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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속물들.
게시물ID : gomin_12448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iZ
추천 : 0
조회수 : 25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0/29 23:21:07
남자구요, 대학생입니다.
중학생때부터 고등학생일때까지, 저는 비만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어요.
그것도 초고도비만. 70의 키에 95정도를 넘나드는.
아는 거라곤 공부밖에 없었어요. 친구도 없었고.

여자애들 놀리기 딱 좋은 캐릭터였죠.
자존감도 떨어지고, 뚱뚱하니 교복은 헐렁하게 무릎까지 내려오게 입고 다니고. 
근처에만 가도 돼지냄새가 풍기는 거 같다고.
자리바꾸는 날 저랑 짝이 된 아이는 차라리 자퇴하겠다고 울고.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은은하게 사람 무시하는 거.

그렇게 지내다가, 고등학교 때 걔네가 너무 보기 싫어서 특목고를 썼어요. 피나게 공부해서 참 내로라하는 대학을 왔구요. 살도 무지막지하게 뺐어요. 한 40키로정도 뺀 거 같아요. 이악물고 하루에 여섯시간씩 헬스장에서 살았어요 작년에.

그러니까 2학기 들어서인가 연락이 하나 둘 오더라구요. 페북메세지로, 다른 애들한테 물어서 걔네 연락 받기 싫어 몇번이고 바꾼 제 폰번호로. 만나자고, 너무 오랜만이고 반갑다고.

소문이 돌았나봐요. 저새끼 돈 꽤나 번다고. 맞아요. 학원 강사 자리얻은게 너무 잘되서 웬만한 직장인 월급 받고 일해요. 스무살 초반 어린 나이지만. 근데 걔네한테 쓰고싶진 않거든요.

대체 왜 나한테 연락을 한걸까 궁금해서 하나를 만났어요. 바로 취업하고 토익배우느라 영어 다니는데, 이제야 중학생때 그렇게 피터지게 공부하던 니가 대단해보인다. 그런 얘기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밥은 니가 사줄거지? 너 돈 잘벌잖아 이러더라구요.

어딜 데려가나. 했습니다. 강남에서 만났는데, 레스토랑을 데려가더라구요. 거진 예약으로 운영되는. ㅋㅋㅋㅋㅋㅋㅋ 인당 한 십만원 하더라구요. 깨-끗하게 더치하고! 나왔습니다.

자기들이 사람을 사람취급도 안하고 무시하니 저는 그게 무서워서 공부만 붙잡고 살았는데, 이제 그걸로 결실을 좀 맺을때쯤 되니까 그까짓 밥뜯으려고 이렇게 좋은 말로 살랑대는게 너무 싫네요. 짜증나고. 

원치도 않은 약속을 가서 비싼 밥만 입에 쑤셔넣고 집에 와서 캔맥주 하나 마시고 주절거려봤습니다. 그냥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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