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네팔 포카라 할란촉입니다. '촉(chowk)'이란 '사거리'라는 뜻입니다. 할란촉이니까 '할란사거리'가 되겠네요. 하지만 흔히 소개할 때
'할란촉 사거리'라고 합니다. '역전앞'처럼요^^
지난달 25일 7.8~7.9의 지진이후 많은 여진들이 있었지만
이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건데 직접적인 지진은 이제 거의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물론 언제나 조심해야겠지요)
이곳 포카라도 여진이 온지 일주일쯤 지난 것 같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사실...지금부터는 또다른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관광객이 끊겨버린 네팔 제2의 관광도시 '포카라'...그곳에서 살고 있음을 심각하게 느끼는 거지요. 도로에 외국인이 없어요.
한국 분들이 여러 경로로 문의해 오십니다.
"네팔에 지금 여행가는 것이 맞나요? 폐가 되는 것은 아닌가요?"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물론 네팔은 지금 지진 피해가 심각합니다만 모든 네팔이 그렇진 않습니다. 카투만두/랑탕/고르카지역/
지금은 많이 두려우실 것을 잘 알지만, 시간이 흘러 한 두달후에
반가운 손님들의 모습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때까지 모질게 견뎌야겠지요.
그리고 나루,
요즘 나루는 부자입니다. 며칠전 한국에서 평소 카페에서 알고 지내던 회원분이 오셨거든요. 나루를 끔찍이도 좋아하는 분인지라
나루 간식을 한아름 들고 오셨어요. 덕분에 나루는 네팔에선 구경할 수 없는 간식들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진 위험을 피해서 숙소 좁은 방 생활을 할 땐 의욕을 잃고 하루 종일 잠자거나 깨어있을 땐 잠잘 준비를 하거나...홍야홍야...
지진때 집나갔다 이틀만에 돌아 와서...턱밑에 피부병 같은 것을 발견했죠. 턱드름도 아닌 것이 동그랗게...다행히 한국에서 오신 분께 부탁해서
고양이 연고를 현재 바르고 있는 중. 녀석이 신기하게도 저렇게 잡고 있는데도 참고 있습니다. 완전 아이 키우는 기분.
이곳 포카라의 낮은 한국으로 치면 7월 정도 날씨입니다. 나루도 방석깔린 자기 전용의자보다는 박스위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보통 앞발은
저렇게 다소곳하지만...
귀가 찌그러지는 줄도 모르고 잡니다. 손님들도 운이 좋아야 낮에 어슬렁거리는 나루를 볼 수 있을 정도...
머...예전에는 앞발로 입을 가리고 자더니 날 더워지니까 머...아무렇게나 잡니다. 여자앤데...
이동장을 전용의자 옆에 갖다 놨더니...부쩍 저안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저기가 시원한가봐요.
앞발로 얼굴 가리고 잘 때 이름을 부르면 얼굴을 더 꼬옥 감싸는데
'아우..왜? 좀 자자구~'하는 것 같아서..ㅎㅎ
이상 네팔 포카라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나루 근황이었습니다.
부디 네팔에서 오래 있게 되길 바라며 ㅎㅎ
- 아카스_네팔
* 덧붙임 : 아카스...는 네팔어로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오랜 네팔리 친구가 지어준 네팔 이름이죠. 아카스..저는 제이름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