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주전이었나?
출근길, 어느 전봇대 옆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에서
웅크리면 제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것 같은 작은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구정물에 더러워진 털을 보니 어미가 버렸거나, 어미를 잃은 새끼 같았습니다.
한쪽 눈은 누런 진물과 함께 감겨있었고
걸음걸이도 그리 똑바르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아팠지만
저는 속물이라,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아... 쟤는 얼마 못가 죽겠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이러면서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같은시간- 같은 장소에서
한 캣초딩을 보았습니다.
당당하고 힘찬 걸음걸이에,
스스로 그루밍을 한걸까요, 윤기나는 예쁜 회색/흰색 얼룩무늬 털가죽을 가진
그 나이때 특유의 호기심과 똥꼬발랄함을 자랑하며 놀고있는
제가 3주전에 보았던 그 쪼꼬미였습니다.
곧 죽을 것 같던 녀석이
더할나위없이 건강하고 힘찬 모습으로
그 곳에 캣초딩으로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조금은 제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생명이란, 생명력이란 정말 대단한 것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