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이 나가 사망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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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냥새끼, 보고싶은 내 김야옹.
집에서 독립하고, 아주 아주 작은 방을 얻어 살게 되었을때
나는 너와 함께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네 눈은 참 예쁘지. 겉은 호박색인데 속은 싱그러운 마티니 그린이야.
목소리는 사랑스러운 미성이지. 너는 언제나 높고 예쁜 목소리로 울어.
집에 갈때마다 나는 너한테 나쁜 짓들을 해.
널 씻기고, 발톱을 깎이고, 털을 빗기지.
아주 죽을듯한 얼굴로 애처롭게 울던 네 목소리가 기억난다 김야옹.
너한테 난 잊을만하면 네 영역에 나타나 널 괴롭히는 못된 사람이 되어버리지만
사실 니가 먹는 그 비싼 사료 내가 사서 보내는거야.
니가 쓰는 그 모래도 내가 사서 보내고
니 스크래쳐도 내가 사주는거라고.
근데 그거 다 몰라줘도 괜찮아.
내가 널 먹일 사료를 고르느라 밤을 새고 성분을 분석하는거 몰라도 괜찮아.
내 방엔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엄마 옆에만 붙어서 자도 괜찮아.
내가 간식 뜯어줄때만 발밑에서 야옹야옹 예쁘게 보채도 괜찮아. 내 눈치만 보며 슬금슬금 피해다녀도 괜찮아.
내가 널 사랑하는데 뭐가 문제겠니.
가끔 네가 그립다.
내가 집에 돌아가면 넌 언제나 캣타워에 누워있을걸 알면서도, 지금 난 거기 없으니까.
밤 열두시가 넘어 이 작은 방에 돌아오면 난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는다는게 썩 슬퍼진다
내가 아무리 오랜시간 널 보지 않아도 넌 언제나 마중을 나왔는데.
내가 세달간 타지에서 돌아오지 못했을때,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던 열시마다 내 방에서 마냥 울어대던 너였는데.
우리 냥새끼, 내 김야옹.
사실 네가 보고싶을때 마다 네 사진을 들여다 봐.
오래오래 우리 가족하자, 김야옹.
계속 집에 있어줘. 우리 가족으로 오래오래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