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님...

 
제발 집에 좀 보내ㅠ세요 ㅠㅠㅠ
 
수요일에 휴가받아서  밤비행기타고 룰루랄라 제주도에 왔어요. 먼저온 친구들이랑 야경도 보고 바닷가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것도 많이먹고

이때까지만해도 꿈만같았어요.. 

근데 금요일에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하루더 있고싶어서 토요일 세시비행기를 예매해놓고 하루더 쉬다가 공항가서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항공기 상황 전광판을 봤는데..
하나씩 결항이 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전체노선 결항이 되더군요

그리고 공항은 아수라장.. 
각 항공사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승객들은 답답해서 소리지르고 항공사직원들은 사람들한테 결항사실 알리고 안내하고..

어떻게어떻게 줄서서 일요일아침 여덟시반표를 받고 혹시몰라 대기자명단에 이름올리고 기다리니 돌아오는 방송은 토요일 전 항공편 결항.. 일요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지요. (여기서 일요일아침표를 받은건 제 실수였던것 같아요 어차피 일요일도 결항되고 월요일도 확실하지않다는 말이도는판에 차라리 월요일늦게나 화요일로 예약할걸) 

 그래서 대기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공항을 벗어나보려 합니다. 

그러나 공항버스정류장은 피난분위기.. 사람들이 서로 버스타겠다고 캐리어짊어지고 꽉꽉들어찬 버스탑승시도하고 밀려서 떨어질뻔하고 뒤로타는사람들 위험해보이니 기사님이 내리게 하고.. 당시엔 무슨 전쟁영화한장면 같았어요 
어찌어찌 어디로가는 버스인지도 모르고 버스올라타서  도로로 들어서니 꽉막힌 도로. 한시간동안 100미터도 못가는것같으니 사람들은 내려서 걸어간다고 가는데 히말라야에서나 볼것같은 눈보라가 10미터 앞도 안보이게 했어요 
그걸맞으면서 눈보라속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은 어디 숙소 잘 잡고 도착했으려나요.. 

버스안에서 핸드폰으로 겨우겨우 게스트하우스를 잡아놓고 버스안에서 세시간버텨서 동문시장에 도착했어요. 

며칠전까지만해도 참 평화로웠던 동문시장은 여기저기 하얀세상.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는 너무 피곤해서 씻고 잠들었는데 새벽 다섯시쯤엔 온 문자

  이스타항공 [Web발신] [이스타항공] 
금일 김포행 08:40(ZE206편)항공기는 제
주공항 기상으로 인해 결항되었습니다. 취소 
및 환불 고객은 예약센터(1544-0080)으로 
연락 부탁 드리며 오전 7시 이후 가능합니다 
금일 전화 폭주로 환불은 익일이후 전화(60일 
이내 전액 환불) 부탁 드립니다

(......)

문자보자마자 씻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택시타고 공항으로 달렸지요
 눈보라가 어제보다 더 심해서 바로 앞도 안보여서 창문열고 차선 어디있는지 찾아가면서 도착한 공항에서는 
오늘역시 12시까지 전체 항공편 결항 

ㅠㅠ

다시 항공사를 찾아가서 표를 어떻게 하느냐... 하니까 
목요일에나 가능하다고 했어요 하하 

 화요일에 출근해야하는데..

일단 목요일로 표를 잡고 혹시나 배편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제주항으로 달렸습니다.
제주항 근처에서 걸어야하는데 바람이랑 눈이...
 
옆으로 내리더라구요

  태어나서 이런눈보라는 처음봤어요...
  군대에서도 못봤는데....  
바람에 밀려서 똑바로 걷지도 못하겠더라구요
허허

어찌어찌해서 제주항 7부두에갔더니 전체 결항이라 직원도 아무도없고 텅비어있었어요

어떻게 된건지 물어보려고 한참 돌아다니다 만난 경비아저씨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7부두는 결항이라 아무도 없고 혹시 2부두가면 있을수있다고.
해서 다시 단단히 준비해서 2부두로 갑니다. 버스도 안와서 결국 걸어갔지요

2부두역시 오늘 전체결항..
ㅠㅠ

거기는 다행히도 해운사 사무실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월요일에 배가 뜰수도 있다고 해서
배편 예약을 해놓았어요 

지금은 제주시내로 다시 들어와서 게스트하우스 예약해놓고 상황주시하고있는 상태에요
여전히 눈발은 매섭네요..

그냥 상황만 전할려고했는데 하소연글이 되었네요 
하..하핳
이상 제주 관광객의 입장에서 현재 제주상태입니닷  

집에보내주세요.... 
제발..
서울땅밟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