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을 연애하고 7년차에 한 결혼.
연애때에는 1년에 300일을 보았는데 신혼과 동시에 주말부부가 되었습니다.
아내가 직장에 감금(?) 당해있는 터라,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데도 주말에만 볼 수 있는 상황이여서 더더욱 그립더라고요.
주말에 집에 와도 평일내내 못 잔 잠을 보충하느라 밥 좀 먹이고 골아떨어져 자는 아내 얼굴을 보는게 만남의 전부에요.
결혼전에 각오를 단단히 했는데도 첫 한두달은 좀 힘들었네요.
요즘에는 익숙해져서 퇴근 후 혼자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주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번주에는 주말에 출장이 잡혀 주말내내 집에 못 들어갔어요.
아내가 원래 잘 서운할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주말에는 전화로 아쉬운 티를 많이 내더라고요.
괜히 심술도 부리고ㅎㅎ
달래주면서도 저도 아쉽더라고요.
어제 밤 출장에서 돌아와보니 쇼파위에 노랗고 조그만한게 있더라고요.
전화하면서 물어보니 주말에 주려고 저번주에 접어놨는데 못봐서 그냥 놓고갔대요.
포스트잇으로 접느라 힘들었다고 툴툴거리는데 그 순간에 마음이 뭔가 싸...하더라고요.
바쁜 와중에 나주려고 이걸 접었구나하는 생각에 감동...
내가 이렇게 감동을 주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는 것에 감동...
아내손에서 무언가가 파괴되지 않고 생성되었다는 것에 또 감동......
오늘 회사에 장미를 가져가 모니터 옆에 놨는데 고개를 돌릴때마다 노란게 보이는게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요.
아내는 신기하죠.
포스트잇 하나로도 이런 감동을 주네요.
내 곁에 있는 배우자만큼 지치는 날들을 한순간에 기쁘게 만들어주는 존재는 없는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기면 이 말이 또 달라질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