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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341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구마얌얌
추천 : 0
조회수 : 1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07 03:57:26
세시반이다. 

두시쯤이였나 어머니와 누나의 싸움소리가 나의 단잠을 깨웠다. 속삭이듯 들리는 모녀의 말싸움에 거실 중앙에서 자고있던 나는 꿈틀거리는 애벌레가 된듯하다. 반복되는 말싸움, 언젠가 들어봤었던 같은 레퍼토리가 오늘도 들린다.

이 싸움의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안난다. 그냥 중학교때 누나와 엄마의 싸움이 싫어, 불똥이 튀기는것이 싫어 학원을 갔던 기억만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문제의 원인은 컴퓨터와 이어폰이다.
안방옆 누나의 방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소리에, 아니 늦은 시간에 점점 활기차지는 누나의 기운은 어머니를 아주많이 괴롭히고 있었다.
늦은시간까지의 컴퓨터소리와 최근 누나가 시작된 이명은 어머니를 스트레스 받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만하고 잤으면 싶을때 누나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어머니는 지금 암말기 환자인데 누나에게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음에 틀림없었다.

누나는 호흡곤란이 찾아왔다.

애벌레처럼 움직이던 나는 방에 뛰어들어갔다.

한동안 호흡을 빠르게 속삭이던 누나는 시간이 지나자 안정을 찾아갔다. 무지식한 나는 인터넷을 찾아보았고 성인 호흡곤란에 대해 찾아보았고 쉽게 호흡곤란의 원인이 불안임을 알게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나의 어머니도 언젠가 마찬가지 일것이다.
나는 조금씩 준비하고 있는데, 누나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 보다. 항상 언제나 어머니와 같이 있고싶다고 말했었다. 어머니에게 왜 자신을 불안하게 하냐고 말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다.

나도 미치도록 어머니랑 평생 같이살고 싶은데,
누구보다도 우리가족 사랑하는데,

왜 누나는 이런맘을 모르고 스트레스를 주는지 모르겠다.

치킨이 갑자기 먹고싶다던 누나는 복숭아를 한입 베어 먹었다.

나는 거실에 돌아가 누워서 휴대폰으로 글을 쓰고있고 누나는 엄니와 방에서 이야기를 하고있다.

글을 쓰고있는 도중에도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는 지금 무슨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겠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듯 너무나도 고요한데,
나에게 메미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들린다.
누나는 엄마에게 잠을 잘 잘것같다고 말하네. 나는오늘 잠을 다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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