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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하고도 반년이 더 지났다
게시물ID : love_85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점핑캥거루
추천 : 2
조회수 : 3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14 11:03:50
15년 3월 2일. 
연애를 시작하고 삼년이 조금 더 지났을때
갓 천일을 넘기기 시작했을때
처음으로 너가 헤어지잔 말을 꺼냈다.
어렴풋하게 짐작을 하긴 했지만 직접 연락을 받으니 그저 멍하게 되묻기만 할 뿐이었다.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가지고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연락을 준다고 하였다. 
사실 처음 헤어지잔 말을 들었을때부터 조금은 예상 하고 있었다.
넌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이제 끝낼때가 된 걸 수도 있겠다. 

15년 3월 6일
금요일 오고, 아침부터 문자가 왔다. 미안하다고, 안되겠다고.
예상은 했었지만 다시 한번 눈으로 확인하니 스스로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
바로 전화를 하였다. 받질 않았다. 네번쯤 연락을 했을까, 그제서야 어쩔수 없다는듯이 전화를 받았다. 긴 한숨 후 나지막히 왜.. 
하고싶은 말이 산더미같았지만 그런것보다 일단 만나자고, 바로 그리로 가겠다고 말했다. 
안된단다. 오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매달렸다. 내가 아직 너무 좋아하니까. 
그럼 다음주에 보자고. 다음 토요일에 만나자고한다.
또 한참이나 기다려야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사람도 날 직접 보고 이야기 한다면 그동안의 정이 있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15년 3월 14일
아침에 일어나서 말끔하게 꾸민다. 한시에 만나기로했으니 일단 출발을 하였다. 나가는길에 그친구가 예전부터 말하던 작은 악세사리 하나를 샀다. 화이트데이니까. 
지하철을 타려고 연락을 했는데 받지않는다.
몇번을 더 시도하니 누군가가 받았다. 그친구 어머니다.
지금 신종플루 감염되어 병원에 격리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하하 참... 일단 알겠다고 한 후 그 다음주에 다시 찾아가겠다고 하였다.

15년 3월 21일
드디어 만나기로 연락까지 하였다. 일단 그친구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서 퇴원수속을 밟고 그친구 집으로 바래다줬다.
아.. 커플링이 없구나..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장난치듯 물어봤다 커플링 벌써 팔았냐고. 그친구도 아무렇지않게 답한다. 원래 헤어지면 커플링 팔아서 친구들이랑 술먹는거 아니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시가 채 안되어 그친구 집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그냥 그동안 잘 지냈냐고, 누구는 어떻고 또 누구는 무슨일 있고, 일부러 다른 이야기를 하며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울더라. 웃으면서 울더라. 미안하다고. 이제 그만하자고. 
매달렸다. 정말 무릎까지 꿇고 부탁했다. 
이젠 안된단다. 막말로 오빠는 비전이 안보인다 한다
그럴만도 한것이, 처음 만났던 11년 10월엔 난 협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알바생, 넌 일을 하는중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시간을투자하여 수업을 들으러온 수강생이었으니까.
그 이후로 난 학생으로써 공부를 하고, 그러다가 공무원시험도 준비해보고, 졸업하기 전 교수님의 추천으로 들어갔던 회사에서도 몇달 버티지 못하고 나오고. 충분히 그런 말을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넌 날 정말로 믿어줬으니까.
그말을 듣고도 계속 매달렸다. 자존심따위보다도 너가 중요했고 소중했다.
다섯시쯤 되었을까, 부모님이 오실때가 되었다고 이제 정말 가야한다고 한다. 알겠다고, 그럼 마지막으로, 평소처럼 포옥 안기라고 했다.
삼년을 넘게 사귀면서 그친구 앞에서 울어본적이 없었다. 심지어  헤어진다는 말을 할때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니 널 안고있는 그순간 눈물이 문자 그대로 터져나오더라. 
문을 나서면서, 평소처럼 쪽 해달라고 하니 순순히 하더라. 
조심히 들어가.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하니 울컥하여 눈물이 쏟아질것같아 바로 뒤로 돌았다.

15년 4월 18일
정말로 너무나 보고싶어서 연락을 하였다. 마침 회사에서 전시회가 있어 우리집 근처쪽이라고 한다. 들어갈때 잠깐 들리겠다고 한다. 이렇게 순순히 응하는걸 보니 너도 아직은 생각이 있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럴리가 없는데.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잘 지내는지. 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거같더라. 난 너덕분에 다른 쓸데없는거 다 접고 취업준비중이라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다시 잡으러 가겠다고...

15년 6월 12일
 그래도 어찌어찌 두달만에 취업을 했다. 그것도 이쪽계통에선 나름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그럴싸한 회사에. 취업한지 이주쯤 지나 너한테 연락을 했었지. 날 보라고. 너덕분에 비상했다고.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난 새 직장을 얻고 넌 새 남자친구를 얻었더라.
그것도 내 학교 후배를. 어이가 없었지. 
정말 이날부터 몇달동안은 주말에 잘수가 없었다. 평일에야 일때문에 바쁘고 피곤해서 생각이 안났지만 주말은 이제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고, 내가 누워있는 그시간, 넌 새로운 남자친구와 나에게 했던 모든 말, 행동들을 할거란걸 생각하니 도저히 가만 있을수가 없더라.
그래서 한동안은 술에 빠져 살기도 했었다. 잊게 만들지는 못해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도록은 해주니까.
하지만 별로 소용없더라. 생각보다 내 기억, 습관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
언젠가는 이런적도 있었어. 거래처 정보를 적을때 연락처와 대표자에 너의 번호와 이름을 집어넣었더라고 나도모르게. 아마 그때 너생각을 좀 하고있었던것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15년 9월
날짜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너도 알거야. 내가 꿈을 되게 자주 꾼다는거.
사실 너와 헤어진 뒤에도 너에대한 꿈은 엄청나게 많이 꿨었어. 거짓말 조금 보태면 헤어진 그날부터 하루에 한번씩은 꼭 너가 나왔을 정도로.
그런데 이날 꿈은 뭔가 조금 다르더라고.
꿈속에서 너가 내 방문을 열면서
오빠 다녀왔어 미안 늦었지
이러면서 평소처럼 '포옥' 을 하더라.
다음날 꿈에서 깨어 고심하다가 너의 친구중 한명에게 연락을 했어. 아마 너가 알았다면 굉장히 화를 냈겠지. 사귈때 조차 넌 자기 친구들에게 우리 일로 다른 친구들한테 연락하는걸 엄청 싫어했었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그친구 말로 너가 헤어졌다는거야. 
깜짝 놀랐지 정말. 
며칠 뒤 저녁. 연락을 했다. 밥 한번만 같이 하자고. 확신이 있었지. 헤어졌다니까.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남자친구한테 미안해서 못갈거같다고.
거짓말, 헤어졌다고 들었는데.. 
그날 밤에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하나 남겼다.
너도 봤을거다, 왜냐하면 공개범위를 딱 너 하나만으로 올렸거든.

다 알지만 모른척
다 알면서 모른척

너 보라고 쓴 글이었다. 아마 대충 짐작은 했겠지..



 나중에 보니 그 새로운 남자친구와 잘 지내는거같더라.
난 그 후로 너 잊어보려고 소개팅도 하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봤지만 하나같이 안되더라. 아직도 너가 너무 좋다. 정말 완벽할 정도로 너무나 좋다.

오늘도 꿈에 너가 나왔다. 한동안 뜸하더니 다시 나오더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예전처럼 사귀는 꿈이었다.
꿈에서 너의 친구중 하나가 나에게 묻더라. 아마 꿈속의 그곳이 굉장히 먼 곳이었나보다.

'형님 여기까지 오셨어요 ?'

 '응 보고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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