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들의 1년은 364일 그들의 1년은 열두 달이 아닌 열한 달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보려 애쓰지만...
어찌된 일인지 늘어나지 않는 그들의 하루...
그리고 한달...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으려
정부기관에서조차 뿌렸다는 꼼수 때문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양산된 1년 미만의 계약직 노동자
세상은 그들에게 1년은 364일이라고 강요했고
모자라는 하루는 움켜쥔 체 나눠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른바 나쁜 일자리는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500만이 있습니다
1인 가구 500만 시대
혼밥족 즉,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은 요즘
같은 솥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식구는 빛바랜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요즘은 미혼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비혼이라고 한다는군요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바로 내일 모레고
가족끼리 나서 놀라고 임시 공휴일까지 정해졌다지만
정작 함께 놀러 갈 가족이 없는 현실...
이 비혼족이라는 신조어 뒤에는 낮은 소득과 높은 주거비
앞으로 감당해내야 할 사교육비 등을 넘어서
어쩌면 가족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근복적인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IMF 외환 위기 사태 뒤에 뼈져리게 목도한 국가의 실체
국가가 아닌 가국
기본적인 사회 안정망은 커녕
모든 고통을 가족이라는 이름에 전가시킨
국가의 무능
아마도 비혼을 택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가족이 붕괴됐던 어린 시절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요?
또한 그 이후에 20년이 지났어도
국가에 기대어 개인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현실을
누구보다도 이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나 혼자 산다지만 내일은 독거 노인이 될지도 모를 청춘들
그리고 그들에게 다시 주어진 것은 1년 364일 1년 열한 달
꽃소식을 전해주었던 남쪽으로부터 구조조정의 소식이 들려오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캡쳐 - 본방송 스냅샷
멘트 - 본방송 청취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