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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이태민, 9반 오경미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1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5
조회수 : 59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8/06 09:54:59
세월호 참사 844일을 맞이하는 8월 6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이태민 학생과 2학년 9반 오경미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이태민.jpg

2학년 6반 이태민 학생입니다.

태민이는 두 살 터울과 열 살 터울 여동생이 둘 있는 세 남매의 맏이입니다. 동생들한테 굉장히 자상한 오빠라서, 맞벌이하시는 부모님께서 바쁘실 때면 태민이가 밥을 해서 동생들 챙겨 먹였다고 합니다. 태민이는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을 위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오실 때 시간 맞춰 저녁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태민이는 요리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호텔 요리사를 목표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요리학원에 보내달라고 엄마한테 부탁드렸습니다. 엄마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장래희망이 변하지 않으면 학원에 보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태민이의 꿈은 변함이 없었고, 그래서 어머니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시고 태민이를 요리학원에 보내주셨습니다. 태민이는 실력이 쑥쑥 늘어서 엄마 생신 때는 함박 스테이크를 직접 만들어 드렸다고 합니다.

태민이는 친구들하고 축구하는 걸 좋아하는 한창 나이의 소년이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랑 영화관이나 노래방, 놀이공원에 다니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태민이는 엄마한테 "잘 다녀올게" 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태민이는 5월 3일에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례를 치른 뒤에 태민이는 엄마 꿈에 나타나서 "나 때문에 울지 마세요"라고 엄마한테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태민이 부모님은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부모님들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지금은 안산으로 돌아와서 진실규명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계십니다. 태민이 어머님은 합동분향소 가족대기실 안의 "엄마공방"에서 여러 가지 가방이나 지갑 등 물품 만드는 작업도 하십니다. 태민이는 엄마를 꼭 닮았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9반 오경미 학생입니다.

오경미.jpg

오경미 학생입니다.

경미는 일곱 살 터울 여동생이 있는 두 자매의 맏이입니다. 경미의 꿈은 건축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아빠한테 늘 '건축가가 돼서 돈 많이 벌어 집 사드리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경미는 꼬맹이 여동생도 잘 돌봐주고, 사촌언니하고 친해서 고민상담도 해 주고 화랑유원지에 놀러가서 인라인 스케이트도 같이 타고 모형자동차 경주도 구경했습니다. 화랑유원지 안에 경기도 미술관이 처음 생겼을 때 사촌언니를 끌고 관람하러 간 것도 경미였습니다. 지금 경기도 미술관 1층에는 416가족협의회 사무실이 있습니다.

경미는 재주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연극부에서 활동했고, 밴드에서 전자기타도 쳤습니다.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이 결성한 밴드 "ADHD" 멤버 여덟 명 중에서 유일한 여학생이 경미입니다. (ADHD 멤버는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과 홍순영 학생, 2학년 5반 "큰 김건우" 학생, 2학년 8반 이재욱 학생, 2학년 9반 오경미 학생, 그리고 다른 학교에 진학한 박수현 학생의 친구 세 명, 이렇게 여덟 명입니다.)

수학여행을 떠났을 때 경미는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직전인 4월 16일 오전 6시 46분에 휴대전화로 찍은 바다 사진을 엄마한테 보냈습니다. 그것이 어머님께서 받으신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경미는 참사 일주일째인 4월 22일에 단짝 친구였던 2학년 1반 한고운 학생과 함께 가족들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까지 미수습 상태이신 고창석 선생님께서 경미의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셨고, 순직하신 2학년 1반 전수영 선생님은 경미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그리고 2학년 9반 담임이신 최혜정 선생님도 경미와 다른 학생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태민이와 경미 생일을 축하해 주시면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1111로 보내주시는 문자 하나하나가 응원이고 격려이고 함께 하는 마음입니다. 동생들 잘 챙겨주는 다정한 오빠이고 실력있는 요리사였던 태민이, 건축가를 꿈꾸었던 기타리스트 경미를 잊지 말아 주세요. 

오늘 오후 3시부터 단원고 416 기억교실 이전을 위한 준비작업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기도회 이후 교실 소독작업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기억교실 이전은 8월 20-21일쯤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종이유물 정리작업은 신청자가 많아서 예상보다 빨리 마감되었다고 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이태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7411.html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오경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72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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