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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만난 8살차이'작성자입니다 죽창거두어주세요ㅠ
게시물ID : love_90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웅구웅
추천 : 4
조회수 : 141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8/20 08:53:29
마음도 아프고 자존심도 상하고... 생각이 복잡한데 그래도 오유여러분이 조언해주셨고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글을 씁니다.
한편으로는 정신없는 제자신에게 현실이 이것이라 확실히 깨닫게 하고 싶기도 하구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목에 나와있다시피, 죽창 거두어주시구요...ㅎㅎ
 
전화통화는 일주일에 세번정도 했었고, 언제 한번은 거의 한시간동안 통화한 적도 있었구요.
어제가 약속일이었는데 그제도 자기전에 또 전화왔었구.
카톡도 잘 안하시는 분인데 이번주에는 카톡으로도 계속 주고받아 속으로 나름 확신을 가지게 되었었어요.
 
문제의 어제.
만나서 바닷가에서 회를 사서 술을 한잔 했습니다.
처음 만난 날에는 반바지에 슬리퍼 찍찍 끌고오셨는데 오늘은 되게 말끔하게 입으셨더라구요.
그분은 차를 가져오셔서 맥주 몇 모금만 하시고 저는 소주 한병을 비웠죠.
바다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눈도 많이 마주치고, 두근거리고, 그리고 술기운도 올라오구요.
조금 제가 취해보였는지 데려다주겠다며 그분 차로 갔습니다.
차안에서 조금 술기운을 빌려 말을 했습니다.
"나는 오빠가 좋은데, 오빠는 나를 조카처럼 생각하잖아요."
 
조금 당황해하는 것이 취한 제게도 보였고 잠시 차밖으로 나가셨어요.
안보여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담배 한대 피고 오신 것 같아요.
그러고 돌아와서는 조금의 스킨십, 그러다가 제가 거부의사를 조금 비추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분도 이러면 안되겠다고 정신이 드셨나봐요.
제가 고백을 하기 전에는 술취해서 손잡아도 같이 잡아주시고 팔짱껴도 그냥 받아주셨는데,
고백후에 걸어서 숙소까지 데려다 주셨는데 손을 슬쩍 잡아도 같이 잡지 않고 뻣뻣.
아, 불편해하시는구나.
마음이 조금 아프더라구요.
 
숙소까지 걸어서 약 10분.
가는길에 편의점이 있길래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앉아서 먹고.
다음날 출근이라 늦게자면 안되시는데, 당시 제가 몇시냐고 물어보니 12시라고 했고 그 뒤에 또 물어보니 12시 반이라더군요.
어머, 많이 늦었네요, 죄송해요.
장난식으로, 알면 됐어, 하시구요.
하지만 숙소로 돌아와 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은 11시가 되지 않았더라구요.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단 숙소로 돌아와서는 너무 피곤해서 일단 잤습니다.
아, 자기전에 그분의 전화번호와 카톡을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잠든 후 잠깐 깨니 시간은 새벽 3시.
노래를 다운받았습니다.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그리고 컴퓨터를 켜서 못다한 장문의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분 카톡을 다시 추가해 보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차피 이렇게 된거 내 마음은 다 표현해야 미련이 안 남을 것 같더라구요.
 
술기운에 예의 없이 굴었던 것, 또 이런 말을 예의없이 카톡으로 전하는 것, 또 불편해할 것을 알면서도 이기적으로 전하는 것.
오빠는 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 거절을 했겠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
출근 잘하고, 내 마음을 떠나 오빠는 여행에서 만난 최고의 사람이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카톡의 1은 지워진 상태, 그리고 답장은 없는 상태.
끝이구나.
 
이게 다입니다ㅎㅎ 불과 어제있었던 일이네요.
글이 길어 지루해하시지 않으실지 걱정됩니다.
참, 글에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몇가지 순화해서 적은 것이 있지만 사실 주량이 한병이에요.
취한게 티가 많이 났을거예요.
글이 더욱 길어지기 전에 여기서 마무리하고,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오유분들께서 조언해주신 것은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죽창에 맞아 죽을 운명은 아닌가봐요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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