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특정 상황에서는 성격이 굉장히 급해집니다.
밥을 먹는건 천천히 먹고, 말도 조근조근 하는데
회사 면접을 간다던가, 미팅을 간다던가요.
어렸을때는 정말 말도 못하게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습니다.
반에서 발표할 과제가 있어 일어서는데, 머릿 속이 하얘지는건 부지기수였구요..
그나마 스무살 넘어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사람을 대한다는 것에서는 겁이 없지만, 이른바 구두약속같은 것에서 긴장이 심해지거든요...
심지어 그때는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날때조차도 약속시간이 다가오면 가슴이 다 떨리구요
면접을 본다던가 하는 건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어제 대형 유통사 면접을 보고 오면서 제 특유의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더라구요...
이른바 강박증/조급증/불안증세요.
예를 들자면, 이번 주 금요일 오후 4시에 발표 예정인 OO기업 최종 합격자 명단을 화요일 오후 5시 27분인 지금 알아보고싶어 미치겠다던지요..
휴 ㅠㅠ
이 외에도 이 현상을 부르는 말은 많겠지만요..
면접때에도 말을 한 두마디 더듬고, 강점 표현을 해야되는데 면접관은
"내가 말 더듬거리던것만 기억하면 어떻게하지..." 란 고민만 달고 살구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지만 속은 문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도 20대 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다가가는중인데, 제 이런 조급증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심호흡도 자주 해보고 가슴도 펴보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숙한 해결 방법이라 스스로 생각하구요,
이런 생각만 끼고 살다보니 부모님께 "OO기업 면접 보러 간다." 등등의 이야기도 못 합니다.
혼자 면접일정 잡고, 서류 준비하고, 이력서 쓰고, 면접 보고, 후회하고...
이러는 게 벌써 열 번이 넘어가구요...
부모님은 아들내미 멀쩡하게 낳았다고 하면서 왜 면접같은데는 한 번도 오라고 하는 곳이 없냐고 질책도 하시구요.
(어느 기업이든간에 최종합격 통보가 나오면 그 때 알려드리려고 말은 안 하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망가지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될까요? ㅠㅠ