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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지난날과 그리움
게시물ID : love_78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얼반
추천 : 2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05 16:21:25

지난 날의 추억


아버지가 타시던 아반테 투어링 1.8은 연비도 좋지 않았고, 매번 지방출장으로 집에 들어오시지 않는 까닭에

서울에서 경기도로 출근하시는 어머니의 출근길은 매번 힘든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에게 새로운 식구가 하나 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친구분께서 타시는 차를 싸게 잘 가져오게 되었다며 몹시 기뻐하시며 우리에게 차를 구경시켜 주었는데

빨간색 마티즈였다.

그때도 그러했지만... 당시 우리의 형편을 보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었는데. 지금도 물론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로 생긴 식구는 아주 작고 귀여웠고 우리 4인가족이 타기에는 충분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당시 면허가 있었으나 어머니가 애지중지하시는 그 차를 몰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운전이 익숙하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이걸 타고 어디든 다니기를 좋아하셨고, 그 덕분에 지금은 운전을 매우 잘하신다.


우리 가족은 그 작고 빨간 차를 좋아했고. 그 작고 빨간 차는 단순한 운행수단이 아닌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실제로 그 차는 우리의 그러한 관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우리 가족은 각자의 길에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돈 벌어주는 차? 라고해야되나? 차 가져온 이후로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사업중단 선언과 재취업

어머니는... 안정된 출퇴근?

나와 동생은 졸업을 했고 취직을 하게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그 차량의 키를 받게 된것은 4년전의 일이다.

새로 입사하게 된 직장의 근무지가 서울일 줄 알았으나 대전으로 발령을 받게되어 차량이 필요해졌고

나의 부탁에 당신께서는 주저없이 키를 건네주셨다.

본인께서는 국민 중형차라는 소xx를 새롭게 뽑으시면서 말이다.


원래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성격탓에 마티즈의 적산거리는 일례없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전-서울-대전-서울....  매 주 올라올 때 마다, 나는 이 작고 귀여운 빨간색의 차량을 가지고 이동했고

나에게는 자동차가 주게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대한 "첫 경험"을 주는 그런 고마운 존재였고 또 고마웠다.

여름휴가부터 출퇴근, 근처마실, 데이트 등등 거의 모든 생활에 있어 작고 빨간 차는 나와 함께했고 나를 도와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을 서로 약속한 여자친구는 길고 긴 수험생활을 끝내고 나와 같은 지역의 학교로 발령받아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부터였던것 같다.

난 왠지 이 작은 차량에 대해 불만이 늘기 시작했다.

너무 작다.

학교로 태우러 가는데 모양빠진다.

괜히 옆에서 마티즈라고 무시하는거 같다... 등등


당시 모아놓은 돈도 어느정도 있었고 더이상 이 작은 차를 애지중지하며 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주말에 딱히 어디 갈 곳이 없던 우리는 주변의 온갖 자동차 매장을 돌기 시작했다.

MINI, TOYOTA, 현대, 기아 등등


그러던 어느날..  통행에 조금 거슬린단 이유하나만으로 지나가던 차량에게 욕을 먹는 일이 발생하고

나는 홧김에 차량 전시장에 들어가 신차를 계약하고만다.

지금 타는 차량을 처분해주는 조건으로 말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였던 그런 존재였기에.. 지금도 그 차를 떠나보내던 날을 생각하면... 회상에 잠기게 된다.

차를 보내기 전날.. 서로 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두던 그날이 생각난다.

나도 아쉬워 했지만, 당시 이름까지 붙여주며 같이 타던 여자친구도 굉장히 아쉬워했다.


새로 계약한 차량이 출고되는 날

딜러는 회사 앞으로 차를 가지고 왔고, 난 그 현장에서 오래된 작고 빨간 차에 있던 모든 짐을 꺼내어 새차의 트렁크에 넣었다.

그 당시 계약서에 싸인을 했는지 안했는지 사실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새로 가져온... 비닐도 뜯지않은...  매일 꿈꾸던 새차보다는

보내버릴 차의 마지막 모습을 눈으로 담고 싶었고

혹시나 모를까 차 안에 있는 우리 가족의 흔적을 놓고 보낼까 싶어 뒤지고 또 뒤졌다.


서류상 모든 계약이  끝나고.. 딜러는 잘 타시라며 키를 건네주고, 내 키를 건네받고

그리고는 가버렸다.


나는 한참동안이나 그 뒤를 보고 돌아왔다.

지금도 빨간 마티즈만 보면 넘버를 확인한다.

그때 그 차가 맞는지 아닌지..


이제는

우리가족과 6년을 함께한 작고 빨간 귀여운 그 차도...

나와 5년을 함께한 그 사람도 내 옆에 없다..


차를 보낸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차가 그리운건지... 그 사람이 그리운건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후회가 있는건 아니다.

나는 지금 타고있는 내 차를 좋아하고

많은 인연을 만들어 주는 내 차를 사랑한다.


그 사람도 나처럼 잘 살았으면 좋겠다





출처 차게에 올리고보니 이건 자동차이야기인지 연애이야기인지... 헷갈려서 여기도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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