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어제 밤이었습니다.
밥해먹기 귀찮아서 근처 맛집 찾아 무거운 발걸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는 중에 앞에 두 사람이 서있길래 비켜갈라니까 두 아줌마 중 한 분이 휙 돌아보며 '타고난 기운이 좋으세요' 하더라구요.
그냥 지나치며 듣기 싫다는 표현으로 '어이고-' 하고 가려는데
'얘기 좀 듣고 가세요'하며 붙으려길래 저도 모르게 '개소리 하지 마세요' 라고 했습니다.
10년 전 소개팅 하러가서 상대 기다리다가 기운관찰자에게 잡혀서 2시간동안 이야기 듣던게 생각나서 '나도 나이먹더니 변하긴 했구나' 싶더라구요
근데 밥먹고 돌아오는 길에 똑같은 장소에서 또 그러고 있더라구요.
착해보이는 남자가 붙잡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울컥했는지
그 남자에게 어깨동무 하며 '뭘 이런걸 듣고있어요. 그냥 가세요'하고 밀어줬습니다.
기운관찰자씨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냥 가세요'해서 그냥 가긴 했는데(이정도면 남자가 남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다!라는 생각이 더 컸음)
예전에 소심했던 시절보다 뭔가 성장한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다음번에 또 전도당하는 사람 있으면 그냥 데리고 가버려야지
그런데 그렇게 전도하는게 돈이 되나요? 돈이 되니까 그런 걸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