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있었던 성우 김자연의 퇴출운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티셔츠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이에 분개한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의 집단 항의로 인해 넥슨은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에서 김자연의 목소리를 모두 삭제했다. 퇴출운동의 명분은 분명했다. 티셔츠는 남성 혐오 커뮤니티의 후원금을 위해 판매하던 것이었고, 이 티셔츠를 사서 사진까지 올렸다는 것은 결국 몰상식한 남혐 집단을 지지한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였다. 이 명분과 논리에는 구멍이 적지 않게 뚫려 있었지만 어쨌든 퇴출운동은 하루 만에 성공했고, 자신감을 얻은 승자들은 곧이어 김자연 지지를 표명했던 웹툰 작가들과 일러스트레이터 퇴출운동을 시작했다. 영국 BBC가 이 사건을 사뭇 비판적으로 보도했는데, 많은 한국인들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기사를 비난하면서 여전히 퇴출운동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위 사례들은 정당한 권리의 행사인가, 부당한 폭력적 갑질인가? 슈퍼 갑에게 저항하는 소비자운동인가, 수적 우위를 내세운 오만한 떼쓰기인가? 그 기준이 명료할 수야 없겠으나, 아마도 그 대답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시선을 바라보는 작업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신문 구독철회 운동하면 그것도 갑질로 읽히려나요? 그럼 옛날에 조선일보 광고철회운동 벌일 땐 왜 그런 소리 하나도 안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