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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로 메갈이 제게 깨닫게 해준 게 하나 있네요
게시물ID : comics_17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이굴러간다
추천 : 36
조회수 : 1366회
댓글수 : 63개
등록시간 : 2016/08/07 00:25:49
네, 군대요. 지들이 그렇게 '전쟁은 남성의 책임이었으니 군대도 남자만 가라!' 하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를 따지는 군대요.
여자4로서 군대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중학교때인가? 여자가 군대에 가는 것에 대해서 반대였습니다. 일단 당연하게도, 군대는 가기 싫으니까요.
당연하죠. 누구라도 청춘 2년을 군대에 가서 구르라면 싫을 겁니다. 거기다가 여성까지 징병하면 여성의 육체적 능력 대비
군 여성관련 시설을 늘리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헌재 판례도 여성은 가지 않아도 된다고 내려졌다고 알고 있고요.

근데 이번 사태에서 메갈리아가 우기는 논리를 보니 역으로 여자도 군대에 가야한다, 혹은 신체적으로 안된다면 국방세를 내거나
남자 공익근무처럼 국가에 대한 봉사를 해야한다. 아니면 적어도 남자들이 군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 쪽으로 생각이 바뀌네요.
ㅋㅋㅋ이거 미러링에 당했다고 봐야하나요? 의도치 않은 미러링의 효과ㅋㅋㅋ

임신과 군대를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임신은 일단 강제적이지도 않고, 신체적 활동이며 임신에 대해서는 차츰
임신 기간동안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쪽으로 사회적 인식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10년 전엔 생리휴가 육아휴가 이런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도 잘 정착은 못했지만, 점점 사회적인 여론이 인정 해줘야 한다는 측으로 기울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사회가 점점 평등하게 변해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의식적인 부분에서 여성비하, 차별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성폭행 당하면 신고하는게 당연한데, 직장에서는 오히려 성폭행 피해자를 핍박하고 불이익을 줍니다.
여성 유명인은 외모 관련으로 조롱받기도 하고, 집안일은 여자가 당연히 더 많이 해야한다 이런 관념도 아직 남아있죠.
아빠는 저한테 여자는 결혼 잘하는게 끝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부족하다 이런 소리나 합니다.
출산하고 나면 애 돌봐야 하니 직장에서 나가야 하고, 잘리지 않더라도 주변 눈치를 봐야하죠.
아직도 성폭행 당한 여자는 자기가 몸가짐을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여자 연예인에게 백치미, 친절함, 귀여움, 부드러움을 바라고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욕을 하는 경우도 있죠.
게임에서도 여자인데 못하면 더 욕먹어요. 잘해도 남자한테 캐리 받아서 그런거라고 욕먹죠. 남자도 못하는 애들 수두룩한데ㅋㅋㅋㅋ

하지만 적어도 제도적으로, 법 앞에서 남녀는 평등합니다. 모든 일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진 않아요.
우리 사회는 여성차별적이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겁니다. 하지만 고쳐나가고 있죠. 이게 중요해요.
남자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리를 빼앗기는 게 싫어서 메갈리아를 싫어한다?
그럼 여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지지해준 남성은 대체 뭔가요? 위에 말한 성폭행도, 만약 언론에 저런 사건이 알려진다면
남녀 상관없이 같이 화를 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인이라면 말이에요.
남자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데도 여성을 위한 정책이 생겨나고, 실행될 수 있나요? 대한민국 절반이 남자인데, 
그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이 시행되기가 쉽냐고요. 호주제 폐지한 것도 남자인 고 노무현 대통령이셨는데 말이죠.

다시 군대로 돌아가서, 저는 여자로서 군대에 가는 일에 동의합니다. 적어도 그 유사한 것으로 국방에 대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요.
휴전중인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이런 나라에 태어나서, 우리의 평화를 지킬 책임이 있는 것뿐입니다.
남자의 탓도 여자의 탓도 아닙니다. 메갈식 논리로 하면 전쟁을 일으킨 것은 남자들이니 지들이 책임지라 그래. 이렇게 되더군요.
진짜 유치한 논리일 뿐입니다. 그렇게 유치하게 따지면 그 남자를 낳은건 죄다 여자 아냐? 여자가 책임져야지! 이따위로도 굴러갈 수 있습니다.
왜 그 문제에서 남녀 성별구분으로 책임이 나오는지도 모르겠고요...

아무튼, 메갈의 미러링을 빙자한 자기 권리 챙기기를 보다보니 오히려 제가 부끄럽더군요.
책임을 져야죠. 우리의 윗세대 분들이 우리를 지켜준 것처럼, 우리도 군복무든 국방세로든 나라를 지켜야죠. 
우리의 평화이니 우리가 지켜야죠. 헬조선이니 뭐니 해도 결국 우리 나라입니다. 
외국 이민 갈 것 아니면 내가 살아갈 나라인데, 제 안전과 평화를 위한 책임은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기본 피지컬이 약한 것도 있어요....저만 해도 달리기 3분만 하면 더 이상 못달리고 비틀비틀 거립니다.
군대라도 가게 되면 체력이 좀 상승하지 않을까요ㅎ 강력범죄에서 대부분 여자가 약자이고 물리적으로 제압하기 쉽기 때문에 당하는 면모도 있죠.
힘이 약하기 때문에 당해도 된다는 논리가 아닙니다. 적어도 예방하자는 거죠. 사건이 일어나는 것보다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게 나으니까요.
그리고 당장 전쟁 나면(안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짐더미가 되고 싶진 않아요.
총도 쏠 줄 모르고 비상 사태에 뭘 어째야 될지 모르는 짐더미가 되기는 싫습니다.

저는 남자가 할 수 있다면 여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메갈이 이 글을 보면 저년 보빨 받으려 그러넼ㅋㅋㅋㅋ이따위로 생각하겠죠? 아니면 코르셋 찼다고 비웃거나.
오유는 친목질 금지 닉언급 금지라서 이 글 밖에서 저는 여자로 취급받지도 않을 거고, 
다른 분들이 저를 여자로 생각하기를 원치도 않는데 말이에요. 저는 그냥 제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부끄러워졌을 뿐입니다. 
이런 걸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여자들, 
남자들의 의견을 인정하는 여자들을 공주 취급받고 싶어하는 멍청이로 취급하는 것이야말로 저열하죠ㅎ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잣대 내에서만 움직이는게 아닌데 말이에요ㅋㅋㅋㅋ
저는 남자들에게 제가 어떻게 보이든 상관 없어요. 그냥 제 의견이기에 말하는 것일 뿐입니다.

P.S.2 이번 사태로 남녀노소에 병신 따로 없다... 란 생각만 더 강해졌습니다. 원래 병신은 남녀 안가려요. 
여자들이 더 조용하고 이미지 관리 신경쓰고 오프라인에서 잘 안밝히니 모르는 거지.. 
왕따 주동에 남녀가 있던가? 대학 내 부조리한 군기잡기에 남녀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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