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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가 언제나 잘할순 없긴 합니다만
게시물ID : rio2016_16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뷁ㄱㄱㄱㄱ
추천 : 1
조회수 : 2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17 00:47:06
김연경 선수야 본인의 실력도 있고 리그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뛰었기 때문에 자기 폼을 일정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은 전혀 그렇지가 못합니다.

조별 예선 살펴보면 확 드러납니다

일본전은 한일전 버프가 있었다는 느낌이고요

러시아, 브라질처럼 한 수 위의 상대에게는 완전히 얼어붙습니다. 김연경 선수만 집중 대비하니까 끝나잖아요. 

우리나라 감독도 이런 부분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제2, 제3의 공격진을 가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아르헨티나 경기에서는 김희진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양효진 선수는 꾸준히 어느정도 활약해줬고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카메룬전인건 그나마 행운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카메룬전 보면 1세트 이후 김연경 선수를 거의 활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3세트에선 김연경, 양효진, 김희진 선수까지 세명 모두를 벤치로 불러넣습니다. 8강 대비로 세 선수의 체력을 보존하고 다른 선수들 폼도 끌어올리려고요.

아무튼 카메룬전 3:0 승리하면서 계획대로 되는듯 했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리 쉽게 풀리나요.

8강 붙으니까 김연경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바짝 얼어붙습니다. 1, 2 세트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의 다리 움직임과 우리나라 선수들의 움직임 보면 모르는 사람이 봐도 확연합니다. 

3세트에 수비가 회복된건 안정감을 되찾은게 아니라 위기감이 긴장을 억누른 결과죠. 3세트 득점의 대부분은 김연경 선수가 가져갔지요. 몸이 풀린게 아니니까 양효진 선수도 침묵이고 다른 선수들 공격은 죄다 막혀요. 공격 방식도 뻔히 보이잖아요.

4세트 되니까 네덜란드 선수들도 슬슬 다시 긴장의 끈을 다잡았는데 반대로 우리나라 선수들은 위기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몸이 다시 얼어붙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박정아선수 범실 많았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한번 실수한게 몸을 위축시키고 그러면 또 실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거에요. 못하니까 뺀다 이런게 아니라 선수들 컨디션 보면서 기용을 조절해줘야 되는데 그게 안되니까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선수가 완전 무너지잖아요.

그리고 피지컬(신장) 이야기도 있는데, 이재영 선수처럼 키가 작으면서도 공격 가담하는 선수라면 솔직히 피지컬차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전위에 위치하는 다른 선수들은 그정도 차이가 아니었다고 봅니다. 

집중력, 움직임 같은게 전혀 나와주지 않는 상태에서 멘탈도 흔들리니까 지능적인 플레이는 더 안나오죠. 예를 들어서 디른 경기의 양효진 선수 보면 정말 다양한 루트로 득점해주면서 상대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분위기 잘 반전시켜주는데 오늘은 완전 얼어있으니까 그런거 전혀 안되요.

여차저차해서 결국 혼자 제정신으로 뛰는 김연경 선수 한명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상대가 바보가 아니죠...


무튼 이런것도 다 실력입니다. 어느 상황에서 자기 능력을 얼마나 끌어내느냐 하는건 분명히 실력이에요. 경기라는게 항상 준비된 시간에 안방에서만 하는게 아니니까요.


결국 김연경 선수의 클라스 입증 외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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