는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보려고
안하던 숙제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러다 판타지소설을 읽게 되었다.
사실 심심하면 한번씩 읽기는 했는데
본격적으로 읽은건 그 때가 계기였다.
그리고 점점 판타지와 무협에 심취하면서
나름의 판타지적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아 물론 작품으로 써먹는 그런 의미의 세계관 말고
내 인생의 세계관.
이 중학생 꼬마는
'사실은 세상에 기나 마나라는게 존재하고,
사실 사람들이 그걸 느낄 수 없는 것'
이라고 생각해
몇시간이고 눈을 감고 앉아서
느껴지지 않는 무언가를 느껴보려고 애를 썼다.
잠이 들지 않았더라도 계속 눈을 감고있어서인지,
피로감은 평소보다 덜했다.
어쨌든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내가 잠들지 못할 때 심장박동과
평소 느끼던 심장박동이 비슷하고-
잠에서 깬 직후의 심장박동이나 몸의 긴장도 같은 것이
평소보다 느긋하다는 것이었다.
(뭔가 속도가 느리다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적인 느낌...)
그 후 눈을 감고
의식적으로 심장박동을 늦추거나
몸 전체의 근육을 이완시키려 애를 썼다.
마치 무공수련을 하는 고수가 운기조식을 하듯이.
단지 집중하고 있을 뿐인데 등골에서 땀이 흐를 때도 있었는데
오히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굉장히 좌절하기도 했었다.
일주일만에 제 시간에 잠에 들어
제 시간에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나는 스스로 만든 수면심법(...)에 굉장히 만족했으며...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해볼라니까 안되드라...
출처 |
대체 어떻게 한거냐 중딩 나새끼야...
수면심법 전수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