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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는 못할망정 불효는 하지말자.
게시물ID : gomin_941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ividjm
추천 : 0
조회수 : 4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11/08 21:34:08
퇴근해서 저녁먹고 컴퓨터를 켜고 책상에 앉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이시간에 올사람이 없는데 교회전도인가..'

하고 인터폰을 보니 웬 어르신 두분이 서계신다. 

어디서 많이 뵌분인데 가물가물 해서 문을 열었더니 친구 k의 부모님이셨다.

뭔일인가 싶어서 일단 안으로 모셨는데 날 보시자마자 눈시울을 붉히면서 우리 k이랑 몇달째 연락이 

안된다시면서 경찰에 신고하기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졸업앨범 뒤져서 나를 찾아 

오셨단다. 

이게 무슨소린가 k는 한달에 두세번은 만나고 이번주말에 나랑 새벽까지 술먹고 잘 들어갔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집에는 도서관 다닌다고 하고 몇달째 안들어오고 전화도 안받고 문자에 음성을 

남겨도 통 연락이 닿질 않아서 나도 소식을 모르면 그때 경찰에 가려고 하셨단다.

이녀석 사정은 대충 알았는데 이정도였나 싶었다.

사실 이녀석 공무원 준비하다가 취업해서 몇달일하다가 그만두고 알바하다가 또 시험준비하다가

그런식이었다.

이나이먹어서 직장도 못구해서 창피하다고 명절이면 언제나 친척들피해서 나와있고 평소에도 독서실이 

아니라 여자친구 원룸에서 지내고 그런식이었다.

그래서 우리 친구들도 모이면 항상 k걱정에 너 잘되려면 일단 여자친구 원룸에서 나와서 집으로 

들어가야한다. 안그럼 절대 정신못차려라고 항상 쓴소리 하곤 했는데.

이녀석 언제나 반응이 "그래야지..." 였다.

어머님께서 어디서 무슨일 생겨서 어떻게 된건 아닌가 모르겠다면서 눈물을 보이시길래 그런일은 없다고

걱정마시라고 했더니 묵묵히 듣던 친구아버지께서 "연락 닿거든 아빠한테 전화좀 하라고 해라."

라고 하시길래 지금 해보겠다하고 전화를 했더니 난감하게도 전화를 받네.

어머님께 전화를 넘겨드렸더니 곱게 타일러서 들어오라고 하실줄 알았는데 역정을 내시면서 빨리 들어

오라고 집에서 얘기하자고 하신다.

중간에서 내 입장이 조금 난처해지긴 했는데 하긴 이런 강경책이 아니면 이녀석 언제 정신차릴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전화 끊으시더니 서둘러 나가셨는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친구가 순순히 집으로

들어갔을까? 성격급한 아버지께 맞고있는건 아닐까? 형님도 한성격 하시는데 죽지 않을만큼 맞는건

아닐까? 나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반말투라서 죄송하구요 답답한 맘에 주절거렸습니다. 

나도 직장생활 하면서 어머님 용돈 드리는게 효도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내일 모레 서른인데.

우리 부모님께 효도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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