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野話)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 / 첫번째 밤, 광대패 속의 여인.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8683
“전하, 기침하실 시간이옵니다.”
늙수그레한 상궁의 뚜렷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한 마디가 임금의 잠을 깨웠다.
전날의 기묘한 이야기를 겪고 나서 잠이 오질 않아 퍽 고생했지만, 임금으로써 늦은 잠을 자거나 하루 일과를 졸음으로 소홀히 한다면 체통이 말이 아닐 것이니 애써 잠을 청했다. 그래도 간밤을 설치듯 잤으니 정오에는 어의에게 몸이 허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주침(晝寢)을 조금 취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조반을 간단히 취하고 내시들에게 간밤에 들어온 보고들을 간략히 들은 뒤,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몸가짐을 갖췄다. 시녀들이 가져온 물에 세수를 하고 용포를 입는다. 원래대로라면 그대로 신료들과 정치를 나눌 일이었으나, 잠시 일정을 미루고 궐내 산보에 나섰다.
그 시각이 인시(寅時).
하루의 일각도 귀할 만큼 바삐 이루어지는 일과였지만, 그것이 임금 된 이의 기본이었으니.
물론 때에 따라 원하고 싶을 때 국정을 미루고 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쉬어 댈 때마다 임금의 자격과 권위에서 멀어지는 일로 직결되었으니 강제라면 강제인 셈이었다.
자신들을 다스리는 군주가 게으른 모습을 보인다면 누가 충심을 다 하여 섬김의 도리를 다 하겠는가.
인시라는 이른 시각의 찬 공기가 임금의 잠을 쫓는다.
정신이 온전해 질수록 임금은 자신의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 고민에 다시 노출이 된다.
억센 엉겅퀴로 만든 밧줄이 가슴을 구렁이처럼 휘감아 조이는 듯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뻗히자 기억나는 전날 밤의 기억.
어떻게 왕의 침전에 그리도 당당히 드나들 수 있는가.
왕은 절대 홀로 침전에 들지 않는다.
침소 안에는 임금이 자리하고, 그 주변 사면의 창호를 시녀들과 내시들, 그리고 호위청의 무사들이 에워싸 철통같이 지키고 있을 터.
심지어 은밀한 거사를 치룰 적에도, 창호지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왕의 거사에 참견을 하며 관리하는 상궁마저 있는 것이다.
그들이 전날 밤에는 일시에 모두 잠들어버렸다.
그러나 어떻게 된 것인지 임금을 제외한 모든 인사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어갔다.
정말 잠깐 꾸벅 졸다가 깬 듯이, 별 일 아닌 것처럼 다시 일어나 호위로 돌아갔으니 귀신이 곡을 할 노릇 아니겠는가. 귀신도 아니라던 자가 어찌 그렇게 신출귀몰한지, 그 행동과 능력이 몹시도 엄슬했다.
“전하, 황공하오나 문제가 있으시다면 속히 하명하여 주시옵소서.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 것이옵니까.”
산보를 마치고 들어서자마자 들은 첫 마디.
전날 저녁상을 물릴 적에는 큰방상궁이 노심초사 하더니, 이번에는 아릿고상궁이 와서 이리하는 것이다.
“전날에는 저녁상도 마다하시고, 침소에 천출 광대를 부르셨다가 다시 또 물리셨다 들었사옵니다. 혹여 밤에 시중을 들 아이가 필요하시다면 승은을 입을 아이들을 골라 두겠사옵니다.”
“그런 일이 있다면 짐이 친히 중전(中殿)을 부를 것이다. 짐이 국정으로 바삐 지내다보니 중전에게 소홀함이 있어서 내심 미안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승은상궁은 만들 일 없을 것이다.”
“소인 어리석은 언사로 전하의 귀를 더럽힌 것이 아닌지 그저 황공할 따름입니다.”
“아니다, 네 마음이 고맙구나.”
임금은 그렇게 아릿고상궁을 지나쳐갔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잠시 자리에 서서 고심을 하다 뒤를 돌아보았다. 임금이 뒤를 돌아보자 더욱 고개를 숙이는 시녀들.
헛기침을 몇 번 하던 임금은 다시 입을 연다.
“침소에 사내를 불렀다는 것은 내시 놈이 한 착각이다. 짐은 여인 하나를 보았다고 생각하고 그리 이른 것인데, 광대패에는 여인이라는 것이 애당초 없었다고 하니 짐이 잘못 본 모양인 게야. 안 그래도 요새 몸이 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인 모양이다 헛것을 다 보는 것을 보면. 정오가 지나서는 주침을 조금 해야겠구나. … 헛것을 봤다고는 하나 중전을 저리도 내버려두고 있는데 다른 여인을 중전보다 먼저 품을 생각을 했으니 미안하기도 하구나. 오늘 내로 중궁전에 자리 하겠다 이르거라.”
“예, 그리하시면 주침을 하실 적 어의도 불러 탕약도 대령하겠사옵니다.”
“그래, 그리 하거라.”
이야기를 끝낸 임금은 그길로 자리를 떠났다.
아릿고상궁을 비롯한 다른 시녀들은 임금이 완전히 떠날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임금과 그 호위들이 전부 떠나고 나자 시녀 하나가 머리를 들고 눈치를 살핀다. 그제야 하나 둘 머리를 들어 임금이 완전히 떠났는지를 살피고 한시름 돌렸다는 듯이 숨을 몰아쉰다.
그때, 제일 먼저 머리를 들었던 시녀 하나가 아릿고상궁에게 입을 연다.
“오늘따라 주상전하께오서 말씀이 많으신 것 같지 않사옵니까?”
“허어, 어디서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주상전하를 함부로 이야기하지 마라, 경망스럽구나.”
“그게 아니오라, 평소 모습과는 다르게 자상해 보이셔서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어디 감히 주상전하를 함부로 평가 하는 게야? 그러다 잘못 걸리면 목에 칼이 들어올 것이야?”
제법 낭랑하고 활기찬 목소리의 시녀는 아릿고상궁의 꾸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실헤실 웃는다. 아릿고상궁도 그 시녀를 아끼고 예뻐하는 터라 좁혀진 미간을 머지않아 풀어버리고는 가벼이 웃고 넘어가 다시 함께 갈 길을 간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시녀의 말에 동의를 하고 있었다. 요즈음 들어 역정을 심하게 내고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던 임금에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그 보다도 더 한 느낌으로, 작두를 타는 선무당의 느낌이었을지도 모를 만큼 살벌한 지경이었으니.
확실히 한 번 나눈 대화였지만, 임금은 눈에 띄게 자상해졌고 말도 많아졌다.
그것이 현 임금의 본래 모습이었으나 얼마 전부터 의미모를 불안감을 표하며 역정과 역린이 잦고 누군가 벌을 받고 치도곤을 당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국 고스란히 나인들이 그 모든 것들을 받아내야 했으므로 그 고충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임금 모습을 본 나인들은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마음 한 편이 차분해지고 근심이 덜어진 느낌을 받았다.
날이 저물었다.
스물여덟 번의 인경(人定)소리가 세상에 적막과 고요함을 몰고 왔다.
시커멓게 어둠이 깔린 밤하늘에는 유난히 밝은 미리내가 수놓아져 태양의 부재를 조금이나마 대신한다. 지천에 깔린 어둠은 세상에 장막을 덮어 놓기라도 한 것처럼 만든다.
유난스럽게 시끄러웠던 저잣거리도 큰 행사에 잔치판을 벌이던 양가도 모두 소리가 죽었고, 그것은 나라의 가장 높은 곳인 궁궐 또한 다르지 않았다.
나라의 주인 또한 침전이나 중전에 들어 국정을 내려놓은 뒤, 가정사를 돌보거나 잠에 빠져들 시간이었으니 그 시간에 소란을 피우는 자가 있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목이 날아갈 일이었다.
임금은 더 이상 중궁전에 머무르고 있지 않았다.
침전에 들어 홀로 등불 하나만을 켜 놓은 채, 침상에 누워 있었다.
혹시 몰라 등불을 켜 두었으나, 언제 기다리는 이가 들어설지 모르니 이대로 잠을 청해야 하는가 싶어 고심한다.
전날 보았던 정체 모를 여인.
다음날 찾아오겠다고는 했으나 그 시각을 알 수 없다.
나라의 정사를 돌보는 임금에게 자는 시간은 귀하다. 언제나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열의를 다하여 정사를 돌보는 임금이지만 그리하여도 항상 시간은 촉박하여 정무가 쌓이기를 산더미이다. 언제 올지 모를 손님을 위해 마냥 잠도 이루지 않고 깨어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밖의 동태를 귀 기울여 살피려 했으나 이래나 저래나 고요함만이 자리하고 있는 까닭에 의미가 없다.
등불을 켜 두고 무작정 고심하던 임금은, 그래도 귀신같은 자이니 귀신들이 가장 활개 친다는 축시(丑時)에 방문하지 않을까 싶어 다시 등불을 끄려 몸을 일으킨다.
“주무시려고 하시나요?”
문득 옆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임금은 등불을 끄려다 말고 고개를 돌려 살핀다.
검고 붉은 빛을 품고 있는 비단 저고리.
눈치 채지도 못 할 찰나의 순간에 침소에 들어온 그 여인이 침상의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
임금은 불을 끄려다 다시 침상 위에 자세를 고쳐 앉았고, 여인은 의미모를 미소를 띠며 임금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
마음 깊숙한 그 안쪽까지 마저, 숨길 수 있을 것이 없으리라고 생각될 만큼 깊고 무겁다.
길고 고운 속눈썹 안에 머무르고 있는 그 서리한 눈동자는 무엇을 비추고 있는지.
“일찍 왔구나.”
“소녀가 어찌 전하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가며 기다리시게 하겠사옵니까.”
꽃다운 순진한 처녀가 연인에게 아양을 부리듯 대답이 매우 간드러지다.
임금은 여인의 눈을 미동하지 않은 채 들여다본다. 여인은 그런 임금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단지 더 짙은 미소를 보일 뿐.
궐내의 어떤 인물들도 이리하지는 못한다. 있었다면 임금의 선왕이나 대비 뿐 이다. 임금은 손을 들어 자신의 옆자리를 짚으며 말한다.
“거기 앉아있지 말고 이리로 오너라.”
격식을 차리지 않는 임금의 행동에 여인은 다소 놀랍다는 듯이 바라본다. 임금의 침상에 올라앉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이내 여인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고 임금의 말을 받아들여 그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인이 임금의 바로 옆에 자리하는 순간, 어떤 향기 한 자락이 스쳐 지나간다.
어디에서인가 맡아본, 꽃과 같은 향기.
“중궁전에 들르셨다고 들었사옵니다.”
가벼워 보이면서도 예리한 여인의 한 마디.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그런 세세한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닌 것이다.
“들은 것이 아니라 본 게 아니냐?”
“헌데 왜 중전마마와 합궁하지 않으신 것 이온지요?”
다소 날이 서 있는 임금의 의문을 무시하고 다른 질문을 던지는 여인. 하지만 임금은 마음 한 자리가 찔리는 느낌을 받아 여인이 자신의 의문을 무시하듯 똑같이 할 수가 없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여인은 장난스런 미소를 띠며 임금을 바라본다. 그 미소가 전날 새의 흉내를 낼 적처럼 앳되다.
“마음이 가지 않았을 뿐이다.”
“… 여색은 싫으신지요?”
“그런 게 아니다. 단지 중전을 달래주고 그간 별고 없었는지 안부를 물었을 따름이다.”
생글생글 웃으며 바라보는 여인은 마치 동네 아이를 놀리는 듯 장난기가 만면에 가득했다. 매우 무례한 행동이 아닌가. 하지만 임금은 여기서도 그 어떠한 불편함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역린을 했더라도 진즉 했어야 맞을 행동이었지만 임금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 하시다면, 저에게는 마음이 없으신지요?”
“허어…! 실없는 소리.”
갑자기 임금의 팔을 끌어안고 가슴을 붙이는 여인. 임금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여인의 가슴께로 향한다. 가벼이 달라붙는 비단 옷 탓에 여인의 몸태가 더욱 도드라져 임금의 동공에 그 태가 맺힌다. 안겨진 그 팔에서 피부를 타고 포근한 감촉이 느껴진다.
방금 전까지의 설설한 모습을 넘어 이제는 농염하고 짙은 색기를 보이는 여인의 행동. 여인의 미소가 짙어졌고 생글생글 웃는 그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다.
남사스러웠는지 다소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외면하는 임금. 퍽 짓궂은 행동을 하는 여인을 어찌 대할지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조용해지는 분위기에 임금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인을 다시 바라보았다. 애써 뒤늦게 근엄함이라도 되찾을 요량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임금에게 이런 적나라한 교태라니.
그러나 여인의 분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것이 마음을 다잡고 꾸중이라도 해 보려는 임금의 입을 덜컥 붙게 만들어버렸다.
같은 미소를 띠고 바라보고 있으나,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보인다.
여인은 눈을 돌려 등불을 바라본다.
바람도 불지 않는 침소에 등불이 웬일인지 가랑가랑 흔들린다.
침소 안의 모든 그림자들이 짙어졌다 옅어지기를 반복하며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스스한 냉기가 잠시 스쳐 지나가듯 임금의 등줄기를 훑는다. 체면을 생각하며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임금은 서서히 그 분위기에 압도당하기 시작했다.
불안하기 그지없는 등불이 흔들림을 반복하고 생기를 잃고 얻기를 끊임없이 왕래하는 동안 임금은 계속해서 스치는 의미모를 냉기와 싸우며 여인을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차가운 쇠칼이 등줄기를 꼬리뼈부터 거꾸로 올라오며 긁는 느낌을 받는다.
그 일정치 못한 빛줄기 속에서도 여인의 붉은 빛깔의 손톱은 더욱 도드라진다.
왠지 여인의 입술이 더 붉어 보인다.
핏기가 진하게 보이는 듯, 입술은 붉게 물들여져 보인다.
선홍색 가냘픈 그 입술이 머지않아 달싹이며 말을 내었다.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직 잔잔히 남아있는 여인의 그 미소는 왠지 모르게 차가웠다.
한창 더워지기 시작하는 초여름의 무렵, 한 부부가 손수레 하나를 이끌고 길을 가고 있었다. 손수레에는 간단한 옷가지 보따리와 생활도구들이 얼키설키 묶여 쌓여져 있었다. 부부의 행색은 사뭇 거지나 화전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남루했다. 특히 서방 되는 남자는 진땀으로 범벅이 되어 피부 또한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 뒤에서 수레를 미는 처 되는 여자는 그 모습이 앙상하고 파리해져 있었다.
먹을 것은 진즉 동이 났고, 마실 것 또한 마뜩치 않아 기아에 넋이 나가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손수레는 결코 놓지 않았는데, 그들이 가진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간단한 세간이라도 없다면 정말 거지가 아닌가.
그렇기에 더더욱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놓인 처지를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상황에 따른 절실함에 행동하니까.
“여보, 조금만… 참으시오…!”
수레를 안간힘을 써 가며 끄는 남편. 벌겋게 익어버린 대추마냥 온통 달아오르고 쭈글쭈글해진 남편의 얼굴에는 고되고 힘겨운 상황에도 가족을 지키려는 의지가 배어나온다. 그렇게 수레에 놓인 세간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초여름 무렵의 한 낮이 오죽하랴. 그나마 음식답게 먹은 것도 그제가 끝이었고, 그날도 부스러기마저 바닥을 드러낸 말린 고구마조각 두 개와 길을 가다 몇 개 딴 작은 오이 세 개가 전부였다.
그보다 목이 너무 말라, 간혹 길가에 뱀딸기라도 몇 개 열려 있으면 가혹한 갈증에 너무나도 감사히 주워 먹는다. 어제까지는 작은 실개천 하나를 보고 그 물을 마셨는데, 오늘은 도통 흐르는 물은커녕 어딘가에 맺힌 물기조차 보이질 않는다. 어제 떠다 수레에 실어놓은 물도 전부 마셔버렸다.
더워서 흐르는 땀이 야속하기만 하다.
몸에서 이리도 물이 삐질삐질 흘러나오니 더욱 목이 탈 수밖에.
한시 바삐 마을을 발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와중, 언덕 하나를 넘어서 연기 한 줄기가 하늘을 향해 흩어지는 것이 보였다.
평생 살며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짜낸다는 말은 많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을 보면 과거에는 전혀 그랬던 것 같지도 않았다. 지금이야말로 당장 죽을 것 같은데 당장 희망이 보이니 달음박질치듯 수레를 끌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도 반갑던 연기 한 줄기는 역시나 마을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동구까지 도착하자 이곳저곳에서 사람 냄새 나는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마을에 들어서면 우물을 찾아 물부터 실컷 마시리라.
그리고 어떻게든 먹을 것을 얻어 주린 배를 채우고, 나머지의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되뇌고 또 되뇌자 그 절절한 희망이 바싹 마른 줄 알았던 입안에 어떻게 해서든 침을 짜내는 것이었다.
“이보시오, 어디서 오셨소.”
바로 길가 옆의 원두막에서 건장한 사내 한 명이 나와 길을 막아선다.
남편이 수레를 멈추자, 아내는 밀리지 않는 수레를 바라보고 뒤늦게 눈을 앞으로 돌린다.
한시 바삐 마을로 들어서고 싶으나 왠지 그럴 수가 없다.
사내의 손에 쇠스랑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어이, 홍씨. 수박 몇 개 가지고 와봐.”
사내는 쇠스랑을 어깨에 걸쳐 들었을 뿐인데, 몹시 위협적으로 보였다.
녹이 슬어 낡은 것 같은 쇠스랑인데 그 끝은 자주 다듬는 것인지 퍽 날카롭다.
“행색이 보아하니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것 같은데, 이거나 좀 드시고…. 마을에는 왜 들어가려고 하시오?”
수박 조각을 몇 개 받아들고 난 뒤, 아내와 나눈다.
아내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수박을 집어 삼키고, 행여나 아깝게 수박물이라도 몇 방울 흘릴까 고개를 연신 치켜들며 우악스럽게 먹는다. 남편은 수박보다도 수박을 건네던 사내의 손에 눈길이 가 닿았다.
손가락이 하나가 없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당장 목구멍에서 그 수박 조각을 찾는 것이, 마치 위장 속 난장이가 쇠바늘로 목구멍 안쪽을 푹푹 찌르는 듯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저희는 살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그러다가 먹을 것도 다 떨어지고 마실 것도 남아있지 않아 이 마을에서 그런 것들을 좀 구하고자 합니다. 여건만 맞아 떨어지면 이곳에서 살아도 괜찮고 말이지요.”
말을 끝낸 남편은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 수박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아내는 사람들의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다, 먹던 수박 껍질까지 입에 넣기 시작했다. 사내는 그런 부부를 바라보다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고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드시면서 들으시오. 이 마을을 한 번 본 사람은 다시는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없다는 법이 있소. 그러니 싫던 좋던 두 사람은 이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먹던 수박씨를 입가에 붙이고서 남편이 황급히 고개를 들고 되묻는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어차피 살아갈 곳을 헤매던 터라 이 마을에서 살아도 상관은 없지만서두, 그런 해괴한 법을 누가 만들었단 말이오?”
“그게 우리 마을 법이요. 다 외지인들이 우리 마을에 해코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니, 따라주셔야겠소.”
어느샌가 수박을 다 먹은 아내가 남편의 소매를 붙들고 눈짓을 한다. 남편은 그의 뒤로 몸을 숨기듯 그 시선을 은근히 파묻는 아내를 바라보다 아내가 눈짓을 하는 방향을 바라본다. 사내가 나온 원두막에는 장정 몇이 더 있었는데, 하나같이 농기구 하나씩을 끼고 앉아 있었다. 그제야 남편은 사내가 들고 나온 쇠스랑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사내는 부부가 도망이라도 할 셈 치면 바로 그 쇠스랑을 휘두르려고 할 것이었다.
건장한 장정들이 흉흉한 날붙이 따위들을 들고 따라온다면 어떻게 도망질을 하여도 가망이 없는 일이었다.
매우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남편은 그들의 요구에 수긍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었다.
흡족할 정도로 달콤했던 수박물이 왠지 시원하고 청량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목구멍을 끈적이며 얽어오는 것 같았다.
무슨 재미난 구경이라도 났다 싶었는지 부부가 사내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간간히 보이던 마을 사람들이 슬슬 따라 붙었다. 그들은 잠시 뒤따라 걸으며 부부를 유심히 지켜보고, 무슨 구경거리인양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수군수군 주고받으며 노골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마을 자체는 굉장히 깨끗했고,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논밭은 씨알이 굵고 튼실한 결실만을 맺어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무 밭에나 들어가 그 맛깔나게 생긴 작물들을 먹고 싶은 마음이 고기를 목전에 둔 강아지처럼 절실해졌다.
마을은 너절한 부분 없이 정갈했고, 먹을거리들 또한 풍족해 보였으나 왠지 모를 거부감.
그것은 마을 사람들의 눈빛에서 배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마을에 왔단 말인가?”
“네, 하는 일마다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고 온통 속기만 하지 않았겠습니까. 아예 거지꼴 되겠다 싶어서 늦게나마 살던 마을을 뜬 것입니다.”
새로운 마을 사람이 되었다 하여 처음으로 인사를 하러 간 촌장의 집에는, 그 상석에 웬 무당이 앉아 있었다. 늙고 늙어 허리가 굽어져 산봉우리같이 되어버린 노파 무당.
매우 늙은 노파의 얼굴은 자글자글하게 주름지고 퇴색되어, 거친 풍파에 이리저리 깎이고 말라붙은 노목의 껍질을 보는 것 같았다.
촌장은 무당을 상석에 앉혀 놓고, 그 자신은 간단한 먹을 것과 깨끗한 물 따위를 내온다.
“그럼 이 마을에서 살면 되겠구만. 여기가 땅도 비옥하고 먹을 것도 지천에 널려서 극락이지 극락!”
노파는 무당임에도 마치 한 마을의 촌장인 양 행동한다. 그 당당하고 거칠 것 없는 태도는 그 노파가 가진 마을에 대한 권력의 증명과 다름이 없었다. 촌장의 집에 인사를 하러 간다기에 왔는데, 알고 보니 무당에게 인사를 하러 온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살기 좋다면 여기서 살아야죠, 허허.”
“그래 그래, 지신(指神)님의 계신 땅인데 오죽하겠는가! 이 마을에서 나는 작물은 하나같이 풍작이요, 병마도 비켜가고 세금 타령하는 벼슬아치들도 발길을 하지 않는 곳이지.”
매우 자랑스러운 듯 마을에 대해 흥이 나서 설명을 하는 무당. 그 옆에서는 부부를 데려온 사내와 촌장이 흡족하다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부부도 이렇게 친절히 환대하는 이들을 좋게 볼 수밖에 없으니 그저 웃을 뿐이었다.
머지않아 촌장은 부부가 배가 고플 거라며 적당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부엌으로 향했고, 사내는 빈 집이 있으니 그곳을 사용할 수 있게끔 적당히 정리를 해 주겠다며 나갔다. 부부는 무당과 같이 마주 앉아 촌장이 조금 전 내왔던 삶은 콩 따위를 집어먹는다. 간만에 들어가는 제대로 된 음식들이라 조금씩 위에 집어넣는다.
무당은 부부를 바라보다가,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물을 목에 넘김에 따라 작게 꿀렁이는 무당의 목이, 그래도 그 노파가 마른장작 따위가 아닌 그야말로 골육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시원하게 물을 다 마신 무당이 빈 사발을 내려놓으며 넌지시 말했다.
“그래서, 손가락은 언제 자를 생각인가?”
무엇인가.
부부를 얼어붙게 만드는 그 한마디.
낯선 마을에 들어와 겪은 평범하지 않은 일들 속에서 곤두세워졌던 긴장감이 다시 염통을 옥죄어 놓는다. 다짜고짜 손가락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어 노파를 바라본다. 더 이상 화통하고 친절한 노파는 온간 데 없고 살벌한 눈빛만을 쏘아내는 무당만이 남아있다.
“못 들었는가? 우리 마을에 들어오려면 손가락 하나를 잘라다 지신님께 바쳐야 한다는 법도가 있는데, 참말로 못 들었는가?”
황급히 남편은 떨기 시작하는 아내를 등 뒤에 숨기고서 무당을 경계한다.
무당의 눈빛은 이미 먹잇감을 노려보는 살모사 따위의 모습을 하고서 근원을 알 수 없는 공포감으로 부부를 얽어매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었다.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 같이 늘어져 벌벌 떠는 아내를 억지로 일으키고 남편은 대청마루를 뛰어내려와 도망가기 시작했다.
“도망간다!!!!!! 아아아아아악!!!!!! 도망간다!!!!!!”
그 작고 구부러진 노파가 내는 것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비명소리.
이미 대문을 박차고 나와 달리고 있는데도 고막이 찢어질 것처럼 울려온다.
소리가 고막을 찢고 들어와 머릿속을 긁는 듯 비명소리가 흉흉하다.
남편은 겁에 질릴 대로 질려 이미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내를 잡아 끌 듯이 데리고 달음박질친다.
잡히면 어떻게 될지 감이 오는 것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강제로라도 손가락을 절단하고 말 것이다.
온 몸의 체모가 쭈뼛하고 일어서는 느낌이 바로 뒤에서 범이라도 따라 붙는 느낌이었다.
노파의 비명이 공기들을 찢고 퍼져나갈 때마다 부부는 위기감에 몸서리를 치며 더욱 달음박질에 힘을 쏟았다.
분명 조금 전까지 마을에서 서성대던 마을 사람들은 이 비명을 모두 들었을 것이다.
손가락을 자르러 몰려들 것이다.
남편은 아무리 열심히 뛰어봐야 누군가에게 들키면 아무 소용없다고 판단해, 마을에서 그나마 민가들과 거리가 있는 창고로 몸을 숨겼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 사람들이 부엌칼이나 농기구 따위의 날붙이들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란이었다. 이러다가 잡히는 날에는 손가락이 아니라 자칫 잘못한다면 흉사(兇事)라도 일어날 법 할 정도였다.
정말 서슴없이 사람을 죽일 것처럼 뛰어다닌다.
남편은 아내를 돌아보았다.
아내는 와들와들 떨며 공포에 젖어 새어나오는 신음을 막아보려고 연신 입을 막는다.
마을은 비교적 탁 트인 구조를 하고 있어서, 몰래 빠져나가는 법이 능사로 보이지는 않았다. 머지않아 뒤진다면 건물들부터 뒤지지 않겠는가. 마냥 숨어있는 것도 한식경을 넘지 못할 일이었다.
남편은 창고를 둘러보았다.
그 곳에는 짐승들의 시체들이 사방에 걸려 있었다.
온통 가죽이 벗겨져 널려있는 꿩이나 산돼지 따위의 고깃덩어리들이 갈고리에 찍혀 걸려있었고, 퀴퀴한 냄새 사이에 은근한 피 냄새가 그제야 느껴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주변을 더 둘러보다 도축용 칼을 찾아내었다.
퍽 예리하고 날이 서 있는 칼이었다.
이 서슬 퍼런 날붙이가 얼마나 많은 짐승들의 살과 가죽을 벗겨 내었을까.
칼을 쥐고서 내려다보다 문득 창고의 구석으로 눈길을 돌린다.
고기를 해체하며 나온 부산물들이 쌓여 있다.
그 곳에 올려 진 꿩의 머리가 희멀건 눈을 해가지고 마치 남편을 바라보는 듯하였다.
꿩이 말을 하는 듯하였다.
그 칼로 무슨 짓을 하시려오.
남편은 떨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이 년 놈들 어디로 숨었어!!!”
“배은망덕해도 유분수지!! 떠도는 것들을 받아주려 했더니 감히 도망을 쳐!?”
식칼과 도끼, 곡괭이와 낫, 호미, 망치, 몽둥이, 쇠꼬챙이, 그리고 쇠스랑.
흉기로 돌변해버린 온갖 생활 집기들.
본연의 쓰임새에는 맞지 않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었다.
자신들의 집안부터 뒤져나가 논밭에 널린 두엄 따위를 헤집고 찔러보는 마을 사람들.
그러고도 찾아낼 수 없자 사람들은 창고로 눈을 돌린다.
창고로 조심스레 다가서는 마을 사람들.
마을에는 창고들이 몇 개 있었으나, 도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창고에 눈길이 돌아갔다.
촌장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창고는 그곳이었으니까.
마을 사람들이 그 창고 앞을 둘러싸고 서서 다가선다.
그때 창고 안에서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함께 울려 퍼졌다.
“안돼요! 여보!! 제발 그만 둬요!!!”
“시끄러워!! 이거 놔!!!”
그 큰 소리에 마을 사람들의 움직임은 멎었다.
도망쳤던 부부의 목소리임이 틀림없었다.
무슨 일이 있기에 안에서 큰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하는가.
머지않아 창고 안은 조용해졌다.
마을 사람들의 행동은 멈췄으나, 그 눈빛만은 독이 묻은 화살촉마냥 창고를 향해 온통 쏘아지고 있었다.
끼이이익
낡은 경첩이 가벼운 소리를 내며 벌어진다.
순순히 열릴 것 같지 않았던 창고의 문이 열렸다.
그 곳에는 피투성이 아내를 업고 나선 피투성이의 남편이 있었다.
두 사람 다 피로 흥건히 젖은 천을 손에 감고 있었는데, 행색을 둘러보니 아내의 치맛자락을 찢어 힘껏 동여맨 모양이었다. 흘린 피가 상당한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역겨운 쇠 냄새가 주변에 진동하여 온통 코를 찌른다.
힘겨워 보이는 남편이 아내를 겨우겨우 업은 채로 비틀대며 걸어온다.
창고를 에워 싼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쇠스랑을 들고 있는 사내에게 걸어가 붉은 천 조각을 내밀었다. 간간히 보이는 하얀 색이 원래부터 붉은 천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내는 그 천 조각을 파헤쳐 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사람의 손가락이 두 개.
“… 제가… 겁이 나서 도망을 했지 뭡니까…. 헌데 어차피 어디 갈 데도 없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아… 내하고 저하고… 손가락 잘랐습니다……. 이제 여기서 살아도… 괜찮겠지요…?”
그의 말에 등에 업혀있던 아내는 끅끅대며 울음을 삼켜댔다. 바위틈에서 물이라도 솟아나듯 울컥거리며 눈물이 뚝뚝 쏟아진다.
그럼에도 남편은 웃고 있었다.
손가락을 잘랐음에도 헤실헤실 웃으며 잘린 손가락을 내밀어 놓는 것이다.
그 손가락을 받아든 사내는 남편의 웃는 낯에서 왠지 모를 섬뜩함을 느꼈다.
“물론이오… 이제 여기 살아도 괜찮소…….”
“그럼 우선… 저희가 쉴 수 있게… 거처를 구할 수 있을… 까요… 피를 많이… 흘려서 원… 힘이 들….”
그렇게 웃는 낯을 하면서도 남편은 견디기 힘들게 고통스러웠는지 진땀으로 온 몸을 적시고 있었다. 날붙이를 들고 선 장정들은 아내를 업고 걸어오는 남편에게 서서히 길을 비켜주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받은 사내는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확인 했다.
따뜻한 체온을 품고 있는 사람의 손가락 두 개.
방금 잘라냈다는 것을 표하듯 울컥대며 배어나오는 피가 감싸고 있던 천을 적시고 손바닥마저 적신다.
“아니다, 아니야.”
그때, 마을 사람들의 뒤에서 늙수그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온 것은 늙은 무당이었다.
“이리 줘 보거라.”
무당은 사내에게 손을 내밀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두 말 하지 않고 사내는 무당에게 손가락이 들어있는 천 뭉치를 건네주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살벌한 그것을 무당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었다.
손가락을 집어 들고 이리저리 훑어본다.
처음 부부에게 비명을 지르며 악을 쓰던 그 흉흉한 눈빛 그대로 손가락을 훑어댄다.
“한 사람 손에서 나온 손가락이야. 년 놈들 중에 하나는 손가락을 자르지 않았어.”
그 말 한마디에 마을 사람들이 부부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남편은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소리질렀다.
“안돼!! 지금 막 손가락을 잘랐소! 지혈해야 한단 말이오!!”
남편의 바람에도 마을 사람들은 무정하게 붉게 물든 두 사람의 천을 파헤쳤다.
피 묻은 천으로 싸여진 두 사람의 손이 드러났다.
남편의 손가락은 전부 여덟 개.
아내의 손가락은 열 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퍼런 식칼을 든 아낙이 걸어온다.
장정들은 아내의 손을 붙들고 바닥에 박힌 평평한 돌 위에 올려놓는다.
남편이 비명을 지르고 아내를 향해 달려드나 장정들의 손에 막혀 닿지 못한다.
그들은 손가락이 하나 없는 자신의 손들을 가지고 이 부부 또한 자신들과 같은 손으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가 눈물을 쏟아내며 애절하게 애원한다.
“쯧쯧, 사람이 진실 되어야지 어찌 거짓을 고하려고 그리도 기를 쓰누. 지신님이 노하실 게야 큰일 날 뻔 했어.”
노파의 그 말에 마을 사람들이 동조한다.
소리를 지른다.
“맞아!! 우리가 그러다 저주라도 받으면 책임 질 거야!!?”
“저런 사기꾼 년 놈들을 받아줘야 한다니 할멈도 너무 착해서 탈이야!”
“태생이 천출일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추접할 수가 있나!”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어느덧 남편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진다.
아내는 온 힘을 다하여 발악을 해보았지만 억센 사내들의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바들바들 떨며 손의 자유를 빼앗긴 채, 바닥에 납죽 엎드려 있다.
아내가 사내들의 손에 붙들려 발악하고 있는 남편을 향해 입을 연다.
“살려주세요… 여보… 살려주세요….”
쩍 하는 소리가 들린다.
단단한 날붙이가 연한 고기를 썰어대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육골이 썰리는 고통을 조금도 이기지 못한 아내가 찢어지는 비명을 내질렀으나 손가락이 썰려 나가는 그 소리는 비명소리에 전혀 파묻히지 않고 오히려 귓전에 한을 쌓으며 들어찬다. 남편이 연신 비명을 지르며 눈물 콧물을 쏟아낸다.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아내의 소리가 사방을 메웠으나, 그 시간은 길지 않았고 식칼을 들고 온 아낙은 가녀린 손가락 하나를 쥐어 들고는 무당에게 가버렸다.
아낙이 무정히 걸음을 옮기는 동안 한 방울씩 그 걸음마다 핏방울이 지면을 적신다.
악을 쓰던 남편은 오열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사내들은 두 사람을 놓아 주었다.
그러나 그 울음은 한 사람만의 것이었다.
“여보!! 정신 차려 봐!! 여보오!!! 아아아아!!!!”
남편이 끌어안은 아내는 사지를 뻣뻣이 굳히고 경련하고 있었다.
그나마도 얼마 뒤, 아내는 그 애처로운 경련마저 멎어버렸다.
생살과 그 뼈를 잘라내는 고통을 견뎌 내기에 아내의 몸은 너무 약했던 것이다.
입에는 온통 거품을 물고, 눈은 돌아가 흰자위만을 보이고 있었다.
그 흰자위도 핏줄이 온통 터져나가 붉게 물들어 시뻘건 눈만 보였고, 잘리지 않은 다른 손은 고통 속에서 땅바닥을 온통 긁어 손톱이 다 뽑혀나가 있었다.
진득한 고통에 차 까뒤집혀진 아내의 눈에서는 검붉은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죽은 모양인데요.”
“천벌을 받은 게야. 지신님을 속이려고 들더니 지신님이 노하셔서 천벌을 내리신 게지. 계집년이 죽어나간 것도, 저 부부가 죄를 지었다는 증거일세.”
마을 사람들은 무당의 말을 듣고 저마다 크고 작은 동의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개중에는 큰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웃는 자도 있었고, 도망쳤었던 부부에게 적잖은 분노를 표하는 자도 있었다. 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자도 있었으며, 이렇게 모두의 모습들은 저마다 달랐으나 한 가지 모두가 같았던 것은 무당에게 동의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서방 놈 숨이 붙어있는 모양을 보면 지신님은 매우 인자하신 걸세. 서방 놈은 박가네 집에 데려다가 놓고, 죽은 년은 동구 밖에 가서 묻고 오게나. 나는 지신님께 이 손가락 바치러 가네.”
한이 가슴에 사무치고 들어차 오열하던 남편은 졸도해 버려 조용해졌다.
무당은 그 핏덩이나 다름이 없는 잘린 손가락 세 개를 쥐고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쇠스랑을 들었던 사내, 부부에게 수박을 건네주었던 그 사내는 이미 졸도해 조용해진 남편을 바라보며 조금 전 느꼈던 섬뜩함을 다시 한 번 감지하고 있었다.
사내는 생각에 잠겼다.
동구의 원두막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집으로 돌아온 사내는 여태껏 들고 다녔던 쇠스랑을 문간에 세워두고 방에 들어와 밥을 먹으며 생각에 빠져들었다.
소금에 잔뜩 절여진 짠지나 고사리, 배추쌈 따위를 반찬으로 두고 먹는다.
오늘은 수고가 많았다며 촌장에게서 산돼지 고기도 큼직하게 한 덩어리 받아낸 탓에 먹음직스러운 고기 냄새가 방 안을 메웠으나 사내는 전혀 입맛이 돌지 않았다.
여태 살며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던 남편.
그 웃는 낯이 아내를 살리기 위해 지어낸 허세였다는 것은 이해하게 되었으나, 그것 말고도 느껴지는 의미 모를 섬뜩함이 있었다.
맛있는 산돼지 고기반찬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먹는다.
육즙과 기름기가 자르르 흘러내려 혀를 고소하게 감싸기를 수차례였으나 전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끼니를 어떻게든 때우고 사내는 이불을 깔고 누웠다.
더운 낮에 사방으로 뛰어 다니느라 온통 땀에 절여져 마을 개울에서 멱이라도 감고 싶었으나, 사내는 그러지 않았다.
눈을 희번득 까뒤집어가며 절명한 아내나 분노와 슬픔에 억장이 무너져 오열하던 남편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러면서도 남편이 창고에서 처음 보였던 웃는 낯에서 느낀 이질감이 다시 느껴진다.
대체 그 남편 된 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던 것일까.
그 웃는 낯은 어떻게든 난관을 넘기려는 비굴한 허세만은 아니었다.
더욱 절절한 무언가가 배어들어 있었다.
사내는 그 알 수 없던 이질감을 서서히 깨닫는다.
“불이야!!!!”
마을의 가운데에 위치한 사당에 불이 났다.
방금 식사를 끝낸 그 사내가 사당에 도착 했을 때, 처음 본 것은 반 쯤 불에 타 기울어져버린 사당의 문패였다.
절지당(絶指堂)
지신(指神)을 모시는 사당.
무당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삼 년간 공을 들여 짓고, 수 십 년을 지켜온 신의 집이다.
마을 사람들이 분주히 물동이를 길어다 나르며 불을 끄고 있었다.
화마는 삽시간에 번져나가 사당 전체를 태우고 있었고, 그 독한 열기에 그나마 물동이의 작은 물을 끼얹는 것 마저 불가능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넋이 나가 불에 타는 절지당을 바라보고만 있었고, 몇의 사람들만이 포기하지 못하고 물동이를 이고 다가가다 불에 데여 구르듯이 물러나고 있었다.
절지당 주변에 기름 냄새나는 통이 몇 개 굴러다니는 꼴을 보니, 누군가 기름을 가져다 뿌린 모양이었다. 일반적인 불이었다면 이렇게 다가서지도 못할 정도의 화력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 그 견디기 힘든 화염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작은 단지 하나를 들고.
시커멓게 그을려 그 본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누군가.
온 몸과 얼굴에는 수포가 올라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머리털은 전부 타버려 밋밋한 머리만 보인다. 온 몸에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흉측한 모양새.
그러나 사람들은 단번에 그 자가 누구인지 눈치 챌 수 있었다.
손가락이 여덟 개 뿐이었으니.
그때, 촌장이 헐레벌떡 달려와 소리쳤다.
“이보게!! 그 단지는!! 그 신줏단지는 건드리지 말아주게!!! 우리 다 죽어어!!!!”
사람들은 그제야 그 단지의 의미를 깨달았다.
별로 본 적은 없었으나, 그 가치는 매우 귀중했던 것.
자신들의 손가락을 잘라다 넣어 둔, 신의 물건이었다.
“안 돼!! 그건 건드리지 마!!!”
“이리 가져와!! 제발!!!”
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아우성을 쳤다.
개중에는 겁에 질려 우는 이도 있었고, 분노에 차 협박을 하는 이도 있었다.
모든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이 한데 담긴 신줏단지가 불길 한 가운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막상 사당이 불에 탄다고 했을 때, 막연히 불을 꺼야 한다는 신념에 사로잡혀 물동이들을 옮겼으나 이제 그 지켜야 할 실체가 눈에 드러나니 감정들이 폭발해 오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강한 힘을 가지고 일렁이는 불꽃들이 비쳐지고 있었으나, 그것은 단순히 사당의 불길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마음이 같이 불탄다.
온통 화상으로 가득 들어차 마치 요괴같이 변한 남편은 무심히 신줏단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뒤, 한창 불길이 치솟는 절지당의 안쪽으로 집어던져 버렸다.
그릇 깨지는 소리가 요란히도 났고, 남편은 그 불길 안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절지당은 화마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절지당의 불이 다 꺼질 무렵, 동이 트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해는 보이지 않았으나, 푸르스름하게 빛이 감돌아 세상을 밝히기 시작한다.
불길이 잦아질 무렵, 사람들은 준비해 두었던 물동이를 부어대며 진화에 들어갔고, 온 마을은 불길이 죽으며 내뿜는 매캐한 연기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깨져버렸을 신줏단지와 그 곳에 바쳐졌을 자신들의 손가락을 찾았으나 이미 모두가 타버린 절지당의 잔해 속에서 보이는 것은 타다 남은 목재나 잿개비 뿐이었다.
신줏단지나 손가락들을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람들은 화살을 무당에게로 돌렸다. 밤새 온 마을이 불타는 사당 탓에 시끄럽고 아우성으로 가득 찼는데 무당은 무얼 하느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단 말인가.
무당의 말을 듣고 지었고, 무당의 말을 듣고 지켜온 사당이 다 무너져 잿개비로 사라졌는데 무당은 어찌하여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사당이 다 타버렸으니 이제 어찌해야 하는지 묻기 위해 사람들은 무당의 집으로 구름같이 몰려 들었다.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무당의 집.
마을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그 집에 들어가는 것이 꺼려졌다.
전날 까지만 해도 거리낌 없이 드나들었던 곳인데, 왠지 오늘은 들어서기가 두려운 느낌마저 들었다.
집의 기둥이 썩어 있었다.
기둥 뿐 만이 아니라 대청마루에 지붕까지 썩어 곰팡이가 무성했고, 주춧돌은 이끼가 한가득 뒤덮여 그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것 같은 냉기.
개중에 성질 급한 몇 사람이 무당의 집에 뛰어들었다.
집 안에는 무당의 옷 한 벌이 허물 벗듯 벗어져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는 시커멓게 타버린 장지뱀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무당은 사라졌고, 절지당 또한 다 타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천벌을 받을까 두려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분노와 절망에 넋이 나간 사람들은 동구 밖에 묻었던 아내를 파헤쳐 꺼내어 사지를 조각조각 잘라내 가축의 먹이로 던져 주었다.
아내를 부관참시 하는 것에도 그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아서 졸도한 남편을 맡아 두었던 박 씨 일가를 잡아다 돌로 쳐 죽여 버렸다.
그러나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록 마을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늦은 여름이 되고, 곡식들이 한창 무르익어 사람들은 농사일을 내버려 둘 수 없는 탓에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갔다.
그럼에도 마을에는 그 어떤 기이한 일이나 흉한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서서히 사람들의 마음에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나 이방인들의 손가락을 자르지 않았고, 절지당에 대한 이야기는 서서히 잊혀져갔다.
“이것으로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넋을 잃고 여인을 바라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임금.
임금은 적잖은 노기에 젖어들어 있었다.
“고얀지고… 이것이 정녕 사실이렷다?”
노기가 충만한 임금의 모습에 여인은 살가운 미소를 띠고 대답을 한다.
둘의 표정은 매우 상반되어 있었다.
“야화(野話)이옵니다. 진실일 수도 있으나 거짓된 이야기 일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럼 진실일 수도 있다는 소리 아니냐!”
여인은 임금과 시선을 마주하였다.
다소 붉게 달아오른 임금의 용안은 그의 마음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여인의 미소가 알 수 없는 온기를 띤다.
“누구에게 그리도 역정을 내시는지요.”
여인은 짐짓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듯, 임금에게 물어왔다.
그 질문에 많이 화가 진정되었으나 임금은 그래도 그 답답함을 호소한다.
답답함을 정리된 답으로 여인에게 전한다.
“당연히 그 무당이 아니냐. 사람들을 현혹하여 억울한 자들을 죽게 만들고 그 요망한 풍습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을 잘랐으니 그 정체가 장지뱀이어서가 아니더라도 진정한 요물일 것이다.”
그러나 여인은 그 답변에 고개를 저었다.
눈을 감고 고개를 살며시 젓는 여인의 모습에 임금은 의문감이 가득해진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 이야기의 악한은 무당이 아니었던가. 자신이 놓친 이야기라도 있었던 것인가.
임금이 의문을 품는데 그 모양이 표정에 뚝뚝 묻어나니 여인은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순수히 역정을 내던 임금은 여인의 웃음이 목전에 보이니, 여태껏 이야기에 심취해 머리에 떠오르는 모습들만을 눈에 그리던 정신이 비로소 현실감을 느끼며 돌아오는 듯 느꼈다.
“제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린 탓에 전하의 생각을 어지럽힌 모양입니다.”
“… 그래, 짐은 생각할 시간이 조금 필요한 모양이구나.”
사실 여인이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니,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희미하게 알 것 같았다. 그러나 명확하게 짚을 수는 없으니 임금은 여인의 말을 더 생각하고자 결정했다.
이야기의 요점을 짚는 것은 물론이요, 이 이야기를 전한 여인의 의도 또한 알아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럼 전하께오서 편히 생각하실 수 있도록 소녀는 이만 물러나겠사옵니다.”
그 말과 함께 여인은 그 모습이 불빛에 그림자가 꺼지듯 사라져 버렸다.
임금은 문득 여인이 앉았던 이부자리를 짚어 보았다.
아직 남아있는 여인의 온기가 임금의 손바닥에 느껴져 왔다.
귀신같은 자 이기에 몰랐으나, 그녀 또한 온기를 품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자 임금은 의미모를 안정감을 갖는다.
현실감을 찾으니 임금은 생각도 좋지만 이제 자면 언제 자고 언제 기침하는지가 걱정이 되기에 이르렀다.
특히나 여인의 묘사가 세세하니 이야기는 실감났으나 그에 따라 소비되는 시간 또한 무시를 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여봐라, 지금의 시각이 어떠한가.”
“예, 전하. 지금 시각이 이경(二更)이라 아뢰옵니다.”
인경이 울리는 시각에 임금은 침전에 들고, 그 시각이 바로 이경이다.
지금은 임금이 침소에 들었던 시간 그대로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아나는 것의 이유를 임금은 아까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알고 있다.
그 길고 긴 이야기를 들었으나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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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혹시나 제가 고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더라도 이해해주세요 ㅜㅠ
픽션이니까요! 네!!
첫 이야기를 써 올린지 일주일이 넘었네요.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지난번 1화를 업로드 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도 그냥 쓰던대로 쓰는게 제일 좋다 생각해서 마음 편히 먹고 썼습니다.
결재 기다리는 부장님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번에 달아주신 많은 덧글들이 굉장히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ㅎㅎ
그나저나 이야기를 전개하는데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한 이야기를 상편 하편, 길때는 상편 중편 하편으로 나눠서, 쓰는 족족 업로드하면 기다리시는데 불편함을 덜어드릴 수 있을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일단 빨리 이야기를 받아보시는 것 보다, 한번에 이야기를 결말까지 읽어보실 수 있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끝까지 다 써버렸습니다 ㅎㅎ
왠지 결말이 안난 이야기를 올리면 감질 날 것 같아서, 깔끔하게 결말까지 볼 수 있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어서요.
어떤게 더 좋은지는 말씀해 주시면 반영하도록 할게요 ㅎㅎ
여튼 야화는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봐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ㅎㅎ!
출처 | 야화(野話)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 / 첫번째 밤, 광대패 속의 여인.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86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